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아약스 레전드 라파엘 판데르파르트가 네덜란드 최강자에서 순식간에 강등권으로 추락한 친정팀을 향해 신랄한 비판을 가했다.
스페인 카데나세르는 24일(한국시간) "아약스가 전례 없는 위기에 빠졌다"라면서 "판데르파르트는 현재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에서 강등권에 허덕이고 있는 아약스의 상황을 비판했다"고 조명했다.
아약스는 네덜란드 최고의 명문 클럽이다. 축구계 올타임 레전드로 평가 받는 요한 크라위프를 배출했고, 마르코 판바스턴, 데니스 베르캄프 등 네덜란드 레전드들이 거쳐간 팀이었다. 최근에는 21세기 최고의 스트라이커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루이스 수아레스가 아약스에 몸 담기도 했다.
1900년에 창단해 1부 리그만 36번 우승하며 최다 우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고, 네덜란드 컵대회도 20회로 가장 많이 우승했다.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의 전신인 유러피언컵에서 3연패를 기록한 팀이기도 하며 축구 역사상 2번째로 트레블(리그, FA컵,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달성한 역사 깊은 팀이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급격한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 2020/21, 2021/22시즌 네덜란드 리그 정상에 올랐고, 지난 시즌에도 페예노르트, PSV 에인트호번에 이어 3위를 차지한 강팀이지만 이번 시즌에는 7경기에서 1승만 거두는 부진 끝에 강등권인 17위에 머물러 있다. 선두 PSV와의 승점 차는 무려 22점이다.
지난 22일 꼴찌 위트레흐트에 3-4로 패한 아약스는 리그 4연패 늪에 빠졌다. 부진에서 헤어나올 기미가 보이지 않자 관중들까지 난동을 부릴 정도로 분위기가 험악하다. 지난달 라이벌 페예노르트에 0-4 참패를 당한 후 관중석에서 난동이 일어나 경기가 잠시 중단됐고, 위트레흐트전에서도 흥분한 관중들이 경기장 안으로 물건을 던지는 등 행위를 보여 중단됐다가 간신히 재개될 수 있었다.
아약스가 몰락한 가장 큰 원인으로는 짧은 기간 동안 선수단 구성이 크게 바뀌었다는 점이 꼽히고 있다. 아약스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에릭 턴하흐 감독이 지난 시즌을 앞두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떠난 후 제대로 된 후임 감독을 데려오지 못했다.
또한 누사이르 마즈라위 라이언 흐라벤베르흐 등 핵심 멤버들이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했고, 골키퍼 안드레 오나나는 인터 밀란으로 향했다. 리산드로 마르티네스와 안토니는 턴하흐를 따라 맨유로 향했고, 레프트백 니콜라스 탈리아피코는 올랭피크 리옹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이어 이번 시즌을 앞둔 여름 이적시장에서도 핵심 멤버들이 대다수 빠져나갔다. 오랜 기간 팀을 지탱해 온 마틴 스테켈렌뷔르흐 골키퍼가 은퇴를 선언한 데 이어 베테랑 공격수 두샨 타디치는 계약 만료로 팀을 떠났다.
핵심 수비수 유리엔 팀버는 아스널로 이적했고, 중원 핵심 에드손 알바레스와 모하메드 쿠두스는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로 팀을 옮겼다. 레인저스에서 영입됐던 칼빈 배시는 뚜렷한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한 시즌 만에 풀럼으로 팔렸다.
이들의 대체자를 제대로 구하지 못하면서 전력이 크게 약화됐고, 영입한 선수들은 모조리 실패해 구단 레전드 출신인 에드윈 판데르사르 CEO가 자리에서 물러나는 등 홍역을 치렀다. 위트레흐트전 패배 이후에는 감독 경질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아약스에서 프로 데뷔해던 판데르파르트는 몰락의 길을 걷고 있는 친정팀 상황에 분노했다. 카데나세르에 따르면 판데르파르트는 "더 이상 (내가 알던) 아약스가 아니다. 이제는 상대팀보다 나을 게 없다고 가정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선수들이 있어도 분위기에 휩쓸린다. 지금은 강등 후보로 생각해야 한다. 슬프지만 이게 현실이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선수단 수준에 대해서도 혹평했다. 판데르파르트는 "내가 본 대로만 말하면 똥 같은 선수들로만 구성된 똥 같은 팀"이라면서 "이 정도에 만족해야 하나? 단장이 12명의 선수들을 급하게 데려와야 할 정도로 극단적인 상황이 있었나? 1억1500만 유로(약 1650억원)면 코 풀 듯이 챔피언이 돼야 한다"고 이적시장에서 쓸모 없는 선수들을 영입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금 현장에는 계속 뛰어서는 안 되는 선수들이 뛰고 있다"고 쓴소리를 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