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 허벅지 부상일까→45분 만에 교체' 울버햄튼, 에버턴에 1-0 짜릿한 신승…'연패 끊고 리그 첫 승'+'조세 사 골키퍼 미친 선방'

250 0 0 2023-08-27 01:07:0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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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버햄튼 리그 첫 승
▲ 황희찬 ⓒ연합뉴스/로이터
▲ 황희찬 ⓒ연합뉴스/로이터


[스포티비뉴스=박대성 기자] 황희찬이 전반만 뛰고 후반전에 교체됐다. 울버햄튼에 날카로운 패스를 공급하며 존재감을 보였지만 전반전 부상일 가능성이 높았다. 이후 울버햄튼은 후반 막판에 득점포를 가동하며 리그 첫 승을 신고했다.

울버햄튼은 27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영국 머지사이드 에버턴에 위치한 구디슨 파크에서 열린 2023-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라운드에서 에버턴을 1-0으로 제압했다. 개막전부터 브라이튼전까지 2연패를 당했지만, 에버턴전에서 승점 3점을 가져오며 3연패 위기에서 탈출했다.

울버햄튼은 이번 시즌 사령탑을 교체했다. 지난 10일 게리 오닐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겨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전임 감독 훌렌 로페테기 감독은 이적 시장에 불만을 가졌고, 팀과 의견 조율이 안돼 결별했다. 후벵 네베스, 라울 히메네스 등 한동안 팀 핵심으로 뛰었던 선수들이 떠났지만 새로운 선수 영입이 원활하지 않았다.

실제 울버햄튼은 프리미어리그 개막 직전 "로페테기 감독과 결별하기로 합의했다. 9개월 동안 팀을 이끌었지만 이제는 끝이다. 로페테기 감독은 지난해 11월 울버햄튼에 부임해 프리미어리그 잔류를 해냈다. 그러나 구단과 특정한 사안에 대해 의견 차이가 있었다. 원만히 계약을 종료하는 것이 모두에게 최선이라 합의했다"라고 발표했다.

▲ bestof topix


로페테기 감독은 "울버햄튼과 구단 구성원 모두에게 행운이 있길 바란다. 이런 멋진 클럽을 지휘할 수 있는 기회를 줘 감사하다. 울버햄튼 모두와 이 모험을 즐길 수 있어 영광이었다. 매 순간 큰 지지와 도움에 감사를 전한다. 구단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항상 최선을 다한 선수들과 코칭 스태프 그리고 팬들에게 정말 고맙다"라며 마지막 작별 인사를 남겼다.

황희찬은 이날 경기 선발이었다. 그는 2014년 오스트리아 무대로 넘어가 유럽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 입단할 당시에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묵묵히 견디며 유럽 선수들과 경쟁했다. 주전 경쟁에 총력을 다했지만 쉽지 않은 순간은 있었다. 더 많은 출전 시간을 위해 독일 팀 함부르크 임대를 떠나 기량을 갈고 닦기도 했다.

함부르크에서 1년 임대가 끝나고 돌아온 뒤, 잘츠부르크 핵심으로 발돋움했다. 곧 엘링 홀란드, 미나미도 다쿠미와 잘츠부르크 핵심 삼각편대로 활약하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를 누볐다. 리버풀전에서 놀라운 활약으로 전 세계 축구 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챔피언스리그 등에서 맹활약에 한 단계 높은 구단들이 손짓했다. 잘츠부르크에서 한껏 경기력을 올렸기에, 같은 철학을 공유하고 있는 분데스리가 팀 라이프치히로 적을 옮겼다. 당시에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이 떠난 자리를 '스승' 제시 마치 감독이 부임했기에 적응에 큰 문제도 없어 보였다.



환경적인 요건은 긍정적이었지만, 축구는 늘 쉽지 않았다. 함부르크에서 분데스리가 무대를 경험했지만 황희찬과 완벽하게 맞아 떨어지지 않았다. 라이프치히에서 만족할 만한 출전 기회를 확보하지 못했고, 29경기만 뛴 채 울버햄튼으로 임대 이적하게 됐다.

갑자기 결정된 프리미어리그행이었다. 유럽 3대리그지만, 분데스리가보다 더 치열한 무대라 황희찬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았다. 하지만 황희찬은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또 반전을 해냈다. 울버햄튼 데뷔전에서 득점을 뽑아내며 점점 주전 자리를 꿰찼다.

영국 내 여론이 좋아졌고, 울버햄튼도 황희찬에게 만족했다. 왕성한 활동량에 저돌적인 플레이스타일은 프리미어리그와 딱 맞아 떨어졌다. 울버햄튼은 임대 한 시즌 만에 황희찬 완전 영입을 결정하면서 팀 내 주전급 선수로 대우했다.

