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키코모리 채용설

397 0 0 2021-07-12 22:20:0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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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회사는 채용면접을 전부 내가 담당하는데 과거에 딱 한명 전직 히키코모리를 채용한 적이 있다.


이력서를 처음 봤을 때 35세였는데 경력 공백이 10년 이상이었다.

보통은 아무 망설임없이 서류심사에서 떨어트렸을 텐데 왜 그 타이밍에 우리회사에 응모했는지 흥미가 돋아 면접에 불러봤다.

처음 만난 인상은 햇볕을 쬐지않은 콩나물처럼 비실비실한 청년이었다.

사람은 태양을 보지않으면 이렇게나 하얘지는구나 싶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학교를 졸업하고 취직한 회사가 맞지않아서 바로 퇴직하고 그때부터 계속 히키코모리 생활을 시작해 집에서 게임만 하다보니 10년이 지났다고 했다.

 

응모 이유를 들어보니 그속에는 히키코모리에서 벗어나고 싶은 강한 마음과 각오가 보였다.

- 양친이 자신을 걱정하고 있다

- 더는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다

- 일할 기회가 온다면 죽을 각오로 하고싶다

- 자신을 바꾸고 싶다

이런 생각을 매우 불안한듯이 말하면서도 눈동자 속에는 강한 의지가 보였다.

도심에 있는 일류기업이라면 채용면접에서 그 사람의 실적이나 기술레벨, 인간성을 보겠지만

우리같은 회사의 채용면접에서 그런 짓을 하면 채용할 사람이 없어진다.

그래서 나는 항상 "일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강한 사람을 찾고 있었는데

그런 의미에서 그는 딱 맞는 사람이었다.

얼마간 불안은 있었지만 내 사람 보는 눈을 믿고 파트타이머인 창고 작업원으로 채용하고 이틀후부터 일하기로 했다.

출근 당일

정말로 출근할지 어떨지 왠지 나까지 두근두근하면서 회사에 가보자

거의 샤우팅에 가까운 레벨로 사원 한사람 한사람에게 인사를 하며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날부터 그는 10년 경력의 히키코모리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의 활약을 보여주었다.

창고안을 종횡무진 달리면서 어떤 일이든 열심히 임하는 자세에 회사내의 평가도 아주 높았다.

처음 월급을 받는 날에 그는 내게 일부러 찾아와서 감사인사를 하며

가족을 데리고 식사를 하러 갈거라며 기쁜듯이 말했다.

그로부터 몇개월이 지났을 때 그가 내게 매우 긴장된 표정을 짓고 찾아왔다.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봤을 때 내게 그런 표정을 짓고 오는 직원은 거의 100% 사직서를 가지고 왔다.

이봐, 모처럼 그렇게까지 열심히 했는데...라고 생각하면서 회의실로 데려가 이야기를 들어보니

불안해하면서도 그는

"매일 충실한 직장생활을 하니까 너무 즐겁다.

앞으로도 더 열심히 하고싶다.

그러니까 정직원으로 채용해주면 좋겠다"

는 내용의 상담을 했다.

나는 너무 기쁜나머지 울어버릴 정도였다!

그 자리에서 고용계약서를 작성하고 정직원으로 등용을 결정했다.

그후 정직원이 된 그는 점점 더 활기차게 일하게되어 창고에 관한 일이라면 그에게 물어라는 말을 들을 정도가 되었다.

그런 어느날 회사에 어떤 여성분의 전화가 걸려왔다.

전직 히키코모리인 그 직원에 대해 할 말이 있으니까 내게 직접 이야기를 하고싶다고 했다.

전화를 건 사람은 그의 어머님이었다.

그가 우리 회사에서 일하게 된 뒤부터 집안에서도 다른 사람처럼 바뀌었다. 그렇게 기쁠 수가 없다.

라고 울면서 감사인사를 하는 것이었다.

나는 딱히 대단한 일을 한 것도 아닌데 나까지 기뻐서 울었다.

 

사람을 고용한다는 건 이런 거구나...라고 배우게 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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