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두 드라구신의 에이전트가 토트넘 팬들에게 거슬릴 수 있는 발언을 남겨서 논란이다.
토트넘 훗스퍼는 12일(이하 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이탈리아 세리에A 소속 제노아로부터 드라구신을 영입하게 되어 기쁘다. 계약 기간은 2030년까지이며 등번호는 6번을 착용할 예정이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드라구신 이적설은 2023-24시즌 겨울 이적시장에서 가장 주목을 받았다. 토트넘은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요청에 따라서 이번 겨울 이적시장에서 센터백을 보강하려고 움직였다. 첫 번째 타깃은 OGC 니스에서 프랑스 리그1 대표 센터백으로 성장한 장 클레어 토디보였다.
하지만 니스는 파리 생제르맹(PSG)와 우승 경쟁 중이었기에 팀의 핵심 센터백을 시즌 도중에 매각하는 걸 원하지 않다. 니스의 구단주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소수 지분을 인수하면서 스포츠적 결정권을 손에 잡게 된 INEOS(이네오스) 그룹이었다.
토트넘 유니폼을 입게 된 라두 드라구신, 토트넘 팬들은 드라구신의 영입을 두 팔 벌려서 환영하고 있다. 하지만 그의 에이전트는 자신의 선수가 토트넘을 선택한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새다. 곧바로 논란을 일으켰다. (사진=토트넘)
결국 토트넘은 드라구신으로 빠르게 선회했다. 이적시장이 열리기 전부터 발에 땀이 나도록 빠르게 움직인 토트넘은 드라구신과 개인 합의를 마치자 곧바로 제노아와의 협상을 시작했다. 제노아와 토트넘의 협상이 긍정적으로 잘 이어지고 있던 시점에 나폴리가 갑자기 등장했다.
김민재의 바이에른 뮌헨 이적 후 수비진이 크게 흔들리고 있는 나폴리도 세리에 안에서 기대주로 떠오른 드라구신을 데려가려고 시도했던 것이다. 나폴리는 적극적으로 제안을 넣으면서 움직였지만 제노아와의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
나폴리의 도전이 실패한 뒤로 드라구신은 토트넘으로의 이적이 매우 유력했다. 독일 '스카이 스포츠'에서 활동하며 독일 이적시장 전문가로 알려진 플로리안 플레텐버그 기자는 9일 오후 "독점 뉴스다. 토트넘와 제노아가 오늘 아침 드라구신에 대해서 완전한 합의에 도달했다"고 보도했다.
토트넘 유니폼을 입게 된 라두 드라구신, 토트넘 팬들은 드라구신의 영입을 두 팔 벌려서 환영하고 있다. 하지만 그의 에이전트는 자신의 선수가 토트넘을 선택한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새다. 곧바로 논란을 일으켰다. (사진=토트넘)
플레텐버그 기자는 계약 내용까지도 상세하게 공개햇다. "토트넘은 이적료 2,500만 유로(약 360억 원)에 보너스 조항을 달았다. 드라구신은 2029년까지 토트넘과 계약을 맺었다"고 전했다.
다만 드라구신이 영국 런던으로 넘어와 메디컬 테스트를 진행하고, 오피셜 촬영을 하기 전까지 변수가 남아있었다. 김민재가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에 차출되면서 센터백 공백이 발생한 바이에른 뮌헨도 센터백 영입이 급했는데 드라구신으로 선회했다는 소식이 들린 것이다.
드라구신으로 갑자기 선회한 뮌헨은 제노아가 원했던 제안을 곧바로 넘겨줬고, 드라구신한테도 토트넘보다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면서 하이재킹을 시도했다. 모든 건 드라구신의 선택에 달린 상황이었다.
토트넘 유니폼을 입게 된 라두 드라구신, 토트넘 팬들은 드라구신의 영입을 두 팔 벌려서 환영하고 있다. 하지만 그의 에이전트는 자신의 선수가 토트넘을 선택한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새다. 곧바로 논란을 일으켰다. (사진=토트넘)
[드라구신의 놀라운 선택]
세계 최고의 구단 중 하나인 뮌헨으로 합류할 수 있는 기회, 곧바로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출 수 있는 구단이자 더 높은 연봉까지 드라구신이 뮌헨을 고를 이유는 차고 넘쳤다. 하이재킹은 축구계에서 일어나는 일반적인 일이기에 토트넘 팬들은 드라구신 영입 실패를 예상하고 있었다.