울버햄튼 데뷔 시즌 활약에 핵심 자리를 꿰찰 줄 알았지만, 2022-23시즌에도 순탄치 않았다. 울버햄튼 팀 경기력이 떨어졌고 황희찬 출전 시간도 교체와 선발을 오가며 들쑥날쑥했다. 이적 시장 기간에 리즈 유나이티드에 부임한 제시 마치 감독이 황희찬에게 러브콜을 보낸 만큼 또 도전을 고민할 법한 순간이었다.



하지만 황희찬은 울버햄튼에서 도전을 이어가기로 결정했다. 시즌 초중반 햄스트링 부상까지 겹쳐 심리적으로 불안할 수도 있었는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반전을 해냈다. 조별리그 최종전 포르투갈전에서 천금 결승골을 넣고 한국의 16강 진출을 도왔다. 한껏 자신감을 품에 안은 채 돌아온 울버햄튼에 훌렌 로페테기 감독 부임으로 새로운 바람까지 불고 있었다.

황희찬은 로페테기 감독 신임을 듬뿍 받으며 점점 주전 자리를 꿰찼다. 어쩌면 자신에게 고질적인 햄스트링 부상을 조금이라도 줄여보고자 평소 먹던 식단까지 싹 바꿨다. 전반기에 비해 확연히 달라진 출전 시간에 컨디션을 끌어올린 그는 후반기 뉴캐슬 유나이티드전, 브랜트포드전, 에버턴전에 골 맛을 보며 포효했다.

울버햄튼에서 두 번째 시즌 마무리를 잘 끝냈다고 생각했는데, 예상치 못한 방출설이 돌았다. 영국 현지 매체 'MOT 리즈 뉴스'를 포함한 다수는 "울버햄튼이 재정적 페어플레이(FFP)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황희찬 매각을 고민하고 있다. 황희찬에게 잦은 부상이 문제였다. 영국 밖에서 새로운 도전을 모색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알렸다.



'익스프레스' 등은 황희찬 방출설을 전하면서 "올해 형편없었던 선수"라는 표현을 썼다. 토트넘 홋스퍼, 애스턴 빌라, 뉴캐슬 유나이티드 등과 얽힌 건 긍정적이지만, 로페테기 감독이 신임하고 있는 상황과 후반기 경기력을 짚어보면 황희찬 입장에서 씁쓸할 법 하다.

늘 위기를 기회로 만들며 하나둘 극복했던 황희찬이었다. 2022-23시즌이 끝나고 국내에 들어와 재충전을 하기로 했다. 다음 시즌 햄스트링 부상을 더 줄이기 위해 새로운 훈련법 등을 다각도로 시도했다. 6월 한국 대표팀에도 차출돼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고 프리시즌을 준비했다.

황희찬은 프리시즌 친선전에서 꽤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스타드 렌전에서 후반전 교체로 투입돼 쐐기골을 넣었다.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이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에서도 교체로 출발해 좋은 모습을 보였다. 브라이튼전에서도 벤치에서 후반전 조커 역할을 노렸다.

브라이튼전에서는 후반 16분 코너킥 상황에서 황희찬이 헤더로 마무리해 브라이튼 수비를 무력하게 했다. 비디오판독시스템(VAR) 결과 문제 없는 골이었다. 황희찬은 울버햄튼 팀 전체 첫 번째 골을 기록하면서 건재함을 과시했다. 축구 통계 전문 매체 '후스코어드닷컴'은 이날 교체 투입된 황희찬에게 공격진에서 가장 높은 평점인 7.1을 줬다. 선발 출전했던 실바는 6.1에 그쳤다.



울버햄튼은 3라운드 에버턴전에서 실바가 에버턴 골망을 조준했고, 쿠냐가 1.5선에서 뒤를 받쳤다. 황희찬은 측면에서 뛰었고, 레미나, 주앙 고메스, 네투가 허리에서 뛰었다. 포백은 부에노, 킬만, 도슨, 세메두였고, 골문은 조세 세가 지켰다.

에버턴은 단주마를 최전방에 배치했다. 도빈, 오나나, 두쿠레, 가너가 2선에서 화력을 지원했고, 게예가 포백 앞에서 최종 수비 라인을 보호했다. 수비는 애슐리 영, 브랜스웨이트, 타코우스키, 패터슨이었고, 골키퍼 장갑은 픽포드가 꼈다.

에버턴은 후방에서 볼을 돌린 이후 중원을 거쳐 측면 공격을 시도했다. 울버햄튼은 조직적인 압박으로 볼을 끊어 카운터 어택을 시도했다. 황희찬은 전방 압박에 시발점 역할로 빠르게 돌진해 울버햄튼 공격을 진두지휘했다. 전반 13분 에버턴 공격수 단주마가 부드럽게 오프사이드 라인을 뚫고 골키퍼와 1대1 상황을 마주했다. 골문을 향해 슈팅을 쐈지만 골대를 맞고 튕겨나와 선제골을 넣지 못했다.

울버햄튼은 황희찬을 잃을 뻔 했다. 전반 25분 황희찬이 측면으로 넓혀 질주하던 중 에버턴 태클에 고통을 호소했다. 한동안 오른쪽 다리를 부여 잡고 땅을 내리쳤는데, 의료진이 투입된 이후 그라운드에 돌아왔다. 울버햄튼 입장에서 안도의 한숨을 내 쉰 장면이었다.



