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에서 뛰었던 요스바니 에르난데스. [사진 한국배구연맹]'경력자 우대'. 대체 외국인 선수를 찾는 구단들이 공교롭게도 V리그 경험자들을 선발했다. 코로나 19로 인한 특수한 사정 때문이다.
삼성화재는 지난 17일 바토즈 크라이첵(등록명 바르텍)과 계약을 해지하고, 마테우스 크라우척(23·브라질)을 영입한다고 발표했다. 바르텍은 교체 결정 당시 득점 2위에 올랐으나 승부처에서 범실을 많이 저질렀다. 남자부 7개 팀 중 6위에 머물렀던 삼성화재지만 분위기 쇄신을 위해 빠르게 교체를 결정했다.KB손해보험에서 뛰었던 마테우스. [연합뉴스]대한항공은 뒤를 이어 21일 요스바니 에르난데스(29·쿠바) 영입을 공식화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득점 1위에 오른 안드레아스 비예나가 무릎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하고 있었다. 결국 비예나와 결별을 선택했다.
마테우스와 에르난데스의 공통점은 V리그 경험이 있다는 점이다. 마테우스는 지난 시즌 KB손해보험이 대체선수로 영입했었다. 에르난데스는 2018~19시즌 OK저축은행(현 OK금융그룹·등록명 요스바니)에서 뛰었고, 재계약에는 실패했으나 2019~20시즌엔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입었다. 마테우스는 재계약은 하지 못했고, 에르난데스는 19~20시즌 2경기만 뛰고 발목을 다쳐 한국을 떠났다.OK금융그룹이 대체선수로 데려온 펠리페. [연합뉴스]개막 전이지만 둘에 앞서 외국인 선수를 먼저 바꾼 OK금융그룹도 경력자를 선택했다. 지난 세 시즌 동안 한국전력, KB손해보험, 우리카드에서 뛴 펠리페 알톤 반데로(32·브라질)다. 석진욱 OK금융그룹 감독은 "시간이 많지 않다. 펠리페는 리그에 대한 적응시간도 짧을 것이고, 기량도 검증됐다. 실패 확률이 적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펠리페는 석 감독의 기대대로 득점 3위, 공격성공률 5위 등 괜찮은 성적을 내고 있다.
대체선수는 외국인 드래프트 신청자 중에서 골라야 한다. 그러나 올해는 코로나로 트라이아웃이 열리지 않았다. V리그에 온 적이 없는 선수는 영상으로만 확인할 수 밖에 없다. 바르텍도 실제로 뛰는 걸 한 번도 보지 못 한 채 뽑은 사례다. 자연스럽게 경력자를 우대할 수 밖에 없다. 한국전력도 컵대회 전 카일 러셀이 부진하자, 대체자로 에르난데스를 검토했었다. 마테우스와 에르난데스의 경우 터키 리그에서 뛰고 있어, 경기력도 유지한 상태라는 장점이 있다.
여자부 흥국생명도 최근 루시아 프레스코가 어깨를 다쳐 고민중이다. 루시아의 상태가 호전된다면 그대로 갈 계획이지만, 최악의 경우 외국인 선수 교체를 할 수밖에 없다. 흥국생명 역시 V리그 경험자 쪽에 무게가 쏠리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