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언론: "샘 오취리가 너무 이해돼. 한국인의 국민성은 교육 못받은 참담한 후진국…

394 0 0 2020-09-11 12:04:0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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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도려내진 샘 오취리...참담하고 부끄러웠던 한 달

[주장] 그의 <대한 외국인> 하차가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


방송인 샘 오취리가 의정부고 학생들의 '관짝소년단' 졸업사진을 비판한지 약 한 달의 시간이 지났다. 그 기간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였을까. 그가 던진 화두에 우리는 어떤 대답을 했던가. '블랙페이스(blackface)'라는 인종차별을 이해하기 위한 밀도 있는 토론이었을까. 성숙한 다문화 인식을 갖추기 위한 심도 깊은 공부의 장이었을까. 소통과 통합의 과정이 뒤따랐을까. 


애석하게도, 너무도 안타깝게도 그 대답은 문제를 제기했던 샘 오취리를 우리 안에서 도려내는 것이었다. 한 달 동안 이어진 논란의 결과는 샘 오취리를 그의 자리에서 끌어내리는 것이었다. 결국 8일 MBC에브리원 예능 프로그램 <대한외국인> 측은 샘 오취리가 프로그램에서 하차한다고 밝혔다. 지속적인 하차 요구와 견디기 어려운 수준의 비난 여론에 직면한 샘 오취리가 7일 녹화에 불참한 후 자진 하차의 뜻을 전한 것이다. 


'관짝소년단' 졸업사진에서 시작된 이 사건은 도대체 왜 이런 찜찜한 결론에 도달했을까(누군가는 통쾌하다고 여길지도 모르겠다). 왜 사람들은 샘 오취리의 발언에 왜 그토록 격분했는지부터, 그가 지적했던 '블랙페이스'의 역사적 맥락, 이후 샘 오취리에게 쏟아졌던 비난(차별적 발언), 그리고 샘 오취리가 방송계에서 퇴출되기까지 일련의 과정을 차분히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사건의 발단, 블랙페이스


의정부고 학생들은 매년 독특한 졸업사진을 남기기로 유명하다. 이번엔 아프리카 가나 일부 지역의 이채로운 장례 풍습에 꽂혔던 모양이다. 가나에선 고인을 행복하게 보내기 위해 마치 축제처럼 장례를 치르는 전통이 있다고 한다. 상여꾼 역할을 하는 장례 행사팀이 관을 옮기며 집단 안무를 추는데, 이러한 이색적인 문화가 2017년 영국 BBC 다큐멘터리에 방송되며 화제가 됐다. 


이 장례 풍습을 패러디하며 의정부고 학생들은 칼군무를 췄고, 이를 재미있게 본 사람들이 '관'과 '방탄소년단'을 합성해서 '관짝소년단'이라 일컫기 시작했다. 인터넷에서 화제가 된 '밈(지식-문화가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말과 문자를 매개체로 전파되는 것을 뜻함)'을 유쾌하게 패러디하는 것에는 문제가 없다. 그것이 보는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하지만 의정부고 학생들은 그 패러디를 하면서 얼굴을 검게 칠하는 분장을 했다. '흑인 분장'으로 흉내낸 것이다.


"참 2020년에 이런 것을 보면 안타깝고 슬퍼요. 웃기지 않습니다! 저희 흑인들 입장에서 매우 불쾌한 행동입니다. 제발 하지 마세요! 문화를 따라하는 것 알겠는데 굳이 얼굴 색칠까지 해야 돼요?"


이를 본 샘 오취리는 자신의 SNS에서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그가 지적한 게 바로 '블랙페이스'였다.


"저희 흑인들 입장에서 매우 불쾌한 행동입니다, 제발 하지 마세요!"


19세기 중반 미국의 코미디 공연 '민스트럴 쇼'는 백인 배우들이 얼굴을 검게 칠하고 흑인 노예들을 우스꽝스럽게 묘사하며 인기를 끌었다. 흑인을 더럽고 열등한 존재로 표현했던 저급한 쇼를 보고 깔깔 웃는 건 오직 백인뿐이었다. 


1950년대와 1960년대 흑인 인권 운동이 불붙으면서 블랙페이스 공연은 명백한 인종차별 행위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혹자는 실제로 얼굴이 검은 흑인을 묘사하기 위해 검게 칠하는 게 왜 잘못이냐고 항변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가 마블의 '캡틴 아메리카'나 '토르'를 코스프레할 때 얼굴에 흰색 칠을 하지 않는다는 걸 떠올려보면 '흑인 분장'이 어째서 흑인 비하로 연결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의정부고 학생들에게 흑인을 비하할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하더라도, '블랙페이스'가 서구에서는 문화적 금기로 여겨질 만큼 흑인들에게 불쾌감을 준다는 점을 고려하면 변명의 여지가 없다. 게다가 최근 몇 년 새 국내 여러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흑인 분장'이 문제가 돼 이제는 거의 사라졌다. 여전히 학생들이 흑인 분장을 하는 것에 문제의식을 못 느꼈다는 건 무지의 소산일 따름이고, 인권교육의 부재(또는 부실)를 한탄해야 할 일이다.


