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는 3일 팀의 주축 타자이자 외야의 핵심인 박건우(33)를 2군으로 내려 보냈다. 팀 전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선수의 2군행이라 그 배경에 큰 관심이 몰렸다.
보통 주축 선수의 갑작스러운 2군행은 크게 두 가지 시나리오로 살필 수 있다. 대표적인 게 부상이다. 부상은 주축이든, 백업이든, 1군 선수든, 2군 선수든 가리지 않고 찾아간다. 슈퍼스타라고 해서 '부상 면제권'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니다. 혹은 경기력이 기대에 못 미쳐 재조정이 필요한 경우다. 가끔은 선수가 자청해 2군에 가는 경우도 있다.
박건우는 두 가지 모두에 해당되지 않는다. 박건우는 3일 현재 시즌 69경기에서 타율 0.286, 7홈런, 41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16을 기록하고 있다. 통산 3할 타자(.324)라는 타이틀을 고려하면 타율이 다소 아쉬운 건 맞지만, 출루율(.385)이나 장타율(.431)은 예년 수준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직전 경기였던 2일 수원 kt전에서도 2안타를 쳤다. 2군으로 갈 만큼의 조정은 필요하지 않다.
그렇다면 남은 선택지는 갑작스러운 부상이다. 부상은 경기 중 드러나게 보이는 경우도 있지만, 누적되어 쌓이거나 드물게는 일상생활 중에 찾아오는 경우도 있어서다. 박건우의 2군행은 당초 이 가능성이 가장 높아보였다. 하지만 NC는 1군 엔트리 말소 현황이 발표된 후 "부상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사회적으로 파장이 있을 법한 불미스러운 사건사고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트레이드도 아니다. NC가 계약 기간이 4년 반이나 남은 박건우를, 그것도 팀 전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박건우를 트레이드할 이유가 별로 없다. 트레이드가 있다고 하면 보통 이 정보가 외부로 새기 전에 최대한 빨리 발표하는 게 관례고, 그렇다면 상대 팀도 선수 이동이 있어야 했다. 그런 정황은 없다. 적어도 현시점에서 가능성은 제로다.
그래서 박건우의 2군행은 더 미스터리다. 다만 NC는 "내일(4일) 감독님께서 설명하실 것"이라고만 했다. 여기서 읽을 수 있는 대목이 있다. 트레이드는 보통 구단이나 단장이 설명한다. 부상으로 인한 말소는 경기가 있는 날은 경기 전 1군 감독이, 휴식일 말소는 구단이 설명하는 게 보통이다. 결국 박건우를 2군으로 내려 보내는 결정은 프런트가 한 게 아닌, 1군 코칭스태프가 뭔가의 이유로 결정했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1군 코칭스태프에서 박건우의 기량을 문제 삼았을 가능성은 없다. 그런 성적도 아니고, 그렇다면 전날 주전으로 쓰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 외의 뭔가가 강인권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의 심기나 원칙을 건드렸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1.5군급 선수의 2군행도 감독 홀로 결정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 다 코칭스태프의 의견을 종합해 결정한다. 강 감독의 결정에 어떠한 명분이 있었다는 건 유추해볼 수 있다.
이제 관심은 4일 고척 키움전을 앞둔 강인권 감독의 입으로 쏠린다. 일시적으로 뭔가 문제가 있었다고 해도 팀의 주축 선수다. 앞으로도 NC 유니폼을 입어야 할 선수이기도 하다. 모든 일을 이러쿵저러쿵 이야기하는 건 누워서 침 뱉기만 될 수도 있다. 일각에서 강 감독이 원칙을 설명하되, 되도록 말을 아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 이유다.
어쨌든 주축 선수들의 부상으로 가뜩이나 비상이 걸린 NC로서는 이 또한 치명타다. NC는 시즌 초반 기대 이상의 짜임새와 경기력을 보여주며 한때 리그 선두에 오르기도 했다. 이후에도 악재들을 잘 소화하면서 3위 자리는 꾸준하게 지켰다. 그러나 6월 13일 이후 가진 16경기에서 5승10패1무(.333)에 머무르며 좋았던 분위기가 끊겼다.
외국인 에이스 에릭 페디가 돌아오기는 했지만, 여전히 구창모 이재학 등이 부상으로 빠져 있는 등 정상적인 전력을 구축하지는 못하고 있다. NC의 시즌 초반 좋은 성적을 이끌었던 선발진의 부진이 심상치 않다. 이 기간 NC의 팀 평균자책점은 5.17로 리그 최하위, 팀 OPS도 0.723으로 리그 평균을 밑돈다. 타격이 힘을 내야 할 상황에서 박건우의 사실상 전반기 아웃은 팀 전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렇게 봐도 NC의 결단 배경은 더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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