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에 있어서 첫인상의 중요성(feat. 마광수 교수)

244 0 0 2021-10-30 15:00:0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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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에 대하여 ....................................................... 마광수

연애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연애를 위한 연애’이고 다른 하나는‘진짜 사랑에 빠 져서 하는 연애'이다. 여기서 말하는 ‘사랑’이란 물론 정신적인 사랑이 아니라 관능적 인 사랑을 가리킨다. ‘연애를 위한 연애’가 사람들이 하는 연애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것은 하도 굶주리다 보니 마지못해 먹게되는 음식과도 같은 것으로서,‘시장이 반찬’이라는 속담이 그대로 적용되는 것이다. 진짜 사랑은 ‘관능적 경탄’으로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된다. 말하자면 첫눈에 보고 반해야 하는 것이다. 상대방의 학벌이 어떻고, 집안이 어떻고, 직업은 무엇이고, 성격은 어떤가 따위의 문제가 고려되어서는 안 된다. 즉, 상대방에 대한 사전지식이 전혀 없어야 한다. 그러므로 누군가의 소개로 만나게 되 는 이성은 ‘진짜 사랑’의 대상이 되기 어렵다. 아무래도 선입관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또 소개를 받는다는 것 자체가 이미 ‘사랑에 배고픈 상태’를 전제하는 것이므로, 관능적 열정에 의한 순수한 직관이 불가능하다. ‘관능적 경탄’은 시각에 의존한다. “상대방과 대화를 나누어 보니 감칠 맛이 나더라’나 “상대방과 키스를 해보니 뿅 가게 되더라”따위와는 거리가 멀다. 그러니까 첫눈에 보고 반하는 사랑은 ‘상대방의 외모에 대한 경탄’에서 출발할 수 밖에 없다. ‘외모’에는 얼굴 뿐만 아니라 키, 헤어스타일, 화장, 옷차림 등이 다 포함된다. ‘첫인상’이 중요한 것은 그 때문이다. 첫인상이 모든 연애의 성패를 좌우한다. 물론 이성을 바라볼 때, 곰보가 보조개로 보이는 식으로 ‘제 눈에 안경’의 원칙이 적용될 수는 있다. 하지만 어찌됐든 ‘첫눈’에 반해야 한다. “자꾸 만나다 보니 얼굴에 정이 가더 라’나 “찬찬히 뜯어보니까 고운 얼굴이더라” 가지고는 절대로 안 된다. ‘연애’는 ‘부부생활’과도 다르고 ‘우정’과도 다르다. 연애는 정에 의해서 진행되는 것이 아 니라 관능적 욕구에 의해서 진행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부부생활은 성격의 조화라든가 속궁합의 일치라든가 가치관의 일치 같은 것이 주된 성공 요인으로 작용한다. 우정은 ‘좋은 의논 상대’라든가 ‘털어 놓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이’ 같은 것 등이 그 지속여부를 결정한다. 하지만 연애에는 그런 요소들이 아무런 작용을 하 지 못한다. 연애감정을 지속적으로 불태우기 위해서는 오로지 ‘상대방의 외모에 대한 관능적인 경탄’ 하나만 필요하다. 그러므로 오랜 연애 끝에 드디어 삽입성교를 하게 되면 연애는 대개 끝 장을 고한다. 속궁합이 안 맞아서도 아니요 권태감이 느껴져서도 아니다. 연애는 그저 ‘바 라보는 것’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연애기간 중에 같이 블루스 춤을 춘다거나 키스를 나눈다거나 스킨쉽을 통한 애무를 즐긴다거나 하는 것은, 연애감정에 불을 더 당길 뿐 연애를 끝장으로 몰아가지는 않는다. 하지만 삽입성교는 상대방과 이미 한 몸을 이루어 (다시 말해서 이미 ‘소유’해 버려), ‘군침 흘리며 바라보는 상태’를 유지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위험한 것이다. 한 남자와 한 여자가 우연히 만나 동시에 첫눈에 반하게 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영화나 소설에서는 그런 경우가 자주 등장하지만 현실과는 거리가 멀다. 대개의 연애는 한쪽에서 일방적으로 홀라당 반해버리는 형태로 시작된다. 따라서 엄밀히 따져 말하면 진짜 연애는 오직 짝사랑뿐이다. 