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하 jpg 파친코 선자 더블유 웹사이트에서 만나

695 0 0 2022-03-29 00:58:0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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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hootingday  with <파친코> 김민하
지난 25일 릴리즈 이후 전세계적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받고 있는 화제작, Apple TV 오리지널 시리즈 <파친코>. 극 중 윤여정은 젊은 시절인 어린 선자역을 맡은 배우 김민하를 <더블유>가 가장 먼저 만났습니다. 일제 강점기를 지낸 한 여자의 삶과 한국 이민자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 속에서 섬세한 감정 연기를 선보이고 있는 이 신예는 자신을 ‘갯벌 같은 사람’이라고 비유했습니다. 밀물과 썰물이 오가며 단단한 땅이 되기도, 물에 쓸려가기도 하며 때론 유연하고, 한편으론 단단한 사람이라 자신을 소개했죠.
????새 봄, 우리가 기꺼이 기다린 새로운 얼굴! 지금 더블유 웹사이트 wkorea.com에서 배우 김민하의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wkorea   #editor_진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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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텐츠 에디터ㅣ진정아
포토그래퍼ㅣ목정욱
헤어ㅣ장혜연
메이크업ㅣ정수연
네일ㅣ양보라(유니스텔라)
어시스턴트ㅣ김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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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 shooting day with Kim Min-ha, who played young ‘Sun Ja’ in Apple TV+ Series . More Photos on wkorea.com.

파친코, 김민하

지난했던 시절, 한 여성의 인생사를 곡진히 그려낼 Apple TV+의   오리지널 시리즈 <파친코>에는 파격이 있다.   뉴페이스 김민하를 주연으로 발탁한 것. 상기된 얼굴로   인터뷰를 마친 그녀는 지금, 세상으로 나설 준비가 돼 있다.  

데님 소재의 톱, 리본 펜던트 목걸이 모두 발렌시아가 제품.

오늘이 당신의 첫 인터뷰인가요?

김민하  처음은 아니지만 경험이 거의 없긴 해요.

 

주근깨가 멋지네요.

사람들이 일부러 메이크업하고 온 거냐고 그래요(웃음). 이걸 없애야 하나 생각한 적은 없어요. 그냥 제 피부인데요. 전 이게 좋아요.

 

첫 주연작인 Apple TV+ 오리지널 시리즈 <파친코>가 공개를 앞두고 있죠. 긴장되나요?

심장이 터질 것 같아요. 1년 전에 촬영을 마쳐서 개봉까지는 먼 일이라고만 생각했거든요. 막상 공개 시점이 다가오니 떨리고 흥분되네요. 미국 제작진이 만들었지만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민초의 삶을 그린 우리나라 시대극이고, 한 여자의 삶을 담은 대서사시이기도 해요.

 

<파친코>는 북미 베스트셀러이자 <뉴욕 타임스>와 BBC가 선정한 올해의 책이 원작이에요. 윤여정, 이민호라는 캐스팅에 Apple TV+의 작품이라 이목이 쏠리고 있죠. 신인으로서 어떻게 이 작품의 주연을 맡을 수 있었던 것 같나요? 

오디션을 볼 당시 저는 소속사가 없었고, 이렇게 큰 작품인 줄도 몰랐어요. 오디션 대본에는 단 세 개의 신이 있었는데, 이렇게 재미있을 수 있을까 싶을 만큼 매력적이었죠. 처음엔 아이폰으로 혼자 셀프테이프를 찍고, 미국에 계신 감독님들과 줌 오디션을 보고, 인터뷰하고, 케미스트리 리딩을 하면서 몇 개월 동안 오디션을 봤어요. 원작이 <파친코>라는 걸 알고서는 하룻밤 사이 원작 소설을 다 읽어버렸죠. 정말 내가 ‘선자’ 역할을 잘할 수 있겠다 싶었어요.

 

‘선자’ 역할을 잘할 수 있겠다는 확신은 어디서 왔나요?

대본이나 책을 봤을 때 선자와 저는 닮은 점이 참 많았어요. 연약해 보이지만 심지가 있는 점이라든지, 극 중 엄마와의 관계라든지. 한 인물의 일대기이기에 많은 인물과 다양한 상황이 나오는데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하나도 없었죠. 선자에게 푹 빠졌어요. 오디션을 보면서 저도 모르던 제 모습이 하나둘 튀어나오는 것도 재미있었죠. 그렇게 자신감이 생겼어요.

자카드 소재의 재킷과 팬츠는 보테가 베네타, 브라톱은 막스 마라, 슈즈는 프라다 제품.

코고나다, 저스틴 전 감독은 당신을 왜 주연으로 발탁했다던가요?

