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투어에서 활약 중인 임성재가 28일 KPGA투어 우리금융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티샷을 고 있다. 그는 이날 3타를 줄여 2년 연속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사진 KPGA]
피말리는 생존 경쟁을 펼치는 PGA 투어에 진출한 선수들은 국내 대회 출전을 꺼리는 편이다. 그러나 임성재는 어떻게 해서든 국내 대회에도 참가하려고 노력한다. 전염병이 기승을 부리던 2022년엔 국내 대회에 참가하려다 코로나에 감염돼 그 다음 주 열린 PGA 챔피언십에 나가지 못한 적도 있다.
지난해 임성재는 우리금융 챔피언십에서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그런데 그 다음 주엔 열린 PGA 챔피언십에서 피로를 이기지 못하고 부진했다. 결국 우리금융 챔피언십은 임성재의 동선을 고려해 대회 일정을 바꿨다. 임성재의 아버지인 임지택씨는 “성재는 1년에 한두 차례라도 국내 대회에 출전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일단 대회에 나오면 모든 걸 쏟아부으려 한다”고 말했다.
이날 우승으로 임성재는 2019년 이후 출전한 4차례 KPGA 대회에서 세 번 우승, 한 번 준우승을 기록했다. 이날 우승으로 자신의 첫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임성재는 역전의 명수다. 2019년 제네시스 챔피언십 당시엔 마지막 날 7타 차의 열세를 뒤집고 우승했다. 지난해 우리금융 챔피언십에서는 5타 뒤지다 역전에 성공했다. 올해 대회에서도 2타 차의 열세를 딛고 역전 우승했다.
이날 경기에 나선 선수들은 스피드가 빠른 페럼 골프장의 그린 위에서 식은땀을 흘렸다. 짧은 퍼트에도 벌벌 떨었다. 더구나 화창한 날씨 속에 기온마저 오르자 그린은 구운 과자처럼 딱딱해졌다.
그린이 빠르기로 유명한 마스터스에서 2위를 차지했던 임성재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1번 홀에서 3퍼트를 하는 등 짧은 퍼트를 쉽게 넣지 못했다. 한때 선두 장동규와 6타 차로 뒤지기도 했다.
그러나 임성재는 파 5홀에서 차분히 타수를 줄였다. 파 5홀에서만 5타를 줄이면서 선두로 올라섰다. 12번 홀이 하이라이트였다. 284야드를 남기고 친 두 번째 샷을 홀 8m 거리에 붙인 뒤 이글을 잡아냈다. 18세의 아마추어 문동현은 이날 6언더파를 치며 데일리 베스트를 기록했다. 특히 마지막 3개 홀에서 2타를 줄이며 한때 공동 선두에 올랐다. 그러나 임성재는 파5의 18번 홀에서 버디를 추가하면서 한 타 차로 승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