에버턴은 코너킥 세트피스에서 울버햄튼을 흔들 이후 또 한 차례 슈팅을 했다. 박스 안에서 위협적인 슈팅을 시도했지만 옆 그물을 때리며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에버턴은 전반 초반과 중반에 울버햄튼을 당황하게 했는데 결과를 만들지 못하면서 고개를 떨궜다.

울버햄튼은 전반 중반을 지나 점점 볼 점유율을 회복했다. 황희찬이 측면에서 드리블보다 패스에 주력하며 울버햄튼 공격에 윤활유를 부었다. 정확한 방향 전환으로 네투에게 전달됐는데 네투의 슈팅이 허공을 가르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에버턴은 단주마가 왼발로 울버햄튼 골망을 노렸지만 또 소득을 얻지 못했다.

울버햄튼은 전반 36분 황희찬이 하프스페이스로 침투하는 동료 타이밍에 맞춰서 볼을 밀어줬다. 그러나 전방에서 세밀함이 부족해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에버턴은 프리킥 세트피스로 반등을 노렸지만 소득을 얻지 못했다. 밀고 당기는 팽팽했던 전반 혈전은 양 팀 모두 득점없이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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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전에 황희찬은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전반 중반 측면에서 당한 태클 여파로 보였다. 울버햄튼은 황희찬 자리를 아이트 누리로 바꿨다. 에버턴은 세트피스로 울버햄튼 골망을 노렸다. 곧바로 코너킥으로 울버햄튼을 흔들었지만 조세 사 골키퍼의 연속 선방쇼에 고개를 떨궜다.

후반 12분, 울버햄튼이 왼쪽 측면에서 공격 패턴을 만들어 골망을 흔들었다. 박스 안에서 헤더 슈팅이 골망을 갈랐지만 한 발 짝 앞에서 슈팅을 시도해 오프사이드 판정이 됐다. 울버햄튼이 원정길에서 선제 펀치를 날렸지만 무위에 그친 순간이었다. 선제골을 놓친 울버햄튼은 더 강하게 에버턴을 몰아쳤다. 울버햄튼은 왼쪽 측면에서 공격을 이어가다 오른쪽 측면으로 방향을 틀어 에버턴의 빈 틈을 노렸다.

후반 19분 에버턴은 도빈을 빼고 셰르미티를 넣어 그라운드에 변화를 줬다. 에버턴은 짧은 패스 이후에 두쿠레가 위협적인 슈팅을 했다. 골망으로 빨려 들어가는 볼이었지만, 조세 사 골키퍼가 역동적인 동작 뒤 손 끝으로 볼을 쳐내 울버햄튼을 위기에서 구했다. 에버턴의 위협적인 슈팅을 몇 번이고 막아낸 조세 사 골키퍼였다.

에버턴은 조세 사 골키퍼 연속 선방에 막혔지만 계속해서 몰아쳤다. 측면을 두드렸고 코너킥에서 슈팅을 시도했다. 하지만 코너킥에서도 조세 사 골키퍼의 안정적인 볼 키핑에 이렇다 할 공격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 bestof top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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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버햄튼 게리 오닐 감독은 파블로 사라비아를 넣어 선제 득점에 고삐를 당겼다. 두드리던 에버턴이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32분 두쿠레가 이번 시즌 첫 골을 신고하는 모양이었지만, 오프사이드로 무효가 됐다. 비디오판독시스템(VAR) 결과에도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경기는 울버햄튼의 골킥으로 다시 시작됐다.

울버햄튼은 두 줄 수비 대형으로 에버턴 수비를 막는데 집중했다. 에버턴은 볼 점유율을 올리며 주도권을 잡았지만 울버햄튼 수비망을 뚫어내지 못했다. 울버햄튼은 간헐적인 전방 압박을 시도했지만 에너지 레벨이 떨어졌다.

울버햄튼이 결국 선제골을 만들었다. 후반 41분 칼리아지치가 에버턴 골망을 뒤흔들었다. 에버턴 중원 간격이 한번 흐트러진 틈을 놓치지 않고 날카로운 크로스로 수비벽을 뚫어냈다. 경기 내내 주도권을 잡았던 에버턴에 찬물을 끼얹는 울버햄튼의 득점이었다.

에버턴은 남은 시간에 동점골에 총력을 다했다. 홈에서 패배를 한다면 3연패 수렁에 빠지는 위기였다. 33년 만에 흑역사 기록을 쓰는 순간이었다. 울버햄튼은 단단한 수비 밸런스에 집중했고 에버턴 공격을 침착하게 틀어막았다. 울버햄튼은 에버턴이 지친 틈을 한번씩 노리며 추가골에 집중하기도 했다. 양 팀은 추가 시간에 밀고 당기는 접전을 벌였고 경기는 울버햄튼의 승리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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