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내가 겪었던 일 중 가장 힘들었던 일이다"
지금으로부터 19년 전, 한국인 메이저리거의 트레이드 소식이 들렸다. 바로 '핵잠수함' 김병현이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떠나 보스턴 레드삭스로 이적한다는 소식이었다.
김병현은 1999년 애리조나에서 메이저리그 무대에 데뷔, 팀의 핵심 계투 요원으로 자리매김하며 2001년에는 마무리투수 역할까지 수행했다. 비록 월드시리즈에서 뼈아픈 홈런 3방을 맞았지만 애리조나가 창단 첫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는 과정에 김병현의 이름을 빼놓을 수 없다. 2002년 36세이브를 거두고 승승장구하면서도 선발투수로 변신을 꿈꿨던 김병현은 결국 2003년 선발로 전환했지만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트레이드였다.
한국시각으로 2003년 5월 30일이었다. 애리조나는 김병현을 보스턴으로 보내면서 그 대가로 셰이 힐렌브랜드를 받아들였다. 뒷문 보강이 절실했던 보스턴은 김병현을 영입하면서 마무리투수로 활용했다. 2002년 보스턴의 주전 3루수로 활약하면서 올스타에도 선정됐던 힐렌브랜드는 2003년 빌 뮬러의 등장으로 입지가 줄어들었고 트레이드라는 운명을 받아들여야 했다. 뮬러는 2003년 아메리칸리그 타격왕을 차지했다.
힐렌브랜드에게 김병현과의 맞트레이드는 어떤 기억으로 남아 있을까. 'MLB 트레이드 루머스'는 29일 힐렌브랜드가 팬들과 라이브 채팅을 나눴던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한 팬은 힐렌브랜드에게 "시즌 중반에 팀이 바뀌고 새로운 선수와 코칭스태프에 적응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라고 질문했다. 그러자 힐렌브랜드는 김병현과 맞트레이드로 보스턴을 떠나야 했던 순간을 떠올렸다. 그는 "내가 겪었던 일 중 가장 힘들었던 일은 바로 보스턴에서 트레이드가 됐을 때였다"라고 고백했다.
힐렌브랜드는 "나는 보스턴에서 1970년대 이후 처음으로 더블A에서 메이저리그로 승격된 선수였다. 내 몸에는 레드삭스의 빨간 피가 흘렀다"면서 "나는 트레이드가 됐을 때 내 커리어가 끝났다고 느꼈다. 적어도 다른 곳에서 뛰고 싶지 않았다. 트레이드는 비즈니스에 있어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나는 그것을 그렇게 인식하지 못했다"라고 트레이드 당시 충격이 엄청났음을 밝혔다.
힐렌브랜드는 김병현과의 맞트레이드를 시작으로 저니맨의 길을 걸어야 했다. 보스턴과 애리조나를 거쳐 토론토 블루제이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LA 에인절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LA 다저스로 향했던 힐렌브랜드는 통산 943경기에 나와 타율 .284 108홈런 490타점을 남기고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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