‘민하에게선 두 가지 모습이 보인다’고 하셨어요. 겉으론 물렁해 보이지만 그 안에 단단함이 있는 게 한 문장의 대사에서도 느껴진다고(웃음). 그리고 또 하나는, 솔직하대요. 주연을 따내겠다는 욕심보다는 솔직하게 자신을 보여주는 게 좋았다고.

 

일제강점기 시절 이민자를 연기하기 위해 준비한 것이 있나요?

그 시기 세계사와 한국사 ‘인강’을 들으면서 공부했어요. <무정>이나 <광장> 같은 근대 문학 소설도 챙겨 보고요. 또 하나 정말 도움이 된 건 제가 할머니 집에서 우연히 발견한 천경자 선생님의 에세이였어요. 그 시절 유학생이자 이민자 여성으로서 느낀 사람들의 시선, 자신만의 생각이 담겨 있더라고요. 그리고 그 시절을 사신 저희 할머니 이야기도 많이 들어봤어요.

 

선자의 젊은 시절은 당신이, 노년 시절은 배우 윤여정이 연기했어요. 당신에게서 그의 젊은 시절 모습이 언뜻 보이는 것 같기도 해요.

너무 설레고 좋았죠. 윤여정 선배님과 닮은 점이 있으니 캐스팅된 거잖아요! 외적인 것 말고도 묘하게 비슷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어떤 걸 해도 자연스러워 보이는 점이나 바른말을 하는 점이 닮았대요. 해맑게 말했는데 ‘팩트 폭행’ 당했다고 하는 분도 계시고(웃음). 영광이었죠.

 

상대역인 배우 이민호와의 호흡은 어땠나요?

선자와 한수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를 정말 많이 나눴어요. 우리 모두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워낙 컸거든요. 제 의견도 많이 물어주셨고요. 서로 형과 남동생처럼 대해서 불편한 게 하나도 없었어요(웃음).

 

<파친코> 촬영 이전과 이후, 달라진 게 있나요?

1년 좀 안 되는 시간 동안 많은 걸 배웠어요. 가장 크게 배운 건 누군가의 말을 잘 듣는 것. 원작 소설이나 대본을 볼 때도 그저 읽는 것이 아닌 ‘선자가 자기 얘기를 해주는구나’, 하고 귀 기울여 들었어요. 또 감독님과 제작자분들, 다른 배우들과 이야기하면서 사람들의 이야기를 넓고 깊게 듣는 법을 배웠죠. 예전엔 스스로 여유가 없어 나와 다른 사람은 이해하지 못했거든요. 이 작품을 통해 사람들을 이해하고 그들에게 에너지를 받는 법을 알았죠. 시야가 넓어졌어요.

 

그릇이 커졌군요.

마음도 편해졌고요(웃음).

언제부터 배우가 하고 싶었어요?

어릴 때는 땡땡이 한번 못 치는 소심한 아이였어요. 평소엔 아무 말도 못하다가 학예회 무대 나가면 신나게 노래를 불러서 엄마 아빠가 ‘띠용’ 하는 그런 아이였는데(웃음). 노래 부르고 애니메이션 보면서 따라 하는 걸 좋아해서 부모님 몰래 실용음악학원과 성우학원에 다니기도 했어요. 뭔가를 분출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그렇게 연극영화과에 진학했어요. 스무 살 때 한 연극에서 언더 스터디(주연 배우가 출연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같은 배역을 연기하는 배우)를 맡았는데, 주연 배우가 갑작스럽게 다치는 바람에 제가 무대에 서게 된 거예요. 그때 느꼈던 카타르시스가 아직도 기억나요. 내가 누군가 앞에 서는 것, 에너지를 뿜는 걸 이렇게나 좋아하는구나. 그걸 알게 된 후부터는 쭉 배우를 꿈꿨어요.

 

영화 <콜>, 드라마 <검법남녀>, <학교2017>에 조단역으로 등장했고 그 외 두 편의 웹드라마, 세 편의 독립영화에 출연했어요. <파친코>를 만나기 전까지 배우로서의 삶은 어땠나요?

단편영화를 많이 찍었고, 뮤직비디오도 찍었고, 대학생 때 화장품 모델이나 룩북 모델로도 활동했어요. 계속 카메라 앞에 서려고 뭐든 했어요. 졸업하고 나서는 초등학생들 영어를 가르쳤는데 그때도 연극처럼 놀이를 하듯 가르쳤죠. 그러면서 계속 프로필 돌리고, 연극이며 뮤지컬 오디션이며 가리지 않고 보고, 계속 영화과 친구들한테 뭐 없는지 물어보고,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고 많이 돌아다녔어요. 그렇게 계속 기다렸어요. 제게 기회가 오기를. 왜 나는 안 되지, 너무 힘든 시절도 있었지만 그런 시간이 없었더라면 저는 선자를 하지 못했을 거예요.

 

‘그런 시간’을 어떻게 통과했나요?

