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포투=가동민]
울버햄튼 원더러스가 황희찬과 재계약에 나선다.
영국 매체 '디 애슬래틱'은 19일(이하 한국시간) "황희찬은 울버햄튼의 핵심 선수가 됐다. 울버햄튼은 재계약을 통해 그의 경기령게 보상할 생각이다. 황희찬도 울버햄튼에 남고 싶어 하기 때문에 협상은 긍정적으로 진행 중이다. 그가 게리 오닐 감독 밑에서 뛰는 걸 즐기고 있다고 알려져 있어 계약 연장이 예상된다"라고 보도했다.
황희찬은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울버햄튼에서 입지가 애매해졌다. 황희찬을 중용했던 훌렌 로페테기 감독이 프리미어리그(PL) 개막 직전 울버햄튼을 떠났다. 울버햄튼은 지난 시즌 전반기 15경기에서 단 2승밖에 챙기지 못했다. 원정에서는 단 1경기도 이기지 못했다. 결국 팀을 이끌던 브루노 라즈 감독을 경질했다. 울버햄튼은 새로운 감독이 오기 전까지 스티브 데이비스 감독 대행 체제로 갔다. 그러나 달라진 건 없었다. 울버햄튼은 리그 최하위로 전반기를 마쳤다.
전반기를 마친 울버햄튼은 로페테기 감독을 선임했다. 울버햄튼의 선택은 성공적이었다. 로페테기 감독은 (PL)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이후 팀을 잘 정비하면서 강등권에서 탈출했다. 로페테기 감독은 후반기에서 9승 4무 10패를 거두며 13위로 시즌을 마쳤다. 최하위에서 부임해 중위권으로 도약시키면서 다음 시즌을 더욱 기대하게 했다.
로페테기 감독은 울버햄튼에서 제대로 된 시즌을 앞뒀지만 울버햄튼은 이적 시장에서 활발하게 움직이지 않았다. 이적 시장 초반엔 임대 복귀 선수들을 제외하면 영입은 맷 도허티, 톰 킹 단 2명이었다. 이마저도 자유계약으로 영입했다. 이후 산티아고 부에노, 장리크너 벨가르드, 엔소 곤살레스를 데려왔지만 사실상 주전급 자원은 아니었다.
오히려 선수들이 팀을 떠났다. 중원의 핵심이었던 후벵 네베스가 5,500만 유로(한화 약 783억 원)를 받고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힐랄로 떠났다. 최전방을 책임졌던 라울 히메네스도 풀럼으로 이적했다. 로페테기 감독의 제대로 된 첫 시즌에 울버햄튼이 힘을 보태주지 않자 결국 로페테기 감독은 팀을 떠나게 됐다.
로페테기 감독이 떠난 건 황희찬에게도 좋은 소식은 아니었다. 로페테기 감독은 황희찬에게 많은 기회를 줬다. 황희찬은 라즈 감독 체제에선 평균 출전 시간이 29분에 그쳤다. 공격 포인트도 1도움뿐이었다. 로페테기 감독이 오면서 평균 출전 시간은 50분을 늘었고 3골을 넣었다. 하지만 감독이 바뀌면서 황희찬은 다시 주전 경쟁을 펼쳐야 했다.
황희찬은 시즌 초반엔 벤치에서 시작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개막전에서 교체로 출전하며 시즌 시작을 알렸고, 2라운드 브라이튼과 경기에서도 교체로 출전했다. 황희찬은 2라운드에서 교체 출전 5분 만에 시즌 1호 골을 터트렸다. 파블로 사라비아의 코너킥을 헤더로 골망을 흔들었다.
오닐 감독에게 좋은 인상을 남긴 황희찬이 선발로 나오기 시작했다. 3라운드 에버턴과 경기에서 선발 출장했다. 하지만 전반 종료 후 교체 됐다. 문제는 부상이었다. 황희찬이 좋은 모습을 보여줄 때마다 부상이 발목을 잡았는데 이번에도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다.
