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5개월' 최장수 벤투의 뚝심, 태극전사 맞춤옷 입히다

510 0 0 2022-02-02 02:44:2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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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루 벤투(53)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이 '뚝심'으로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행을 이뤄냈다.

한국은 1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라시드 스타디움에서 치러진 시리아와의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조별리그 A조 8차전 원정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한국은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의 대업을 이뤄냈다.

벤투 감독은 2018 러시아 월드컵 뒤인 2018년 8월 22일 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벤투호는 첫발을 순조롭게 뗐다.

2018년 9월 7일 코스타리카와 평가전(2-0 승)을 시작으로 이듬해 1월 25일 카타르와의 2022 아시안컵 8강전에서 0-1로 지기 전까지 11경기 무패(7승 4무)를 내달렸다. 

2019년 3월 26일에는 남미의 강호 콜롬비아를 서울로 불러들여 2-1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하지만, 여론은 벤투 감독에게 우호적이지 않았다.

벤투 감독은 어떤 상대를 맞아도 볼 점유율을 유지하며 후방부터 차근차근 공격 전개를 해 나가는 이른바 '빌드업 축구'를 고수했다.

'깜짝 발탁'으로 팬들을 즐겁게 하는 일이 드물었다. 소집 명단이 발표될 때마다 일부 축구인들 사이에서는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볼멘소리가 나왔다.

많은 팬과 전문가들이 벤투 감독이 전술적으로 유연하지 못하고, 선수를 너무 보수적으로 선발한다며 비판했다. 

벤투 감독이 부임 1천15일째를 맞은 지난해 6월 1일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을 넘어 한국 축구 역대 '최장수 감독'으로 등극했을 때 분위기가 뜨뜻미지근했던 것도 같은 이유에서였다.

지난해 3월 한일전에서 0-3 참패를 당한 것은 벤투 감독에게 치명타나 마찬가지였다.

9월 홈에서 열린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첫 두 경기에서 졸전 끝에 1승 1무(1차전 이라크와 0-0 무승부·2차전 레바논에 1-0 승)에 그치자 본선 진출을 위해서는 벤투 감독을 조기에 경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흔들리지 않고 제 갈 길만 갔다.

최종예선 경기를 거듭할수록 빌드업 축구는 완성도를 높여갔다.

과감한 패스가 강점인 황인범(카잔)과 안정적으로 볼을 배급하는 정우영(알사드)의 중원 조합이 잘 자리 잡으면서 너무 느리다는 지적을 받던 공격 전개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졌다. 

면면에 큰 변화가 없어 서로를 잘 아는 선수들의 패스 플레이는 점점 더 유기적인 흐름을 보였다.

벤투호는 지난해 10월 12일 강호 이란과의 원정 4차전에서 1-1 무승부를 거두며 반전을 이뤄내더니 이라크와 원정 6차전에서 3-0 대승을 올려 본선 진출의 8부 능선을 일찍 넘었다.

빌드업 축구가 자리 잡자 벤투 감독은 자신의 축구를 소화할 '인재 풀'의 외연을 확장해가기 시작했다.

이번 중동 2연전에 앞서 해외파 없이 치른 터키 전지 훈련에서 국내파 새 얼굴들을 점검했다.

대표팀에 처음 뽑혔거나 잘 활용되지 않던 김진규(부산), 백승호(전북), 김건희(수원) 등이 인상적인 활약을 펼쳐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결과에 경기 내용까지 다 잡아내면서 벤투 축구에 대한 비판은 사그라드는 분위기다.

벤투 감독은 2일로 취임 1천261일째를 맞았다. 만 3년 5개월간 '뚝심'으로 본선 진출이라는 결과에 팬심까지 잡아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 이후 한 감독이 예선 시작부터 본선까지 대표팀을 이끈 사례는 없었다. 그래서 한국 대표팀 감독직은 '독이 든 성배'로 불렸다.

예선부터 본선까지 책임진 가장 최근 사례인 차범근 전 감독이다. 차 전 감독은 1차 예선이 시작되기 한 달 전에 지휘봉을 잡고 1년 5개월 동안 팀을 이끌었다.

벤투 감독의 재임 기간은 그 두 배를 훌쩍 넘긴다.

태극전사들은 역대 가장 안정적인 리더십 아래 월드컵 본선을 향해 진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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