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사진으로 보이십니까?…‘조류 학대’ 현장입니다

50 0 0 2022-06-20 18:12:0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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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윤순영의 자연 관찰 일기
일부 사진가 둥지 주변 가지치기 등 ‘조류 학대’ 촬영 당연시
‘둥지 팔이’, 비닐하우스 세트장 연출 등 상업화 추세
동물 학대법은 반려동물만 대상, 보호종 아닌 야생동물은 무방비

수정구 위에 꿀과 혼합된 애벌레를 놓고 감금된 동박새를 이용해 어색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가평, 독자 제보)

새들의 번식이 한창이다. 새로운 생명이 탄생하는 생명의 경이를 담으려는 사진가들의 발걸음도 바쁘다. 그러나 일부 몰지각한 사진가들은 ‘좋은’ 사진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결국 어린 새의 죽음으로 이어지는 조류 학대가 서슴없이 벌어진다.

번식기와 월동기에 다양한 형태로 조류를 학대하는 사진 촬영이 공공연하게 벌어지지만 이에 대한 제재는 전혀 없다. 게다가 이런 학대 촬영을 상업적으로 벌이는 행태가 성행한다. 조류 학대가 새로운 촬영 기법으로까지 변질해 일반에 확산하고 있다.

한 사진가가 전지가위를 들고 오목눈이 둥지로 다가선다. (서울, 사진가 촬영·제보)

관목 숲에 숨겨졌던 오목눈이 둥지가 서서히 드러난다. (서울, 사진가 촬영·제보)

촬영에 방해되는 주변 모든 나뭇가지를 남김없이 잘라낸다. (서울, 사진가 촬영·제보)

디지털카메라가 대중화하면서 사진 촬영 인구가 급격히 늘어났다. 풍경과 꽃 사진을 찍던 일부 사진가는 조류 사진에 눈을 돌렸다. 탐조인도 늘었다. 그러나 조류생태에 대한 사전 지식이나 훈련 없이 카메라를 들이대면 새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 처음 카메라를 접한 초보자들이 영문도 모른 채 조류 학대 촬영부터 접하면서 그대로 답습하는 것도 문제다.

주변의 나뭇가지를 모두 잘라내자 밖에서는 보이지 않던 오목눈이 둥지가 훤히 드러났다. 둥지가 외부에 고스란히 드러난 사진을 보면 사진 내용에 감탄하기에 앞서 비윤리적인 촬영인지 의심해야 한다. (서울, 사진가 촬영·제보)

조류 학대 사진이 이제는 상업화했다. 야생에서 살아가야 할 다양한 새들을 비닐하우스 안에 잡아다 놓아 기르면서 연출 사진을 촬영하는 일이 꽤 오래전부터 전국적으로 벌어져 오고 있다. 최근 들어 조류 학대 사진이 유난히 만연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야생조류를 잡아다 세트장에 공급하는 사람들이 따로 있을 정도다.

일부 사진가가 꾀꼬리 둥지의 가림막 구실을 하던 나뭇가지를 잘라내 갓 태어난 새끼들이 주변에 고스란히 노출됐다(왼쪽). 5마리였던 새끼는 2마리로 줄었고 노출된 둥지에서 비를 피하지 못한 새끼가 빗물에 흠뻑 젖었다. (경기도 연천군 전곡읍, 사진가 촬영·제보)

나뭇가지 꿀을 발라 동박새를 유인한 세트장의 모습. 조류 학대에 많이 이용되는 새다. (가평, 사진가 촬영·제보)

나무에 사는 동박새는 이끼가 있는 곳은 좋아하지 않는다. 이끼가 깔린 곳의 동박새 사진은 세트장에서 촬영한 학대 사진으로 보면 된다. 목이 말라 물을 마시는 동박새 곁에 엉뚱한 밀화부리까지 함께 있다. (가평, 사진가 촬영·제보)

번식지로 돌아가야 했을 겨울 철새 되새가 여름 철새가 되어 외롭게 하늘을 바라보며 세트장에 갇혀 있다. (가평, 사진가 촬영·제보)

먹이를 주지 않고 굶주리게 해 촬영자가 원하는 장소까지 먹이로 유인하거나, 물을 주지 않고 목마르게 만들어 한 방울의 물을 겨우 받아먹는 모습 등 여러 형태의 연출 사진에는 새들의 고통과 학대 흔적이 숨어있다. 조류생태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들은 새와 전혀 상관없는 주변 환경을 보고 이것이 학대의 결과물이라는 것을 쉽게 알아챌 수 있다.

