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펜저스'(어벤저스+펜싱) 구본길(34·국민체육진흥공단)과 오상욱(26·대전광역시청)이 항저우아시안게임 남자 사브르 개인 결승에 나란히 올라 금메달 두고 '집안대결'을 펼친다.
구본길은 25일 오후 중국 항저우 전자대학체육관에서 진행한 아시안게임 남자 사브르 개인 8강전에서 유시프 알샤믈란(쿠웨이트)에 15대10으로 승리했다.
앞서 오상욱은 모하마드 라바리(이란)를 15대11로 물리치며 결승에 선착했다.
이로써 한국은 두 명의 선수가 결승에 올라 아시안게임 남자 사브르 개인전 금메달 4연패를 확정했다. 구본길이 2010년 광저우대회, 2014년 인천대회,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대회 우승을 휩쓸며 아시아 남자 사브르 최강자 자리를 지켰다. 한국은 1994년 히로시마대회부터 시작된 남자 사브르 개인전 연속 결승 진출 기록을 7개 대회로 늘렸다. 7번 중 5회 우승한 한국은 이번에 6번째 별을 달며 우승 횟수에서 중국(5회)을 따돌렸다.
남자 사브르 개인 3연패한 구본길은 한국 선수 최초 아시안게임 개인전 4연패까지 한걸음만을 남겨뒀다. 개인전 3개, 단체전 2개를 포함해 아시안게임에서 총 5개의 금메달을 따낸 구본길은 이번 개인전과 단체전을 석권하면 총 7개의 금메달로 한국 아시안게임 역대 최다 금메달리스트로 우뚝 선다.오상욱은 복수전을 꿈꾼다. '몬스터' 오상욱은 자카르타-팔렘방대회 사브르 개인 결승에서 구본길에 14대15, 1점차로 석패하며 눈물을 흘렸다. 지난해 11월 발목 인대를 다친 오상욱은 피나는 재활 끝에 대표팀에 선발돼 개인 첫 아시안게임 우승선 바로 앞까지 다가왔다. 결승전은 한국시각 오후 8시50분에 열린다.
오후 7시 오상욱의 준결승전이 먼저 열렸다. 라바리에게 선제점을 내줬지만, 곧바로 따라붙었다. 2-2 상황에서 라바리의 머리를 정확히 공략해 처음으로 앞서나갔다. 팽팽한 접전이 계속되던 경기 중반 흐름이 오상욱 쪽으로 넘어갔다. 6-6 상황에서 내리 2점을 내 8-6, 2점차로 벌렸다. 기세를 탄 오상욱은 연속 4점을 따내며 14-8, 점수차를 6점까지 벌려 사실상 승기를 잡았다. 1점을 남겨둔 오상욱은 3점 추격을 당했지만, 결국 마지막 한방으로 준결승전의 승자가 됐다.8강에서 홈 이점을 안은 선전펑(중국)을 상대로 10-14로 뒤지다 마지막 5점을 내리 따내며 진땀역전승을 거뒀던 구본길은 초반 흐름이 좋지 않았다. 초반 1-5로 끌려가며 흔들렸다. 지난 3월 아빠가 된 '베테랑'의 진가는 위기 때 발휘됐다. 내리 5점을 따내면서 6-5로 역전했고, 6-6 동점 상황에서 다시 2점을 달아났다. 추격하면 달아나고 추격하면 달아났다. 한때 12-8까지 4점차로 벌어졌다. 알샤믈란이 2점차까지 좁혔으나, 다시 2점을 달아났다. 14-10, 한 발만을 남겨두고 구본길의 '금빛찌르기'가 적중했다.
한국 펜싱 역대 47번째 금메달 주인공은 누가 될까. 오후 8시50분, 승자가 결정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