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리 매체들은 이별을 기정사실화 하는 분위기다.
2022~2023시즌을 모두 마무리한 김민재는 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한국땅을 밟았다. 김민재는 5일 홈에서 펼쳐진 볼로냐와의 최종전에는 경고 누적으로 결장했다. 최우수 수비수상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팬들에게 인사를 건냈다. 일정을 마친 김민재는 곧바로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편안한 티셔츠 차림에 모자를 쓴 김민재의 목에는 세리에A 우승 메달이 걸려 있었고, 손에는 세리에A 최우수 수비수상 트로피가 들려 있었다. 올 시즌 김민재의 활약을 보여주는 두 전리품이었다. 이날 공항을 찾은 100여명의 팬들은 나폴리에서 울려퍼지던 "킴!킴!킴!"을 외치며 김민재를 환대했다. 김민재는 "목표한 것은 다 이룬 것 같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탈리아 매체들은 떠난 김민재의 모습을 씁쓸하게 지켜본 듯 하다. 마지막이기 때문이다. 나폴리 매체들은 일제히 김민재와 나폴리의 작별을 공식화했다. 6일(한국시각) 나폴리 지역지 칼치오 나폴리24는 '김민재는 나폴리에 작별을 고할 준비가 됐다. 모든 짐을 다쌌다. 포실리포에 있는 집을 떠났다'고 했다. 칼치오나폴리는 '나폴리 선수단이 김민재에게 유니폼을 선물했다. 휴가가 끝나더라도 김민재는 나폴리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아레아나폴리는 '김민재는 파티를 마칠 시간도 없이 나폴리를 떠날 준비가 됐다. 나폴리는 위대한 아이돌을 잃게 될 것'이라고 했다.
나폴리 매체 이야기대로 김민재는 올 여름 이적이 유력하다. 김민재는 올 여름 핫 매물 중 하나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맨유의 타깃은 김민재는 올 여름의 바겐세일'이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포브스는 '김민재의 바이아웃 금액은 역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센터백 이적료 중 10번째 정도 금액이지만 김민재의 가치를 생각하면 좋은 거래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김민재는 공중볼 경합 능력이 좋고, 공을 가로챌 줄 안다. 빌드업할 수 있는 패스 능력도 있다'며 '김민재는 수비수로 전성기에 접어들고 있다. 영국 무대에 적응하는데 거의 시간이 필요없다. 병역혜택까지 받았다. 그와 계약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 아니다'고 극찬을 보냈다.설명이 필요없다. 김민재는 단 한 시즌만에 이탈리아를 정복했다. 김민재는 '2022~2023시즌 세리에A 최우수 수비수상'을 수상했다. 김민재는 '팀동료' 지오반니 디 로렌초(나폴리)와 AC밀란의 특급 풀백 테오 에르난데스를 제쳤다. 2018~2019시즌 처음 제정된 세리에A 최우수 수비수상을 아시아 선수가 수상한 것은 김민재가 최초다. 우승팀 멤버가 이 상을 차지한 것 역시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김민재는 빗장수비를 탄생시킨 '수비의 본고장' 이탈리아에서 '수비를 가장 잘 하는 선수'가 됐다. 김민재는 세리에A 공식 '올해의 팀'에도 선정되며, 올 시즌 세리에A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임을 재확인했다.
김민재는 2022~2023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김민재는 지난 여름 나폴리 유니폼을 입었다. '레전드' 칼리두 쿨리발리를 첼시로 보낸 나폴리는 대체자로 튀르키예 페네르바체에서 한 시즌 동안 최고의 모습을 보인 '한국인 센터백'을 낙점했다. 나폴리는 바이아웃인 2000만유로를 지불하며, 스타드 렌의 적극적인 구애를 받던 김민재를 하이재킹에 가까운 움직임으로 영입했다.
이 선택은 결국 최고의 한 수가 됐다. 생소한 왼쪽 센터백으로 선 김민재는 시즌 초반부터 맹활약하며 빠르게 중심으로 발돋움했다. 지난해 9월 김민재는 세리에A '이달의 선수'에 뽑혔다. 2019~2020시즌부터 시상한 세리에A 이달의 선수에 아시아 국적 선수가 선정된 것은 김민재가 최초였다. 10월에는 이탈리아 축구선수협회 선정 이달의 선수상 영광을 안기도 했다. 초반부터 강한 인상을 남기며 '철기둥'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리그 35경기에 출전한 김민재는, 각종 통계 사이트에서 세리에A 센터백 중 평점 1위에 올랐다.
