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의 후예가 아이돌이 되었다

219 0 0 2023-07-27 13:28:0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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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데뷔한 걸그룹 트리플에스.


보니하니 출신의 김채연이나 비비의 동생 김나경 등으로 알려진 트리플에스는
꾸준히 새로운 멤버를 영입하면서 24인조 그룹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굳이 필자가 이런 얘기를 걸그룹 갤러리도 아닌 미스터리 갤러리에서 하고 싶은 이유는
얼마 전에 트리플에스의 새로운 멤버로 공개된 일본인 마유의 성씨 때문이다.


본인이 직접 쓴 프로필에 적힌 마유의 성씨는 바로  高麗(고려) .
우리가 아는 고려나 고구려에서 볼 수 있는 바로 그 고려 되시겠다.


고려라는 성씨는 일본의 많고 많은 성씨 중에  우연의 일치처럼  넘길 수도 있겠지만,
사실 이 성씨는 정말로 우리나라의 역사와도 관련이 있는 아주 오래된 성씨이다.


오늘은 소위 고마씨(高麗氏)로 알려진 요 독특한 성씨에 관해 간단히 알아보자.


고마씨의 기원은 고구려의 마지막 왕인 보장왕의 아들로 알려진
약광(若光)이 활동하던 7세기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약광은 보장왕의 아들로 알려져 있긴 하지만
사실 우리나라의 기록에서는 눈 씻고도 찾아볼 수 없는 인물이다.


약광이 고구려의 왕족으로서 별다른 업적이 없다면

삼국유사 & 삼국사기 같은 곳에서 언급이 되지 않고 잊혀졌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뜬금없이 사료에서 약광이 등장하는 곳이 있었으니,
바로 일본의 역사서인 일본서기와 속일본기이다.


일본서기서 약광이 등장하는 부분부터 보면,


"고구려가 을상 엄추 등을 보내 조(調)를 바쳤다.
...부사(副使)는 달상 순, 이위  현무약광(玄武若光)  등이다."
(일본서기 권 27 덴지 덴노)


이런 구절을 찾을 수 있다.

(참고 사진 :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발견된 궁궐 유적 속 벽화 중 일부. 여기 두 명은 고구려의 사신으로 추정된다.)


대강 살펴보면 이 부분은 666년 고구려의 사신들이 일본으로 찾아왔다는 내용인데,
여기서 약광이라는 고구려인이 일본을 방문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속일본기의 내용을 보면,


" 고려약광(高麗若光) 에게 왕성(王姓)을 내려 주었다."
(권 3 몬무 덴노)


703년 고려약광이라는 인물에게 일본의 덴노가 성씨를 하사하였다는 내용을 찾을 수도 있다.
그리고 도쿄대 사료편찬소의 고마씨고계도(高麗氏古系圖)에는
고려약광이 고마씨의 시조라는 내용이 담겨져 있어서
정말로 고마씨의 기원은 고구려인 약광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이다. 


다만 여기 두 기록 말고는 딱히 고구려인 약광에 관한 기록이 없을 뿐만 아니라 
현무약광(玄武若光)과 고려약광(高麗若光)이 동일 인물이라는 보장을 100% 할 수도 없긴 하지만


아무튼 여기 두 기록을 종합해보면 약광이라는 인물은
당시 일본과 꽤나 밀접한 관계를 가진 고구려인이었음을 눈치챌 수 있다.


만일 일본서기 속 666년의 현무약광과 속일본기에 등장한 703년의 고려약광이 동일인물이라면,
약광은 668년 고국의 멸망을 겪고 나서 일본에 완전히 정착했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좌우간 고구려 멸망 이후 수많은 유민들이 일본으로 건너와 정착했는데,
속일본기에 따르면 716년 일본 조정은 자국으로 건너온 고구려 유민 약 1,800명을 모아서
무사시(武 ) 지역 (現 사이타마 현) 으로 이주시켰고, 
이후 그곳에 고마군(高麗郡)이라는 마을이 생겨났다고 한다.

(출처 : KBS 역사스페셜 2010년 6월 12일 방송분)


현대 일본에 남아있는 구전 설화를 종합해보면
약광은 당시 고구려 유민들의 수장 격을 맡던 인물로,
이 부분에서 우리는 그가 최소한 고구려의 상류층이었다는 것 정도는 알 수 있을 것이다.


어쨌거나 없어진 고국을 떠나 새로운 나라 일본에 정착한
약광과 그를 따르는 도래인들은 수 세기에 걸쳐

일본인과의 혼인조차 금기시하며 폐쇄적인 공동체 생활을 하였다.

그러나 시간의 흐름을 이길 수는 없었던지
고마씨는 점차 일본의 여느 무사 가문과 다를 바 없어져갔고,


고마군 또한 행정구역으로써의 이름을 잃고
일본 사이타마 현의 히다카시(日高市)로 편입되었다.


그렇다고 해서 이곳에서 고구려의 흔적이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다.

오히려 고구려와 도래인의 흔적이 상당히 많이 남아 있다.

히다카시의 고구려 커넥션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곳은

바로 약광을 신으로 모시는 고마 신사이다.

고마 신사는 약광이 사망한 이후 창건되었다고 알려진 곳이다.
고마씨를 쓰는 약관의 직계 후손들이 대대로 신사를 관리해왔으며,
현재는 약광의 60대손으로 알려진 고마 후미야스 씨가 고마 신사의 궁사 직을 맡고 있다.


도래인과 연관이 있는 신사는 고마 신사 이외에도 꽤 많이 있으나,

고마 신사가 특별한 이유는 그 신사들 중에서도 가장 많이 한국과의 관계를 강조한다는 점 때문이다.


신사의 입구에는 우리나라에서 기증된 장승이 자리하고 있고,

신사 안에는 영친왕과 이방자 여사가 1942년 심은 기념 식수가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고마 신사는 고마군이 설치된 5월 16일마다
기념 축제를 열면서 한일간 문화 교류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자신과 한국과의 관계 찾기를 좋아하는 아키히토 일본 상황도
고마 신사를 방문해서 참배했던 적도 있다.

히다카에서 고구려의 흔적을 살펴볼 수 있는 곳은  고마 신사 외에도 
위의 고마역이나, 히다카시 내에 많이 퍼진 고마라는 고유명사에서 찾을 수 있다.


그리고 이곳 히다카시는 고마씨가 많이 살고 있는 일종의 집성촌과 같은 고장이 되었다.
일본의 고마씨는 엄연히 말해 일본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지닌 사람들이긴 하나,
그들의 조상이 고구려에서 온 사람들임을 잊지 않았다는 점에서
한국과도 나름 내적 친분을 느끼는 독특한 집단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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