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와 해킹범의 대화

446 0 0 2020-04-20 11:54:0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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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12월 2일 오후 1시 19분.


미상의 인물이 다수의 파일을 전송했다. 해당 파일에는 사진첩, 주소록, 문자 등 개인 정보가 담겨 있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텍스트 문자.


“우선 이런 방식으로 접촉하게 돼서 죄송합니다. 하정우씨 휴대폰, 이메일, 문자 메시지 등 모두 집적 해킹한 겁니다. 제가 금전이 급히 필요한 상황이고 합의보시면 모든 자료는 깨끗이 폐기하겠습니다. 하정우 씨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분으로 알고있습니다. 서로에게 유리한쪽으로 협상합시다.”


하정우 : 읽씹 (읽고 씹기)

하정우는, 실제 상황임을 알아챘다. 오후 6시 4분. 처음으로 응답했다.


해커 : 정우씨 합의 의향이 있는지 생각을 편히 말씀해주세요.


하정우 : 저도 성실히 진행할 테니 너무 재촉하거나 몰아붙이지 말아 주셨으면 합니다.


해커 : 네. 알겠습니다.


하정우는 해커가 보낸 자료를 천천히 들여다봤다. 지극히 개인적인 것들이었다. 예를 들어,  신분증 사본, 금융 기록, 지인과 주고받은 사진, 그리고 문자 등 이 전부였다.


하정우는 답을 하지 않았다.  대신, 경찰에 신고했다.  휴대폰을 수사대에 맡겨 포렌식 분석도 의뢰했다. 해킹 흔적, 혹은 수법을 찾는 게 먼저라 생각했다.


하정우는 협상을 빌미(?)로 시간을 끌었다. 하정우는 다음 주에 다시 의논하자며 '이틀'을 더 벌었다. 경찰이 수사할 시간도 늘어난 셈이다.

대화의 목적은 해커가 흘릴 단서를 찾는 것. 그리고 경찰이 수사할 시간을 버는 것 이다.


하지만 지금의 방식으론, 그 어떤 것도 얻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하정우는 전략을 수정했다.  그의 플랜B는, 바로 '밀당'.  밀고 당기기다.


지금부터,  ' 더 해커 라이브'의 하이라이트 . 하정우가 드라이브를 걸었다. 일명, 밀기.


# 2019년 12월 9일 오전 01시 35분


하정우는 다시 생각을 정리했다.


1. 해커는 2018년 11월 이전 자료만 갖고 있다. (클라우드 백업 자료)


2. 그가 탈취한 정보는 사진, 영상, 문자, 주소록. (카톡 대화는 없었다.)


하정우는 해커와 나눈 대화를 떠올렸다. "폰은 복제한 것과 같다", "메일 등 코드 전문이다"는 부분이 머리를 강타했다.


곧바로 이메일을 열었다. 편지함을 체크했다. 거기서 의문의 메일을 발견했다. '삼성계정 로그인 알림'이라는 메시지였다.


하정우는 해당 자료를 경찰에 제출했다. 이는 해커의 범죄 수법(클라우드 탈취->갤럭시폰 복제)을 파악하는 단서가 됐다.


경찰은 또한, 삼성 클라우드 로그인 기록에서 해커의 윤곽을 알 수 있는 결정적 IP를 확보했다. 수사에 속도가 붙는 순간이었다.


전세가 뒤집혔다. 속이 타는 건, 오히려 해커였다.


다행히, 경찰 수사에 진전이 있었다. 하정우가 수집한 정보, 그리고 제공한 자료로 실마리가 풀렸다. 결정적으로,  모바일 및 온라인 관련 업체에서 유의미한 IP도 확보 했다.


하정우의 (남은) 역할은 경찰의 시간을 벌어주는 것. 한 마디로, '더더' 시간 끌기다. 하정우는 입금 방법 논의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하정우는 '금융정보분석원'(FIU.Financial Intelligence Unit)까지 들먹였다. 그렇게 '또' 하루를 잡아먹었다.


하정우는 더이상 대꾸하지 않았다. 아니, 대응할 필요가 없었다. 경찰이 해커의 정체를 특정한 것. 그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다 했다. 여기까지가,  '더 해커 라이브'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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