이탈리아를 넘어 세계 최고의 센터백이라는 평가까지 받았다. 공격적인 루치아노 스팔레티식 전술 속 김민재는 공격적인 수비로 놀라운 성과를 이뤄냈다. 파비오 칸나바로, 알렉산드로 코스타쿠르타 등 레전드들의 칭찬 릴레이가 이어졌다. 맨시티의 후벵 디아스, 존 스톤스, 바르셀로나의 로날드 아라우호, 레알 마드리드의 에데르 밀리탕 등과 함께 올 시즌 최고의 센터백으로 불렸다. 단 한 시즌의 활약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나폴리 역대 베스트11에 거론될 정도다.김민재의 맹활약 속 나폴리는 33년만에 감격스러운 리그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다. 나폴리가 우승을 차지한 것은 '레전드' 고 디에고 마라도나가 활약하던 1986~1987시즌, 1989~1990시즌 이후 세 번째다. 김민재는 한국인 최초로 스쿠데토를 차지했다. 유럽 5대 리그 기준으로, 한국인이 우승 트로피를 차지한 것은 맨유의 박지성, 바이에른 뮌헨의 정우영 이후 세번째다. 수비수로는 첫 번째 우승이다. 아시아 선수가 세리에A 우승을 차지한 것도 2000~2001시즌 AS로마의 나카타 히데토시 이후 처음이다.
우승부터 최우수 수비수상 수상까지, 이탈리아 입성 단 한 시즌만에 이룰 수 있는 모든 것을 이룬 김민재를 향해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다. 맨유, 맨시티, 리버풀, 아스널, 토트넘, 뉴캐슬, 레알 마드리드, FC바르셀로나, 파리생제르맹 등 현존 최고의 클럽들과 연결되고 있다.
김민재 영입전이 더욱 뜨거운 이유는 바이아웃의 존재 때문이다. 김민재는 지난 여름 나폴리에 입단하며 바이아웃을 삽입했다. 아레아나폴리는 '김민재의 계약에는 이번 여름 나폴리를 떠날 수 있는 바이아웃 조항이 있다. 아우렐리오 데 로렌티스 회장에겐 매우 실질적인 위험요소'라고 했다. 이어 '김민재는 오는 7월1일부터 15일까지 2주 동안 옵션을 행사하여 자유롭게 클럽을 떠날 수 있다(해외에 한함). 김민재는 2025년까지 계약이 되어있다'며 '바이아웃 금액은 4500만유로에서 6000만유로까지 다양하다. 가격은 구매자의 매출액에 대한 매개변수와 연결된다'고 했다. 바이아웃만 지른다면 김민재 영입전의 승자가 될 수 있다. 김민재의 올 시즌 활약을 감안한다면, 비교적 저렴한 금액이다. 수비 보강을 원하는 많은 팀들이 김민재에 군침을 흘리는 이유다.구매자가 늘어나다보니 나폴리는 잡을 생각도 하지 못하고 있다. 스팔레티 감독이 팀을 떠나며 "김민재는 남았으면 좋겠다"고 할 정도였지만, 나폴리 역시 김민재 잡기가 불가능한 미션임을 알고 있다. 당초만 하더라도 재계약, 한국 투어 등 다양한 아이디어로 김민재를 잡으려 했지만, 김민재를 원하는 팀들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모두 김민재의 바이아웃을 지불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 클럽들이다. 김민재의 몸값만 더욱 높아지고 있다.
김민재는 차분하게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계획이다. 한 시즌만에 차례로 튀르키예-이탈리아 무대를 정복한 김민재는 다음 도전을 준비 중이다. 현재로서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행이 유력해보인다. 매일 같이 보도가 쏟아질 정도로 맨유가 꽤 적극적이다. 나폴리 매체들은 맨유행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적료, 연봉, 계약기간까지 보도되고 있다. 집을 구했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지금 분위기로는 맨유에 가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맨유는 내구성 등에 약점이 있는 라파엘 바란-리산드로 마르티네스 듀오를 대신할 특급 수비수로 김민재를 점찍은 상황이다.
입국한 김민재는 15일부터 3주간 군사훈련을 받을 예정이다. 이 일정으로 인해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의 6월 A매치에는 함께 하지 못한다. 김민재는 휴식을 취하며, 향후 스케줄을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