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애들레이드(호주), 이대선 기자]훈련을 마친 롯데 선수들이 경기장을 나가고 있다. /sunday@osen.co.kr
[OSEN=부산, 조형래 기자] “내가 먼저 제안했다.”
롯데는 지난 21일부터 시작된 연습경기에서 파격적인 시도를 하고 있다. 일단 베스트 라인업이라고 볼 수 있는 민병헌, 전준우, 손아섭, 이대호, 안치홍 등 베테랑 주전급 선수들이 선발 출장한다. 이들은 3타석 정도 소화하고 경기에서 빠진다.
연습경기이기에 많은 백업 선수들을 기용하기 위해 대부분 팀들이 그렇게 하고 있다. 그러나 파격은 그 이후부터다. 이들 주전급 선수들은 경기에서 빠진 뒤 덕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보지 않고 곧장 집으로 퇴근해 휴식을 취한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스프링캠프 시범경기에서 진행하는 방식이다. 메이저리그 구단은 주전 선수들이 선발 출장해 5회 정도까지만 뛰고 경기에서 빠지고 퇴근한다.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마치면 이후 휴식을 보장하고 다음 경기를 준비하게 한다.
허문회 감독도 현재 진행되는 연습경기에서 이러한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첫 연습경기였던 지난 21일 창원 NC전에서도 선수들은 5회, 3타석 정도를 소화한 뒤 곧장 버스에 몸을 실어 부산으로 향했다. 그리고 23일 삼성전에서도 스타팅 멤버였던 선수들은 5회말을 기점으로 하나둘 씩 그라운드에서 빠졌고 퇴근길에 올랐다.
허문회 롯데 감독이 먼저 제안한 파격적인 ‘ML식 조기퇴근’이다. 본 경기에 힘을 제대로 쓰기 위한 효율과 능률 지향적인 철학을 갖고 있는 허문회 감독이기에 가능한 파격이었다.
허문회 감독은 “내가 먼저 제안을 했다. 경기에 집중을 했는데 계속 남아있는다고 해도 큰 효율이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다”면서 “경기가 끝나면 휴식이 필요하다. 휴식을 해야만 내일을 제대로 준비할 수 있다. 준비를 잘 하기 위해서 하고 있다. 효율성 있는 경기를 하기 위해서 이런 방법을 택했다. 체력이 고갈 안되고 비축할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롯데 사령탑으로 부임하고 난 뒤 스프링캠프부터 허문회 감독은 ‘경기 체력’에 대한 자신의 철학과 중요성을 끊임없이 선수들에게 전달했다. 캠프에서는 오전 루틴조를 하고 팀 훈련을 정오 즈음에 끝내면서 선수들에게 휴식을 주고, 자신의 그날 훈련과 야구에 대해 생각하고 부족한 점을 보충할 수 있는 시간을 자율적으로 부여했다.
'목적 없는 훈련은 노동'이라는 명제 아래에서 팀의 지향점을 정규시즌의 경기력과 장기레이스를 펼치는데 필요한 체력이라고 생각했다. 이 방향성이 흔들리지 않도록 선수들의 컨디션을 맞추는데 중점을 뒀다. 허문회 감독이 추구하는 철학의 연장선이 메이저리그식 조기 퇴근이다. 물론 정규시즌을 앞둔 연습경기이기에 가능하다. 허 감독은 "정규시즌 때는 당연히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미 스프링캠프부터 허문회 감독의 철학에 적응하고 있는 선수들도 긍정적인 반응이다. 전준우는 “몸 관리하는데 아무래도 유리하다. 감독님께서 신경 써주시는만큼 더 책임감 있게 행동하게 된다”면서 “일찍 마친다고해서 특별히 다른데 가는게 아니다. 내일 경기 준비 하기 위해해 일찍 들어가기 때문에 휴식과 준비에 집중한다”고 강조했다.
허문회 감독의 철학은 이제 선수단의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선수들 역시 이제 허문회 감독이 지향하는 효율성과 자율의 철학을 확실히 이해하고, 그에 걸맞는 책임감을 가질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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