명상을 했어요. 처음엔 온전히 집중하는 데만 3개월이 걸렸어요. 나의 내면에 집중하고, 진짜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 후부터 매일 아침 명상을 해요. 마음을 비우는 데 큰 도움이 됐죠.

 

그리고 <파친코>를 만났네요.

그렇죠. 이 작품이 공개되면 제게 커리어적으로 많은 길이 열릴 테고 많은 것이 달라질 거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저 자신이 변하는 일은 없을 거예요.

 

지금의 김민하는 어떤 사람인가요?

얼마 전 일기를 쓰다가 ‘나는 갯벌 같은 사람’이라고 썼어요. 고체도 액체도 아닌 뻘. 매일 밀물 썰물이 오가며 단단한 땅이 되기도 물에 쓸려 가기도 하죠. 저는 어떤 사람이, 어떤 배우가 될지 아직 몰라요. 그렇게 정해진 것 없이 유연하지만 한편으로는 단단하다고 생각해요. 순탄하게만 살아오지 않았고, 여러 일을 겪으며 어떤 상황에 맞닥뜨리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게 됐거든요.

화이트 톱은 로에베, 핑크색 블루종은 블루마린, 스커트는 자라 제품.

독립영화 주연작 <킬러스웰: 아워스페이스>를 보고 왔어요. 깡총한 단발에 얼굴을 치켜든 채 “문 안 열어? 추워”라고 툭 대사를 던지는 모습이 김민하의 첫인상이었는데, 매섭고도 맑았어요. 당신만의 색깔이 있다고 생각했죠.

저는 절대 누구처럼 되어야겠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제가 가지고 있는 무언가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하고, 그 색깔을 나답게 잘 보여주고 싶어요.

 

<파친코> 촬영을 마친 이후에 지금의 소속사를 찾은 건가요?

맞아요. 촬영 다 끝나고 몇 개월 후에요. <파친코>로 소문이 좀 났는지 연락이 왔죠.(웃음)

 

기대주라고 업계에 소문이 자자해요. 주목받는 신인이 된 기분은 어떤가요?

처음엔 안 믿었어요. ‘거짓말!’ 이랬죠(웃음). 좀 무섭기도 했어요. 처음 보는 신인이 큰 드라마의 주연이 됐다고 하니 기대를 많이 하실 테고, 그걸 실망시켜드리면 어떡하나 싶어서요. 그런데 촬영은 이미 1년 전에 마쳤고 저는 최선을 다해서 후회도 미련도 없으니까, 그런 부담은 흘려보내야겠다고 다짐했어요. 이젠 그 기대감들이 좋은 자극이 돼요.

 

어떤 영화를 좋아해요?

타란티노의 화끈한 액션 영화,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의 내면을 파헤치는 작품, <해리포터>나 <반지의 제왕> 같은 판타지 영화요. 꿈에 관심이 많아서 한바탕 꿈같은 영화를 좋아해요.

 

간밤엔 무슨 꿈을 꿨는데요?

요즘 계속 같은 장소가 나와요. 한 일주일 전부터 꾼 꿈인데요. 살인사건이 일어난 장소예요. 거기서 갑자기 엄청나게 큰 달이 뜨고, 제가 오토바이를 타고 질주하는 꿈을 꿨어요.

 

멋지네요. 영화 <밤을 걷는 뱀파이어 소녀> 같아요. 곧 하게 될 작품에 대한 암시는 아닐까요?

그랬으면 좋겠네요(웃음). 여전사 역할 정말 해보고 싶어요! 제겐 이야기를 전달하는 사람으로서의 사명감도 있어요. 흔치 않지만 많은 사람이 알았으면 하는 이야기도 해보고 싶네요.

가죽 재킷은 프라다, 브라 톱과 데님 팬츠는 막스마라, 로퍼는 처치스 제품.

이제 막 커리어를 펼친 신인으로서 바라는 것이 있다면 뭔가요?

스스로에게 하는 다짐 같은 건데, 제가 저 자신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사실 불안하거든요. 제 것을 잃을까 봐, 의도치 않게 제가 변할까 봐. 천천히 하고 싶은 걸 하나씩 퀘스트 깨듯 해나가고 싶어요. 그게 가장 큰 바람이에요. 휩쓸리지 않고 천천히 오래갈 수 있었으면 해요.

 

배우 김민하가 이 정도로 긴 인터뷰를 한 건 처음인데, 오늘 어땠나요?

잘했는지 모르겠네. 모르겠어요. 긴장한 것 같지 않다고요? 저 지금 막 땀 나요(웃음).

CREDIT

  • 콘텐츠 에디터
    진정아
  • 이예지
  • 포토그래퍼
    목정욱
  • 헤어
    장혜연
  • 메이크업
    정수연
  • 네일
    양보라(유니스텔라)
  • 어시스턴트
    김가연
  •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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