사실 샘 오취리는 2017년에도 같은 비판을 했었다. 개그우먼 홍현희가 SBS <웃찾사>에서 흑인 분장을 하고 나타나자 "2017년의 흑인 분장. 이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 우리는 개그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항의했다. 샘 오취리는 일관성 있게 지적하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2017년에는 소신있다고 여겨졌던 그의 발언이 어째서 2020년에는 비난을 받았던 걸까.



인신공격이 시작되다


샘 오취리를 향한 몇 가지 비난은 '메시지를 반박할 수 없을 땐 메신저를 공격하라'는 말로 이해할 수 있다. 흠집내기나 일종의 '괘씸죄'로 볼 여지도 크다. 우선, 샘 오취리는 SNS에 비판 글을 남기면서 K팝을 부정적으로 이야기할 때 쓰는 해시태그 'teakpop'을 사용했다. 샘 오취리가 해외 K팝 팬들에게 한국의 뒷담화를 하려 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또 샘 오취리가 같은 내용을 굳이 영어로도 썼다는 점을 두고도 말이 많았다. (정중하게 쓰였음에도) 한국을 망신주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것이다. 인터넷에 더 많이 떠돌길 바라며 기획해 찍은 졸업사진을 게시한 게 일반인에 대한 저격이라는 다소 황당한 비난도 제기됐다. 그밖에도 자라나는 고등학생에게 그토록 격앙된 어조로 비판할 필요가 있었냐는 항의도 있었다.


'메신저'를 오염시키려는 시도는 이후에도 계속됐다. 더욱 노골적이었다. 샘 오취리가 과거 JTBC <비정상회담>에서 눈을 찢는 포즈를 취한 사진이 당시 방송의 맥락이 제거된 채 퍼져 나가기 시작했다(해당 장면에서는 출연진 모두가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지어 보이고 있었고 동양인을 흉내내는 어떤 맥락도 없었다). 동양인을 비하하는 제스처를 취했던 샘 오취리가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을 거론할 자격이 없다는 논리였다(물론 샘 오취리는 그에 대해서 사과했다. 의도와 무관하게 한국인들을 불쾌하게 했기 때문이다).


다음엔 과거 SNS의 발언이 재조명됐다. 한 누리꾼이 남긴 "흑인에게 한 번 가면 다시 돌아오지 못한다(Cute once toy go black you never go back)"는 댓글에 샘 오취리는 "preach"라고 답글을 달았다. '설교하다'는 의미의 preach에 '동조한다'는 의미도 포함돼 있으니, 이는 성희롱이라는 비난이었다. 이후 샘 오취리는 비난 십자포화의 대상이 됐다. 메시지는 사라진 지 오래다.


도대체 왜 사람들은 '블랙페이스'를 지적한 샘 오취리의 발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했을까. 그것이 (우리가 평소에 심각하게 인식하지 못했던) 인종차별이라는 점을 배우고 반성할 수 없었던 걸까. 어째서 메시지를 두고 고민하지 않고, 메신저를 공격함으로써 아예 메시지를 지워버리는 선택을 한 것일까. 그건 아마도 샘 오취리가 불편했기 때문이리라.


난, 사과한다


피부색이 다른 외국인이 '우리', 그것도 '아무것도 모르는 우리의 아이들'을 비판했다는 사실이 못내 기분 나빴던 것이라고 밖에 이해하기 어렵다. 게다가 영어로 쓰고 발화(영국 BBC와 인터뷰)까지 했으니 일종의 배신감을 느꼈던 게 아닐까. 물론 과잉 반응이다. '네가 우리를 공격했으니 우리도 그에 대응하겠다'는 식이다. 성숙한 대화와 토론을 기대했던 샘 오취리는 졸지에 지독한 인신공격에 시달려야 했다. 


일부 언론들은 한국을 사랑한다고 했던 샘 오취리가 자신의 잘못에는 입을 다물고 있다며 비난하고 나섰다. 정작 한국을 사랑한다던 그를 우리가 어떻게 대했는지 먼저 돌이켜 봐야 하지 않을까.


당사자인 샘 오취리도 그랬겠지만, 나 역시 지난 한 달은 실로 참담했다. 만약 우리가 보다 성숙했다면 샘 오취리의 지적을 기꺼이 받아들였을 것이다. 그리고 흔쾌히 사과했을 것이다. 다인종, 다문화가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 그렇다고, 교과 과정 등의 인권 교육이 여전히 미흡한 면이 많아서 그렇다고, 오랜 세월 차별을 받으며 살아왔던 터라 차별하는 것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서 그렇다고 말이다. 완벽하지 않은 우리가 함께 고민해보자고 말이다.


이 글이 샘 오취리에게 조금이나마 사과가 되길 바란다.



오마이뉴스 김종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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