황희찬은 빠르게 복귀했고 4라운드 크리스탈 팰리스와 경기에서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으며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에도 황희찬은 특급 조커였다. 교체 투입 5분 만에 골을 넣었다. 골맛을 보고 9월 A매치를 치렀고, 황희찬은 경기력을 끌어올렸다. 리버풀과 경기에서 다시 선발로 나왔고 선제골을 터트렸다. 잉글랜드 풋볼리그컵(EFL컵) 3라운드 입스위치와 경기에서도 골을 터트렸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도 황희찬을 주시했다. 울버햄튼과 맨시티의 맞대결을 앞두고 진행된 사전 기자회견에서 과르디올라 감독은 "늘 울버햄튼을 상대로 힘든 경기를 치렀다. 울버햄튼의 선수들이 실력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페드로 네투, 마테우스 쿠냐, 그리코 코리안 가이(황희찬)는 뛰어난 수준을 가진 공격수들이다"라고 말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황희찬의 플레이를 인상 깊게 봤지만 아직 이름까지 알지 못하는 듯 했다. 게리 오닐 감독은 맨시티를 상대로 황희찬을 선발로 내세웠다. 팀 내 최다 득점자인 황희찬을 벤치에서 시작할 순 없었다. 경기는 맨시티가 압도할 것으로 예상됐다.
예상대로 경기는 맨시티가 주도했다. 울버햄튼은 수비에 집중했고 황희찬, 페드로 네투 등 빠른 자원들로 역습을 노렸다. 울버햄튼이 한방으로 리드를 잡았다. 전반 13분 네투가 울버햄튼 진영에서 상대의 압박을 벗어나 돌파를 시작했다. 먼 거리를 치고 들어갔고 페널티 박스 우측 깊은 지역에서 크로스를 올렸다. 네투의 크로스는 후벵 디아스를 맞고 골로 연결됐다. 맨시티는 만회골을 넣기 위해 두드렸지만 득점 없이 0-1로 뒤진 채 전반을 마쳤다.
후반도 맨시티의 흐름이었다. 맨시티는 수비 라인을 내린 울버햄튼의 촘촘한 수비를 뚫는 데 애를 먹었다. 결국 후반 13분 맨시티가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놨다. 페널티 박스 왼쪽 앞에서 오스카르 보브가 넘어지면서 프리킥을 얻었다. 훌리안 알바레스가 처리했고 좌측 상단으로 빨려들어갔다.
흐름을 잡은 맨시티가 역전을 위해 맹공을 펼쳤다. 하지만 울버햄튼이 잘 막아냈고 한 골을 추가했다. 후반 21분 넬송 세메두가 우측에서 크로스를 올렸고 수비가 머리로 걷어냈다. 황희찬이 뒤에서 들어오면서 슈팅했지만 수비에 막혔다. 흐른 공을 마테우스 쿠냐가 황희찬에게 내줬고 황희찬이 골망을 흔들었다. 울버햄튼이 황희찬의 결승골을 지켜내며 맨시티의 1-2 패배로 경기가 종료됐다.
황희찬의 득점포는 멈추지 않았다. 8라운드 아스톤 빌라와 경기에서도 선제골을 터트렸다. 후반 8분 네투가 우측면을 허물고 땅볼 크로스를 올렸고, 황희찬이 발은 갖다 대며 골망을 갈랐다. 비록 울버햄튼이 황희찬의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면서 1-1 무승부로 끝났지만, 황희찬의 물오른 득점력을 볼 수 있었다. 황희찬은 입스위치, 맨시티, 빌라전까지 공식전 3경기 연속골에 성공했다.
9라운드 본머스전엔 침묵했지만 뉴캐슬전에서 다시 골을 터트리면서 득점 행진을 이어갔다. 황희찬은 이번 시즌 벌써 7골을 넣었다. 리그에서만 6골이다. 이미 PL 커리어 하이를 경신했다. 황희찬은 PL에 입성한 2021-22시즌 리그 5골을 넣었다. 황희찬은 10경기 만에 자신의 PL 최다 득점을 뛰어넘었다.
황희찬은 높은 득점 전환율을 보여주고 있다. 황희찬의 득점 전환율은 35.29%다. 17개의 슈팅으로 6골을 기록한 것. 손흥민(26.67%), 엘링 홀란드(26.19%), 제로드 보언(21.88%)이 황희찬의 뒤를 이었다.
PL도 황희판의 득점 전환율을 조명했다. PL은 "최근 몇 주 동안 황희찬은 우측 윙어로 나왔다. 황희찬은 세컨드 스트라이커 역할을 하기 위한 움직임이 좋다. 그는 17번의 슈팅 중 16번을 페널티 박스 안에서 시도했다. 그는 타고난 페널티 박스의 포식자다"라고 전했다.
황희찬의 좋은 흐름은 한국 대표팀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황희찬은 10월 A매치에서 베트남을 상대로 골을 넣었다. 지난 16일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C조 1차전 싱가포르와 맞대결에서도 골을 기록하며 골 감각을 유지했다. 황희찬의 재계약 소식까지 더해지면서 황희찬은 울버햄튼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