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스켓코리아 = 손동환 기자] "다른 건 바라는 게 없다. 그저 선수들이 파이팅해줬으면 좋겠다"
지난 10월 5일.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공식 개막전이 열린 울산동천체육관. 울산 현대모비스와 인천 전자랜드가 치열하게 다퉜다.
그리고 한 행사가 진행됐다. 지팡이를 짚은 분이 코트로 걸어나왔다. 그에게 현대모비스 평생시즌회원권과 코트 재질로 만들어진 나무 지팡이를 전달했다. 유재학 현대모비스 감독이 그 분과 함께 사진을 찍었고, 사진 촬영 후에는 존경의 인사를 건넸다.
그 분은 바로 이민철 선생님이다. 1923년 2월 20일 생으로 만 96세. 한국 나이로는 97세다. 한 세기 가까이 삶을 영위하신 어른이다.
이민철 선생님은 경기 시작 1시간 30분 전에 시즌권 좌석에 착석한다. 늦어도 1시간 전에는 좌석을 지키고 있다. 몸을 푸는 선수들을 지켜보기도 하고, 주변 광경을 바라보기도 한다.
지난 16일. 동천체육관에서 이민철 선생님을 만나봤다. 이민철 선생님은 "2015년부터 온 것 같다. 집에서 10분 정도 거리다. 시간이 많다 보니, 일찍 온다.(웃음) 연습하는 것도 구경하고, 여유 있게 관람하기 위해서다"며 동천체육관을 찾게 된 과정을 설명했다.
인터뷰를 진행하던 기자는 개막전 이야기를 꺼냈다. 개막전 이야기를 꺼내자, 이민철 선생님은 "평생시즌회원권과 특별한 지팡이를 선물 받았다. 너무 기쁜 일이다. VIP라는 느낌이 든다. 근데 한편으로는 너무 대접 받는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기쁨과 미안함을 같이 표현했다.
공교롭게도, 인터뷰를 진행한 시기는 현대모비스-KCC의 트레이드 첫 매치가 있던 날. 이민철 선생님은 "트레이드가 됐다는 건 몰랐다. 어쩐지 목요일에 이대성과 라건아가 코트에 보이지 않았다"며 트레이드를 몰랐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내 "오늘 나오는 건가요?"라며 기자에게 질문했고, 기자는 "KCC 소속으로는 처음 나오는 거에요"라고 답했다.
이유가 있다. 이민철 선생님에게 모든 현대모비스 경기는 특별하기 때문이다. 이민철 선생님은 트레이드 이야기 후 "매 경기 재미있게 볼 뿐이다(웃음)"며 미소 지었다.
이어, "돈을 내야 들어올 수 있는 체육관인데, 대접받는다는 게 미안하다. 구단에서는 나만한 나이의 팬이 없다고 대접을 해준다고 하고, 기분도 좋은데... 그래도 미안하다"며 계속 미안한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이민철 선생님은 인터뷰 내내 현대모비스 구단에 미안한 감정을 표시했다. 하지만 사견이라는 전제 하에, 구단이 이민철 선생님의 열정을 지나치면 안 된다고 본다. 현대모비스도 이민철 선생님의 열정을 알기 때문에, 구단으로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성의를 보인 거라고 본다.)
그리고 현대모비스에 바라는 점을 물었다. 이민철 선생님은 "바람이자 욕심인데, 우리 팀이 챔피언이 되었으면 좋겠다. 다른 건 바라지 않는다. 사실 10개 구단 모든 팬이 그걸 바라는 게 아닌가. 내가 응원하는 팀이 챔피언이 되기를 바라는 게 가장 큰 바람일 거다"며 '챔피언 현대모비스'를 갈망했다.
개인적인 바람도 여쭤봤다. 이민철 선생님은 "경기장에 오래 나오고 싶다. 현대모비스 선수들이 안 다치고 파이팅하는 모습을 오랜 시간 보고 싶다. 선수들에게 다치지 말고 파이팅하라고 해주고 싶다"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이민철 선생님의 열정을 보며, 기자도 많은 걸 느꼈다. 7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의 인터뷰였지만, 7분의 여운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팬의 스토리가 프로 스포츠의 스토리가 되고, 팬 없는 프로 스포츠는 존립하지 않는다는 걸 다시 한 번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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