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가게에서 신발 빌린 이야기 ; 펌

348 0 0 2022-08-25 11:22:0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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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거문오름 그리고 신발가게 이야기..

    본문


    사실, 제주도는 몇 번 다녀왔던 터라..

    딱히 가고 싶은 곳도 없었고,

    갑자기 계획에 없던 피난살이였으므로

    짬나면 숲속에서 힐링이나 해야지 했습니다.


    그런데, 한라산 둘레길 코스의 숲속길들이 

    그렇게 좋은지 이번에 처음 알았습니다. ^^

    숯모르편백숲길, 사려니숲길 등 산림을 만끽하고, 

    유네스코 자연유산에 등재된 '거문오름'을

    탐방하고자 인터넷 사전예약을 했습니다.


    문제는 거문오름을 탐방하기 위해서는

    스틱, 양산, 우산은 물론 앞트임 샌들도

    사용이 불가하다는 조건이 있었습니다.

    전 샌들만 달랑 신고 왔는데.. ㅡ.ㅡ


    다행히 숙소 인근에 신발가게 할인점이 있어서

    이러저러 신발들을 둘러보았지만,

    하루 신기에 값싸고 적당한 신발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지요~

    (집에 등산화, 운동화가 몇켤레 있건만,,ㅋ)


    이거 들고 저거 들고, 거문오름 얘기하면서

    선택에 애를 먹고, 한참을 주저하는데..

    주인장이 뒤켠에서 신발 한 켤레를 가져왔습니다.


    '이거 내가 오름에 등산할 때 신던 건데,

    발 사이즈가 비슷한 거 같으니, 한번 신어보세요.

    약간 클지 싶은데 깔창이 깔려있으니..

    괜찮으면 내일 신고 가져오세요~'


    신어보니, 충분히 신을만 했고,

    어떻게 빌려가면 되느냐고 

    '보증금이라도..' 하며 우물거렸더니,

    '믿을만해 보이니까, 빌려드리는 거지요.

    잘 신고, 꼭 가져만 오세요~하하'


    그 신발로 거문오름 태극길코스 탐방을 마치고

    천도복숭아 한팩을 신발과 함께 돌려드렸습니다.

    사실 과일값이 거기서 망설였던 싼 신발값 버금갔지만,

    그 점주님의 배려는.. 제 마음속에 제주에 대한 기억을

    더없이 아름답게 각인시켜 주었습니다.


    딸이 제 이야기를 듣고 한마디 했습니다.

    '아니 과일가게에 가서 신발을 빌렸다면 모를까

    신발가게에 가서 신발을 공짜로 빌리는 사람이 세상에 어딨어~'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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