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쩌면 올해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우승팀이 가려진 뒤 록밴드 퀸의 '위 아더 챔피언(We Are The Champions)' 대신 이 노래가 울려 퍼질지도 모른다.
우리 귀에 익숙한 동요, '아기상어'다.
"아기상어 뚜루루뚜루 귀여운 뚜루루뚜루~"로 시작하는 바로 그 노래다.
동영상 공유 플랫폼을 타고 전세계에 퍼진 '아기상어'는 올 시즌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를 강타했다.
류현진의 소속팀이었던 로스앤젤레스 다저스를 비롯해 다수의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경기장에서 중독성 강한 동요 아기상어를 응원곡으로 틀면서 흥을 돋웠다.
특히 월드시리즈 진출에 단 1승을 남겨둔 워싱턴 내셔널스에 '아기상어'는 관중의 응원 열기를 이끄는 간판 응원곡이 됐다.
점수를 내거나 결정적인 플레이가 나오면 여지없이 '아기상어'가 워싱턴의 홈구장인 내셔널스파크에서 울려 퍼진다.
국내 프로야구 KBO리그에 빗대면 윤수일의 노래 '아파트'와 성격이 비슷하다.
'아기상어' 열풍은 현지 매체들도 주목한다.
미국 MLB닷컴은 15일(한국시간) '아기상어가 워싱턴을 월드시리즈의 영광으로 이끌지도 모른다'라는 제목의 기사로 아기상어 열풍을 소개하기도 했다.
워싱턴에 '아기상어'는 팀에 행운을 주는 상징적인 음악이 됐다.

아기상어가 워싱턴의 핵심 응원가로 자리를 잡은 건 6월 20일부터다.
계기가 있었다. 당시 워싱턴은 5할 승률 이하의 성적을 거두며 고전하고 있었다.
외야수 헤라르도 파라(32) 역시 부진을 거듭했다. 파라는 분위기 쇄신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에 따르면, 파라는 이날 아침 우연히 들은 '아기상어'의 가사가 입에 맴돌자 바로 자신의 타석 등장 곡으로 바꿨다. 주변 사람들의 장난 섞인 만류에도 파라는 '아기상어'를 고집했다.
재밌게도, 워싱턴은 파라가 등장 곡을 바꾼 그 날부터 승승장구했다.
워싱턴은 이날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더블헤더를 싹쓸이했고, 파라 역시 1차전서 4타수 2안타 2타점을 터뜨리며 맹활약했다.
아기상어는 워싱턴에 의미 있는 음악이 됐다.
이후 관중은 파라가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아기상어'에 맞춰 흥겨운 집단 율동을 펼쳤다.

아기상어 열풍은 포스트시즌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워싱턴은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서 밀워키 브루어스를 4-3, 한 점 차로 꺾었고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포스트시즌 진출 확정 후 클럽하우스에서 열린 샴페인 세리머니 때 울려 퍼진 곡은 '아기상어'였다.
워싱턴은 계속 질주했다. 다저스와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에선 1승 2패에 몰렸다가 4, 5차전을 잡고 챔피언십시리즈에 진출했다.
그리고 워싱턴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3연승을 달리며 꿈의 월드시리즈 진출에 1승만을 남겨뒀다.

워싱턴 선수들은 챔피언십시리즈에서도 아기상어를 크게 틀고 율동을 펼치며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두 팔을 쭉 내밀어 크게 손뼉을 치거나 엄지와 검지를 맞부딪힌다. 상어의 입을 연상케 하는 동작이다.
파라는 최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내 응원곡이 이런 효과를 가져올지 꿈에도 몰랐다"며 "이 곡이 우리에게 큰 에너지를 주고 있어 기쁘다. 특히 어린이 팬들이 좋아해 더 기분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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