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K-장녀다

303 0 0 2020-07-22 11:42:0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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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더는 이렇게 살지 않겠다” 20대 장녀들의 K-장녀 선언

“현관문 옆방은 K-장녀 방이다.”

한 누리꾼의 트위트에 수많은 K-장녀가 공감했다. “모든 현관문 옆방에 K-장녀가 사는 건 아니지만 나는 현관문 옆방에 산다”라는 리트위트와 함께. 집 안에 사람이 오가는 소리가 가장 먼저, 가장 크게 들리는 현관문 옆방은 가족의 중재자이자 가족 대소사에 과도한 책임을 느끼는 K-장녀의 역할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최근 온라인을 중심으로 ‘K-장녀’라는 신조어가 널리 쓰이고 있다. ‘Korea’(한국)의 앞글자 ‘K’와 ‘장녀’의 합성어인 K-장녀는 “동생 밥 챙겨줘라” “엄마 아빠가 없을 땐 네가 엄마 아빠다”라는 말을 듣고 자란 20, 30대 여성들이 스스로를 자조적으로 지칭할 때 쓰인다. 개별적 위치가 ‘K-장녀’로 통칭되면서 연대 의미로 확장해가고 있다. 여동생이 있는 정제영(25)씨는 “K-장녀라고 이름을 붙이면서 가족관계에서 내 존재를 되돌아보고, 가족구조를 변화시킬 수 있게 됐다”고 했다.

남녀 구분 없이 고등교육을 받으며 “맏딸은 살림 밑천”이란 말이 사라진, 거기다 혼자이거나 동생이 한 명 정도인 2020년에 ‘장녀’라는 정체성은 왜, 어떻게 움트는 것일까. 1990년 이후에 태어난 20대 장녀 10명을 만나 물었다.

K-장녀는 누구인가

K-장녀는 부모에게서 여러 역할을 부여받는다. 첫째가 ‘정서적 공감자’다. “가족의 어려운 경제 상황이나 가족 간 갈등 등 ‘어른의 사정’ 같은 이야기를 동생보다 일찍 듣거나 저만 듣는 일이 있었어요. 그런 갈등을 해결해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을 스스로 많이 받아요. 실제 개입해서 상황을 부드럽게 하려는 편이고요.”(하나림씨·28) 그래서 ‘가족의 중재자’로 자신을 자리매김한다. “대학 진학 뒤 부모님과 따로 살고 있는데, 부모님이 어떤 일로 감정이 상하면 나한테 전화해요. 엄마 아빠 상황에 맞게 응대하고 나서는 다시 두 분에게 전화해서 대변인 노릇을 해야 하죠. 왜 나에게만 이런 역할을 부여하냐고 물으니, 두 살 어린 남동생은 어리바리해서 똑똑한 딸한테 하는 거래요. 동생에게 말하라고도 못하겠더라고요.”(박규림씨·29)

남동생이 있는 경우 ‘남녀차별’을 일상에서 경험한다. 장녀의 시선으로 바라본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집 <장녀일기>를 쓴 김시오(24) 작가는 “이젠 사회에서 대놓고 ‘장녀’이기를 강요하는 건 줄었다고 할지라도 성차별 요소는 여전히 남아 있다”고 했다. “만약 부모님이 돌아가셔도 저는 상주를 하지 못한다는 걸 알았을 때 충격받았죠. 나 몰래 부모님이 남동생에게 용돈, 학비 등 지원을 더 많이 해줬다는 것도 알았어요. 통금 시간을 정해놓거나 집안일을 하는 것도 남동생에겐 적용되지 않았죠. 장녀로서 부모나 동생을 위하기를 은근히 강요당할 때 K-장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여동생만 있는 경우, 다른 식의 부담이 K-장녀 어깨에 실린다. 장남을 대신하라는. “남자형제가 없기 때문에 ‘장남’ 역할과 딸 역할을 동시에 해왔어요. 사회적으로 성공하고 ‘입신양명’하는 동시에, 예쁘고 날씬하고 피부가 매끈할 것을 요구받았어요. 또 여덟 살 터울의 동생을 아침마다 학교 가는 길에 유치원에 등교시켰고, 엄마가 바쁠 땐 하교도 시켰어요.”(이보리씨·29) “친가·외가를 통틀어 딸만 둘이 있는 집안이 우리 가족뿐이었기 때문에 ‘그 집은 아들이 없네, 첫째가 잘해야겠네, 네가 아들 몫까지 다 해야겠네’라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우리 가족에게 ‘아들이 없어서 뭔가 부족하다’는 말을 듣게 하지 않으려고 애썼어요.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 노력했고, 친척 모임이 있을 때 반드시 따라가서 집안일을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어요.”(하나림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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