몽골의 무당이 이런 말을 하는 건 그러려니 하지만, 의사까지 비슷한 견해를 내놓는 것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홍콩 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코로나19에 유독 강한 모습을 보이는 몽골의 소식을 전했다. 23일 현재 확진자 213명, 사망자 0명. 그나마 확진자는 모두 해외유입사례로 지역사회 전파자는 전무하다.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길 걸까?
어떤 몽골인들은 맑은 공기, 젖과 육류로 이뤄진 자연 식단을 비결로 꼽는다. 다른 이들은 연중 영하 60도에서 영상 45도에 달하는 극적인 기온 차이에 적응하느라 튼튼해진 덕분에 질병에 대한 저항력이 강하다고 얘기한다.
흥미로운 대목은 몽골인들 중 상당수가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한 이유가 그들이 국부로 추앙하는 칭기즈칸 덕분이라고 여긴다는 점이다. 칭기즈칸은 11세기 초 유라시아대륙을 정벌하고 몽골제국을 세웠다.
칭기즈칸을 섬기는 무당 엥흐우인 바이암바도르지 씨는 제국의 정복 시절부터 길러온 몽골인의 자립정신을 꼽았다. 사막을 가로질러 다른 나라를 원정할 때 몽골인들은 중앙정부로부터 어떠한 도움도 받을 수 없었기에,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기질이 몸에 뱄다는 것.
그는 “지금도 시골에는 임신부를 돌볼 의사조차 없다”면서 “몽골인들은 죽고 사는 문제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
몽골 총리의 건강 특별 자문인 친부렌 지지즈렌 박사는 정부와 국민의 명확한 소통 덕분에 팬데믹을 피해갈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런 소통의 전통은 칭기즈칸 시절로 거슬러 간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칸의 메시지가 거대한 영토의 끄트머리까지 명확하고 신속하게 전달되는 체계를 만들었다는 것.
그는 “오늘날도 칭기즈칸 시절처럼 울란바토르에서 내놓은 정부의 메시지가 궁벽한 동네의 유목민에게까지 신속하게 전달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칭기즈칸의 군대는 규율이 잘 잡힌 조직이었고, 그 규율은 오늘날 몽골인에게까지 이어지고 있다”면서 “정부가 마스크를 쓰거나, 집에 머물라는 메시지를 내면 몽골인들은 잘 따른다”고 말했다.
미국의 인류학자 잭 웨더포드 교수는 몽골 사람들은 다른 지역, 다른 민족의 수백만 명과 접촉하면서 다양한 질병에 노출됐고, 그 덕분에 면역력이 강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친부렌 박사는 그 주장에는 고개를 저었다. 과학적 근거가 없다는 것. 한번은 코로나에 감염된 프랑스 관광객이 입국, 200명이 넘는 몽골인을 만난 적이 있었으나, 단 한 명도 병이 옮지 않았다. 친부렌 박사는 면역력보다는 “마스크를 잘 쓴 덕분”이라고 말했다.
그래도 여전히 수수께끼는 남는다. 몽골과 국경을 맞댄 중국의 내몽골 자치구에서는 집단 감염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인구 2,500만 명의 내몽골 자치구에는 몽골인이 500만 명 가까이 거주하고 있다. 몽골의 1.5배에 달하는 규모다. 기이한 것은 내몽골 자치구에서 발생한 환자가 모두 한족이었다는 점. 몽골인은 단 한 명도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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