세트장에 갇혀 있는 유리딱새. 지금쯤 바깥에서 짝을 만나 번식할 시기다. (가평, 사진가 촬영·제보)

세트장 장독 위에 애벌레를 먹이로 주었다. (가평, 독자 제보)

일반인들은 아름다운 깃털을 지닌 새의 사진을 멋있다며 바라보기만 할 뿐, 그 뒤에 숨겨진 새들의 고통을 알 길이 없다. 새들은 영문도 모른 채 감금과 학대를 당한다. 어떤 사람들은 이런 조류 감옥에 촬영비를 지불하고 들어가 촬영한다. 이곳을 ‘하우스 촬영’ 혹은 ‘조류 세트장’이라고 한다.

세트장을 버젓이 광고하는 글. (독자 제보)

동박새 세트 촬영장. 광고 문구가 보인다. (양평, 사진가 촬영·제보)

그동안은 입소문을 타고 남몰래 하우스 촬영을 했지만 이제는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광고까지 하기에 이르렀다. 둥지를 사고파는 거래 행위도 빈번하게 벌어진다. 새 둥지를 가장 먼저 찾은 사람이 사진 촬영을 돕는 대가로 사람들에게서 돈을 받고 둥지 촬영을 허락해 준다. ‘둥지 팔이’라고 한다. 희귀 조류는 금액이 더 비싸다.

사진 찍기 편하게 가지치기를 하고 낚싯줄로 나뭇가지를 묶어 직박구리 둥지를 끌어내린 모습. 새끼를 포기할 수 없는 어미가 먹이를 먹이지만 불안한 기색이 역력하다. 깃털 없이 갓 태어난 새끼는 결국 일사병으로 죽기도 한다. (경기도 김포시 고촌 읍, 지역 사진가 촬영·제보)

새 둥지를 발견한 사람이 촬영비를 받는 것을 탓하고 싶지는 않다. 둥지를 제공하는 사람이 사진인들 입맛에 맞게 야생조류 연출을 돕는 것과 돈을 주고 그곳을 찾아가는 사진가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다. 더는 건전한 촬영문화가 형성되지 않는다.

훤히 보이는 흰눈썹황금새 둥지. 암컷이 거미를 물고 와 주변을 살핀다. (경기도 팔당 인근, 사진가 촬영·제보)

사진가들이 새로운 연출을 요구하기 때문에 둥지 ‘주인’은 여러 형태로 조류 학대를 한다. 사진가들을 더 불러들이기 위해서다. 둥지를 은폐시켜 주는 주변의 나뭇가지를 다 잘라 둥지를 노출하는 것은 기본이다. 둥지를 옮겨 위협을 가하면 어미의 모성애를 자극할 수 있으므로 사진 찍기 좋은 장소에 새끼를 옮겨 놓고 둥지 모양도 손질한다. 심지어 둥지를 떠나기 직전의 새끼를 꺼내 이리저리 옮겨가며 촬영을 한다.

흰눈썹황금새는 몸길이 약  13 ㎝의 작은 새다. 몸 크기에 맞는 작은 나무 구멍에 둥지를 틀어 천적이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 둥지는 흰눈썹황금새보다 몇 배나 크고 그대로 노출돼 있다. 어색하게 둥지에 손을 댄 흔적이 이끼에서도 보인다. (팔당 인근, 사진가 촬영·제보)

흰눈썹황금새가 제정신이라면 내 새끼를 다 잡아가라고 둥지를 허술하게 만들었을 리 없다. 알을 품는 시기에 위협요인이 생기면 둥지를 포기하지만 새끼가 태어난 뒤에는 절대 포기하지 않는 새의 심리를 이용한 것이다. (팔당 인근, 사진가 촬영·제보)

어미는 불안한 마음으로 목숨을 다해 새끼를 지켜내려는 모정을 보인다. 모정에는 사람과 동물의 차이가 없을 터인데 인간은 새들의 모정을 이용하여 비윤리적인 행동을 일삼는다. 멀리 가지도 못하고 슬프게 울어대는 어미 새를 아랑곳하지 않는다. 사진인들 눈에는 카메라 렌즈 속 안타까운 새의 모습이 멋진 장면으로 보이는 모양이다. 새가 어찌 사람을 이길 수 있을까. 연약한 새끼는 공포의 순간을 맞이하고 갖은 시달림에 결국 죽게 된다.

정상적인 흰눈썹황금새 둥지. 몸에 맞는 작은 구멍의 둥지를 튼다. 왼쪽이 암컷 오른쪽이 수컷이다.

얼핏 흰눈썹황금새 부부가 새끼를 기르는 멋진 사진으로 보이지만 둥지 훼손과 연출이 의심된다. (사진가 제보)

위 사진에 대한 다른 사진가들의 댓글.

구멍에 둥지를 트는 호반새, 청호반새, 물총새, 소쩍새 등의 둥지 구멍을 막아 먹이를 물고 온 부부를 함께 촬영하기도 한다. 새끼가 있는 모든 새는 새끼들의 안전을 도모하기 위해 부부가 교대로 둥지 주변을 경계하고 먹이를 공급하는 것이 정상적이다.

