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어도 한참 늦은 2군행, 복덩이를 사지로 내몬 한화 '오판'

618 0 0 2022-05-10 08:39:3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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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연(25)은 지난해 한화의 복덩이였다. 현역으로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와 8월 늦여름부터 1군에서 깜짝 활약을 펼쳤다. 시즌 전까지 김태연의 존재를 잘 몰랐던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에겐 더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수베로 감독은 “2년 정도 야구와 떨어져 있었는데 이렇게 잘하는 게 신기하다. 가능한 일인지 모르겠다”며 신기해했다. 

모두의 사랑을 받던 복덩이 김태연이 올 봄에는 욕받이로 전락했다. 시즌 31경기에서 105타수 19안타 타율 1할8푼1리 1홈런 14타점 11볼넷 29삼진 출루율 .261 장타율 .219 OPS .480에 그쳤다. 규정타석 타자 62명 중 OPS 61위. 타격 생산이 거의 바닥이었고, 수비 실책도 7개나 있었다. WAR -0.40으로 끝없는 추락 끝에 지난 9일 1군 엔트리 말소됐다. 

늦어도 너무 늦은 2군행이다. 김태연은 개막 이후 한 번도 시즌 타율을 2할2푼 이상 넘지 못했다. 타율 1할9푼8리로 4월을 마쳤지만 수베로 감독은 꿈쩍하지 않았다. 휴식을 주거나 교체로 쓰며 계속 기회를 줬지만 좀처럼 살아날 기미가 안 보였다. 스트라이크존 확대 영향으로 몸쪽 공에 약점이 드러났고, 강한 타구 생산력도 크게 떨어졌다. 

지난 6일 대전 KIA전을 앞두고 수베로 감독은 “김태연은 굉장히 좋은 타자다. 타석에서 선구안도 좋고, 이렇게 부진이 길어질 선수는 아니다. 전체적으로 타선이 안 좋다 보니 어려움이 있는 것 같다”며 “부진이 계속 되면 김태연과 면담을 통해 2군에서 리프레시할 기회를 줄 수 있다. 그에게 최선인 결정을 해야겠지만 팀 사정을 봤을 때 꼭 필요한 타자”라고 말했다. 

그러나 KIA와의 주말 3연전에도 김태연은 살아나지 못했다. 특히 8일 경기는 너무나도 잔혹했다. 4회 1사 만루 찬스에 대타로 나왔지만 3루 병살타를 치며 흐름을 끊었다. 3타수 무안타. 7회에는 우익수 수비에서 잡을 수 있는 타구를 놓쳐 실점으로 연결됐다. 한화가 6-7, 1점차로 패하면서 팀 패배의 화살이 김태연에게 쏠렸다. 

계속된 기회에서 결과를 내지 못한 선수의 책임도 있지만 감독의 무모한 기용도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그것도 찬스가 자주 걸리는 5~6번 중심 타순에 김태연을 거의 고정하다시피 했으니 선수를 사지에 내몬 것과 다름없다. 결과가 좋았다면 뚝심으로 포장이 됐겠지만 현실은 옹고집으로 남았다.  

그렇다고 수베로 감독만 탓할 수도 없다. 한화 야수진 뎁스를 보면 대안도 마땅치 않았다. 기존 주전 선수들을 제외하면 지난해 김태연만한 가능성을 보여준 타자가 팀 내에 없다. 지난겨울 FA 외야수 영입에 실패하며 또 내부 자원으로 싸우는 수베로 감독도 표현을 안 해서 그렇지 누구보다 속이 갑갑할 것이다.

김태연이 지난해 상당한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3개월도 안 되는 스몰 샘플을 갖고 구단은 너무 큰 기대를 가졌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김태연을 주전 외야로 구상한 것부터가 오판이었다. 김태연은 주 포지션이 3루수다. 이 자리에 노시환이 있는 한화는 김태연의 타격을 살리기 위해 지난해부터 외야 겸업을 시도했고, 올해 포지션을 아예 외야수로 분류했다. FA 영입이 없는 가운데 외야 육성의 핵심 자원으로 김태연을 내세웠지만 이마저 제대로 밀어붙이지 못했다.

멀티 포지션을 선호하는 수베로 감독은 김태연을 우익수(10경기 69이닝), 좌익수(1경기 1이닝) 뿐만 아니라 3루수(8경기 64이닝), 2루수(2경기 16이닝) 등 내외야 폭넓게 썼다. 가뜩이나 방망이가 안 맞는데 수비마저 한 군데 고정되지 않아 집중할 수 없던 김태연은 공수가 완전히 무너진 채 2군으로 갔다. 한 야구인은 “김태연은 방망이뿐만 아니라 내야 수비도 원래 좋은 선수다. 내야가 외야로 가는 게 쉬운 것이 아니다. 왜 선수를 바보로 만드는지…”라며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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