한쪽은 지극정성으로 구애하며 사랑을 하소연하고, 다른 한쪽은 차갑고 냉소적인 눈길을 보내는 상태가 가장 연애다운 상태다. 상대방의 지극정성에 감복하여 사랑을 받아주면 연 애는 그 즉시 끝난다. 그러므로 연애는 원칙적으로 비극이다. 사랑을 보내는 쪽에서 보면 상대방이 사랑을 안 받아주기 때문에 비극이고, 사랑을 받는 쪽에서 보면 귀찮은 애물단지 가 지긋지긋 괴롭히기 때문에 비극이다. 또 상사상애(相思相愛)하는 사랑이 이루어지고 나 면 ‘관능적 경탄’의 감정이 식어버리기 때문에 비극이다. 그렇기 때문에 진짜 연애소설은 결말을 한쪽의 죽음으로 끝낼 수밖에 없다.『러브 스토리』 나『춘희』는 여주인공의 갑작스런 죽음이 있기 때문에 남자 쪽의 사랑이 지속될 수 있었 다.『개선문』이나『폭풍의 언덕』도 마찬가지 경우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소설 속에서 남 자 쪽이 먼저 죽는 경우는 드물었다. 아마도 작가가 대부분 남성들이었고, 여류작가의 경우 라도 수동적 여성상만 그려서 그랬던 것 같다. 나는 지금까지 ‘연애를 위한 연애’는 꽤 여러 번 해보았고,‘진짜로 사랑에 빠져서 하는 연애’, 즉 첫눈에 반해서 하는 연애는 딱 한 번밖에 못 해보았다. 첫눈에 반해서 하는 연애는 물론 짝사랑의 연속이었는데, 한 10 년쯤 하다가 그만 끝장이 나고 말았다. 그녀가 나의 사랑을 받아들였기 때문이었다. 다시 말해서 그녀와 내가 결혼하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나중에 가 서는 씁쓸하게 이혼하게 되었지만..... 나는 유미주의자이기 때문에 ‘연애를 위한 연애’의 상대도 외모를 위주로 골랐다. 하지만 대개는 무언가 미흡한 구석이 한군데라도 있거나, 관능적 매력이 미칠듯 풍겨나오지는 않 는 그저 곱상한 외모의 소유자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럴 경우 대화가 통한다거나, 술 이나 담배 쿵짝이 맞는다거나, 춤이나 애무 쿵짝이 맞는다거나 하는 것 등이 나의 허전한 마음을 달래주었다. 연애를 위한 연애를 한 경우, 구애의 기간을 오래 가져본 적이 별로 없다. 미치도록 반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한두 번 프로포즈해 보다가 안되면 단념해 버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연애를 위한 연애’의 경우는 흡사 ‘서로 첫눈에 반한 것’같은 같은 양상으로 급하게 시작 되는 수가 많았다. 하지만 나중에 가서 생각해보면 둘 다 ‘몹시 배고픈 상태’에 있었다는 것이 연애행위를 촉발시킨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진짜 연애의 경우는 배가 고프든 고프지 않든 무조건 반해버린다는데 특색이 있다. 또 상 대방이 임자가 있든 없든 무조건 돌진하게 된다는 것도 특색이다. 그럴 경우 그 임자가 애 인이 아니라 남편(또는 아내)이라면 좀 골치가 아파진다. 아직도 우리 나라엔 ‘간통죄’가 시퍼렇게 살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임자있는 여자 (또는 남자)라 해도 짝사랑의 대상으로만 즐기면 후환이 없다. 또 그래야만 사랑이 오래간다. 그러나 짝사랑의 고뇌끝에 자살하게 되는 경우도 있는 것을 보면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 바로 그런 경우다), 이래저래 진짜 연애란 골치 아픈 것이다. 그렇지만 평생 동안 진짜 연애를 한 번도 못해보고 죽는다면 그것처럼 큰 비극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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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히 이분 책들이 패미들한테 가루가 되게 욕먹는게 아니죠?

이런 내용의 주장을 90년대에 하셨는데 오히려 그때 한게 다행인 느낌 요즘에 했다면 정말 난리도 아니었을듯. 

(저런 형태의 연애지상주의가 되기에는 저는 너무 이과적인 감성이었나 봅니다. 그럼 열정을 주변에서 보면 부러워 하기는 했는데 한번도 저런 형태의 앞뒤 안보는 번쩍임을 동기로 달려본 기억이 없네요. 에.. 그런데 그런 번쩍임이 존재하긴 하는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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