청호반새 둥지 구멍을 누군가 막아두었다. 인공적으로 만든 둥지 근처 횟대에 부부가 나란히 앉아 안절부절못하며 둥지 앞을 서성인다. (연천, 사진가 촬영 제보 영상 캡처)

둥지에 접근할 때는 주변 나뭇가지를 징검다리 삼아 은밀하게 움직이고 둥지에서 나올 때는 다급하게 나온다. 적에게 둥지가 노출되지 않도록 조심한다. 새들은 둥지에 들어갈 때와 나올 때 위험한 순간을 맞이할 수 있다.

호반새가 둥지 속 새끼에게 먹이를 주고 쏜살같이 날아간다. 천적에게 노출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둥지 입구가 막혔으니 먹이를 물고 온 어미와 아비는 마음이 불안하고 초조하여 어찌할 바를 모른다. 둥지를 향해 들어가기 직전에 앉는 지정된 나뭇가지에 부부가 먹이를 물어와 함께 앉게 되는 것이다. 이 비정상적인 모습을 그럴듯하게 연출하기 위해서 어린 새를 학대해 어미의 모성을 자극한다. 어미는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며 안타깝게 울어댄다. 새는 바보가 아니다. 인간이 한 짓임을 알고 있다.

백로류는 다소 굵고 높은 나무에 둥지를 튼다. 무성했던 나무 한 그루의 나뭇가지가 제거되자 쇠백로의 둥지가 훤히 드러났다. 뙤약볕에 노출된 새끼가 처량해 보인다. 주변에 방해되는 나무들도 다 제거되었다. 자연 훼손까지 한 셈이다. (강원도 춘천)

사진가들은 이렇게 촬영한 사진을 인터넷 사이트, 블로그, 카페 등에 버젓이 올려놓고 자랑한다. 일반인들은 멋진 생태 사진이라며 감탄한다. 생명의 무게는 같다. 개와 고양이 학대는 언론을 통해 요란하게 보도하지만 지속해서 자행되는 조류 학대에 대해서는 관대해 보인다.

물까마귀는 계류 바위 밑 은밀한 곳에 둥지를 튼다. 그러나 어떤 사진가가 바위 한가운데로 둥지를 옮겨 놓았다. (강원도 홍천군 내면)

동물보호법이 동물의 학대를 처벌하지만 그 주요 대상은 개와 고양이 같은 반려동물이다. 야생동물은 멸종위기종이나 천연기념물 같은 법정 보호종이 아닌 한 학대를 막을 조항이 없다.

땡볕과 천적의 눈에 고스란히 드러난 물까마귀 둥지. 최악의 환경을 극복해가며 새끼를 길러내려는 모정이 애처롭다. (강원도 홍천군 내면)

사람이 키우는 동물에 대해서만 동물보호법이 적용되고 자연의 이웃으로 살아가는 동물에는 해당 사항이 없다. 생명을 평등하게 보지 않는 것은 지나치게 사람 중심적인 생각이 아닐까 싶다.

정상적인 물까마귀의 둥지는 얕은 계곡 물 낙차가 있는 은밀한 바위 구멍에 자리한다. 훤하게 드러난 물까마귀 사진을 내놓은 사진가에게는 어떻게 촬영했는지 반드시 물어야 한다. (강원도 홍천군 내면)

멸종위기 야생생물과 천연기념물 보호법은 있으나 일반적인 야생생물에 대한 학대 행위나 함부로 먹이를 주는 행위, 생태를 교란하는 행위 등을 제한하는 법 조항은 없다. 시대변화에 맞춰, 생태계가 무너지기 전에 일반적인 야생동물에 대한 보호 조처가 시급하다.

겨울 철새 중 맹금류인 참수리, 흰꼬리수리 등을 촬영하기 위해 메기, 잉어, 바다 생선, 돼지고기 등을 무분별하게 살포하여 생태를 교란하는 일부 사진가들의 무분별한 행위가 극성을 부린다. (남양주시 와부읍 팔당리, 사진가 제보)

조류는 환경의 건강성을 가늠하는 지표이자 먹이사슬의 정점에 있다. 새가 있는 곳에선 사람이 살 수 있고 새가 없는 곳에서는 사람도 살 수 없다. 생명을 농락하는 비인간적인 행위가 멈출 수 있도록 관련 법이 마련돼야 한다.

정상적인 긴꼬리딱새의 둥지. 나뭇잎이 무성한 가지, 다소 어두운 곳이 최상의 보금자리다. (경기 가평 현리)

나뭇가지를 다 쳐내 벌거벗은 긴꼬리딱새 둥지. (경기 가평 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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