놀랍게도 드라구신은 토트넘과의 의리를 선택했다. 제노아에서 비행기를 타기 전까지도 행선지를 고민했던 드라구신은 토트넘으로 이적하기로 결심했다.
이때 영국 '가디언' 등에서 활동하면서 이적시장 전문가로 유명한 유럽 이적시장 전문가 로마노는 이적 협상이 마무리됐을 때만 붙이는 시그니처 멘트인 "HERE WE GO"와 함께 "드라구신이 토트넘으로 이적한다. 밤새 새로운 입찰 끝에 3,000만 유로(약 434억 원)가 넘는 패키지에 합의했다. 더불어 제드 스펜스가 임대로 제노아에 합류한다. 드라구신은 토트넘을 원했고, 뮌헨의 입찰에도 불구하고 개인 조건에 합의했다. 이적사가가 끝이 났다"라고 보도했다.
토트넘 유니폼을 입게 된 라두 드라구신, 토트넘 팬들은 드라구신의 영입을 두 팔 벌려서 환영하고 있다. 하지만 그의 에이전트는 자신의 선수가 토트넘을 선택한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새다. 곧바로 논란을 일으켰다. (사진=토트넘)
곧바로 영국 런던으로 향한 드라구신은 메디컬 테스트와 계약서 서명을 마친 뒤 토트넘 선수가 됐다. 드라구신은 토트넘 입단 인터뷰에서 자신이 왜 토트넘 이적을 결정했는지를 설명했다. 그는 "토트넘에 대한 관심을 듣고 입단을 결심했다고 말할 수 있겠다. 많은 생각을 하고 모든 측면을 고려한 결과, 내 커리어를 위한 최고의 선택이었다"라고 말했다.
드라구신이 가지고 있는 토트넘에 대한 기대치는 매우 높았다. 그는 "토트넘은 엄청난 팬층을 보유하고 있고, 훌륭한 스태프와 선수들을 데리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기에 입단을 기대하고 있었다. 마음속으로 이미 결정을 내린 상태였다. 정말 놀랍다. 이 모든 것을 상상하지 못했고, 모든 사람을 알아가고 경기장에서 뛰는 것이 기대된다"면서 하루빨리 토트넘 선수로서 뛰고 싶은 소감을 전했다.
토트넘 유니폼을 입게 된 라두 드라구신, 토트넘 팬들은 드라구신의 영입을 두 팔 벌려서 환영하고 있다. 하지만 그의 에이전트는 자신의 선수가 토트넘을 선택한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새다. 곧바로 논란을 일으켰다. (사진=토트넘)
드라구신이 토트넘을 선택한 또 다른 결정적인 이유는 포스테코글루 감독과의 대화였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지난 여름부터 선수 영입에 있어서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있는 중이다. 필요할 때는 선수와 직접 통화를 해서 토트넘 이적을 설득하고 있다. 제임스 매디슨, 굴리엘모 비카리오 그리고 이번 겨울에 입단한 티모 베르너까지도 포스테코글루 감독과의 대화가 결정적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언변은 드라구신의 마음까지 움직였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내가 구단에 입단하기를 원했고, 내 플레이 방식이 마음에 들며, 내가 이 팀에 잘 맞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는 분명히 내게 도움이 되었고, 감독과 이야기를 나누자마자 정말 좋은 유대감을 느꼈다. 나는 수비 라인이 높고, 공격적이며, 후방에 수비할 공간이 많은 이런 축구를 좋아한다. 정말 기대된다"고 언급했다.
