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2월 3일, 류현진(35·토론토 블루제이스)은 경상남도 거제도에서 몸을 풀고, 야시엘 푸이그(32·키움 히어로즈)는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2013년 미국프로야구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에서 함께 빅리그 생활을 시작해 친분을 쌓은 둘에게 또 하나의 공통분모가 생겼다.
류현진은 푸이그의 KBO리그 적응을 기원했고, 푸이그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류현진에게 '한국 도착'을 알렸다.
3일 거제시 하청스포츠타운에서 만난 류현진은 푸이그의 입국 소식에 "(푸이그의 KBO리그행은) 대단한 도전"이라며 "한국 야구가 처음이어서 낯설긴 할 것이다. (쿠바 출신인) 푸이그가 미국에 처음 갔을 때처럼 빨리 적응하는 게 중요하다. 적응만 잘하면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고 '전 동료'의 새 출발을 응원했다.
류현진과 푸이그는 2013년부터 2018년까지 다저스에서 함께 뛰었다.
더그아웃에서 류현진과 푸이그가 다정하게 지내는 장면은 전파를 타고, 한국 팬들에게까지 전해졌다.
2006년 한화 이글스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왼손 선발 류현진은 KBO리그를 거쳐 빅리그에 직행하는 '최초 사례'를 만들며 메이저리그에서 손꼽는 에이스로 부상했다. 류현진은 2020년 토론토로 이적한 뒤에는 '젊은 토론토 선수의 멘토 역할'도 했다.
'푸이그' 주먹 불끈
(영종도=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키움 히어로즈 야시엘 푸이그가 3일 인천공항 입국장을 나온 후 취재진에게 포즈를 취하고 있다. 푸이그는 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라 자가 격리 후 키움 선수단을 만날 예정이다. 2022.2.3 xyz@yna.co.kr
쿠바를 탈출해 2013년 다저스와 계약한 외야수 푸이그는 놀라운 신체 능력으로 주목받았지만, 훈련 지각, 돌출 행동 등을 벌이며 2020년부터는 빅리그에서 뛰지 못했다.
키움은 푸이그를 영입했고, 한국 팬들은 '류현진의 친구'로 TV로 보던 푸이그의 한국행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푸이그는 3일 오전 입국해 자가격리를 시작했다.
푸이그와 만날 수 없지만, 류현진은 푸이그의 KBO리그행을 지지했다.
그는 "푸이그가 억지로 자신의 성격을 바꿀 필요는 없다"며 "푸이그처럼 파이팅 있는 선수들이 벤치에 필요하다. 푸이그는 착한 선수다. 잘할 수 있다"고 푸이그를 두둔했다.
이어 푸이그와 만날 키움 선수들을 향해서도 "처음에는 푸이그에게 다가가기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곧 좋은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라고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류현진을 그리워하는 푸이그
[푸이그 인스타그램 캡처. 재판매 및 DB금지]
한국에 도착한 푸이그도 그의 '첫 번째 한국인 친구' 류현진을 떠올렸다.
푸이그는 자신의 SNS에 다저스 시절 류현진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나의 형제여, 나는 지금 당신의 나라에 있다. 곧 만나게 되길 빈다. 보고 싶다"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