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는 사과나 합의는 없었다.’ 이 문장에 박나래 사태의 핵심 쟁점과 해독제가 담겼다. 피해를 주장하는 두 여성 매니저는 박나래로부터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정당한 금전적 보상을 원했다. 하지만 둘 다 충족되지 않은 모양새다.
박나래는 12월 8일 자신의 SNS를 통해 ‘전 매니저들과 오해를 풀었다’는 입장문을 냈지만, 매니저들은 하루 뒤인 9일 ‘사과도 받지 못했고 합의도 없었다’고 반박했다. 노사 대결 양상을 띤 이들의 심야 협상 결렬은 결국 소송으로 번질 전망이다. 형사소송은 1년, 민사소송은 족히 2~3년 걸리는 장기전이다.
여기서 의아한 점 하나. 잃을 게 더 많은 박나래는 왜 전 직원들의 금융 치료에 기민하게 대처하지 않은 걸까. 어차피 치러야 할 매몰 비용이라고 판단하지 않는 걸까. 아니면 연예인의 역차별, 억울하게 돈을 뜯긴다고 여기는 걸까.
박나래는 작년 이사급 매니저 A를 자신의 회사로 스카우트하며 급여 500만 원, 10% 인센티브를 약속했지만 이를 지키지 않고 매달 300만 원만 줬다고 한다.
이직 후 협상력이 떨어진 A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박나래에게 구두 약정을 상기시켰지만 허사였다. 돌아온 답은 ‘좀만 더 기다려달라’와 각종 허드렛일 강요.
그렇다면 박나래는 지금이라도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심정으로 줘야 했던 돈을 지급해야 하지 않을까
. 양측이 심야에 만났다는 소식이 알려졌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영화처럼) 세탁기 돌린 현금이 오가거나 밀린 액수를 합의해 추후 계좌이체 할 줄 알았다. 전자는 증여세 탈루, 조세 포탈이라는 찜찜함이 있지만 대신 효과는 즉각적이다. 하지만 양측은 3시간 동안 울고 웃으며 일부 오해를 풀었을 뿐 핵심 쟁점에 대한 진전은 없었다. 축의금, 조의금에서 알 수 있듯 자본주의에서 고맙고 미안한 건 대부분 ‘기승전쩐’인데 말이다.
매니저들의 금전적 보상 의지는 박나래의 1억 원 상당의 부동산 가압류에서 알 수 있듯 의지가 강력하고, 이미 충분한 법적 조력을 거친 결과로 보인다. 일단 상대의 재산 처분권을 묶어두고 시시비비를 가리자는 선제 조치다. 그러나 매니저들에게 아쉬운 건 자신들의 짓밟힌 권리를 보상받겠다는 취지는 좋지만, 박나래의 전 남친 송금 같은 횡령 의혹과 주사 이모 등 연예인의 약점을 걸고넘어졌다는 점이다. 음주 강요, 폭언과 상해, 사적인 심부름 같은 직장 내 갑질 고발로는 충분치 않았던 걸까.
박나래에 비해 영향력이 약한 매니저들이 동원할 수 있는 압박 수단이란 점에서 이해는 가지만 이 싸움은 공익적인 목적이 아닌 사인 간의 금전적 보상, 이득을 위한 행위 아닌가. 그런 점에서 공갈이라는 무기를 상대에게 내준 건 곱씹어볼 대목이다. 여론도 박나래에게 불리한 건 맞지만, 매니저들도 어차피 돈 받으려고 남의 약점 이용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존재한다.
연예인이라는 이유만으로 협박받거나 불이익을 받아선 안 된다. 하지만 털어서 먼지 나는 것과 고의든 과실이든 현행법을 어기는 건 엄연히 다른 영역이다.
만약 박나래가 불법 의료행위를 방조했거나 노무 제공자가 아닌 가족, 지인에게 회삿돈을 줬다면 모두 처벌 대상이다.
‘나 혼자 산다’ 등 고정 프로그램에서 모두 하차한 박나래는 향후 소송 과정에서 더 험악한 언행이 파묘될 것이며 판결문에 따라 각종 위약금 소송에도 휘말릴 수 있다. 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 막는 결과가 벌어질 수 있는 상황. 원래 짖는 개는 물지 않는 법이고 상대가 만나겠다는 건 얽힌 실타래를 풀겠다는 시그널인데 오히려 사태가 더 악화한 것 같아 아쉽다.
어쩌면 돈으로 해결되는 문제가 가장 쉬운 걸 수 있다.
출처. 포토친구 김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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