토트넘 유니폼을 입게 된 라두 드라구신, 토트넘 팬들은 드라구신의 영입을 두 팔 벌려서 환영하고 있다. 하지만 그의 에이전트는 자신의 선수가 토트넘을 선택한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새다. 곧바로 논란을 일으켰다. (사진=토트넘)
[드라구신 에이전트의 언론 플레이 논란]
토트넘 팬들은 팀의 심각한 수비 문제를 초래하던 에릭 다이어를 바이에른 뮌헨으로 처분하고, 팀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드라구신을 영입한 점에 대해서 크게 만족하고 있다. 그러나 드라구신의 에이전트가 곧바로 새로운 논란을 만들기 시작했다.
드라구신의 에이전트는 토트넘과 협상을 시작했을 때부터 계속해서 언론 플레이를 시도해 토트넘 팬들에게 이미 '밉상'으로 찍힌 상태였다.
드라구신이 토트넘 이적을 선택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드라구신이 토트넘행을 마음 속으로 결정을 내린 뒤 드라구신 에이전트는 루마니아 매체인 'GSP'를 통해 "뮌헨은 세계에서 가장 큰 클럽 중 하나다. 우리가 뮌헨을 거절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면서 토트넘 팬들의 심기를 거슬리게 했다.
토트넘 유니폼을 입게 된 라두 드라구신, 토트넘 팬들은 드라구신의 영입을 두 팔 벌려서 환영하고 있다. 하지만 그의 에이전트는 자신의 선수가 토트넘을 선택한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새다. 곧바로 논란을 일으켰다. (사진=토트넘)
가뜩이나 토트넘 팬들은 해리 케인이 뮌헨으로 이적하면서 별로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또한 그는 "우리는 결정을 바꾸는 게 어렵다고 말했다. 궁극적으로 드라구신와 그의 가족이 원했던 건 토트넘이다. 뮌헨은 더 좋은 제안을 넣어줬다. 하지만 그는 토트넘행이 경력에 있어서 올바른 단계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이 정도로만 마무리됐다면 이적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해프닝 정도로 끝났을 것이다. 그러나 드라구신의 토트넘 입단이 확정된 후에도 그의 언론 플레이는 끝나지 않았다. 그는 "3~4년 후에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드라구신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며 세계 최고의 클럽에 도달하기를 바란다. 뮌헨은 가장 큰 클럽 중 하나이지만, 그의 꿈은 레알이나 바르셀로나다"고 전했다.
레알, 바르셀로나 그리고 뮌헨에 비해서 토트넘이 작은 구단이며 트로피를 획득할 수 있는 확률이 낮은 것도 사실이다. 토트넘 팬들도 이를 모르지 않는다. 하지만 새로운 팀으로 이적하자마자 더 좋은 팀으로 가겠다고 말하는 건 토트넘과 팬들을 존중하지 않는 행보다. 당연히 팬들이 분노해도 이상하지 않다.
사진=토트넘
[드라구신의 데뷔전은 언제?]
드라구신 에이전트의 논란 발언을 뒤로 하고, 토트넘 팬들은 곧 경기장에서 드라구신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토트넘은 오는 15일 오전 1시 30분 영국 맨체스터에 위치한 올드 트래포드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21라운드를 치른다. 토트넘은 12승 3무 5패(승점 39)로 5위, 맨유는 10승 1무 9패(승점 31)로 8위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맨유전 사전 기자회견에서 드라구신의 맨유전 출전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프리미어리그로 이적한 해외 선수들은 워크퍼밋 허가 절차를 걸쳐야 한다. 이를 두고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가능할 것이다. 내 분야는 아니지만, 내가 들은 바로는 일요일 경기까지 발급될 거라고 확신한다"고 답변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 또한 드라구신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그는 "나는 드라구신이 우리에게 가장 적합한 선수라고 생각했다. 이적시장이 시작되기 전에 우리는 그를 최우선으로 영입하기로 결정했다. 드라구신의 수비력과 신체적 특성이 마음에 들었고, 아직 성장할 여지가 많다고 생각했다. 그에게 발전 가능성이 많다. 이제 겨우 21살이고 세리에에서 1년밖에 뛰지 않은 선수지만, 우리가 원하는 선수의 프로필에 딱 들어맞았다"며 드라구신 영입을 결정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