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적응력' 이정후, 까다로운 美 인정까지 열흘도 안 걸렸다… SF 혼란 끝낼 종결자 왔다

72 0 0 2024-03-05 20:04:4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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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보다 두 단계 정도 수준이 낮은 KBO리그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있다. 좋은 타자지만 1억1300만 달러를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었느냐는 의문에도 답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선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가 연일 좋은 타격을 펼치며 현지 팬들과 언론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이번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가장 좋은 대우를 받은 순수 야수 중 하나인 이정후가 그 가치를 증명하는 데는 보름도 걸리지 않았다.

시범경기 데뷔 후 연일 안타를 때리며 현지 언론과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이정후는 5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솔리트리버필즈 앳 토킹스틱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와 시범경기에 선발 1번 중견수로 출전해 2타수 1안타 1볼넷 1타점을 기록하는 등 맹활약했다. 이정후의 시범경기 성적은 이날까지 총 5경기 출전에 타율 0.462(13타수 6안타), 출루율 0.533, 장타율 0.769, OPS(출루율+장타율) 1.302로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미 시범경기 홈런포를 터뜨렸고, 도루도 하나를 기록하는 등 그간 이정후에 대한 선입견을 깨고 있는 게 중요하다.

시범경기 성적이 큰 의미가 없다고 하지만, 첫 시즌인 이정후에게는 조금 다른 이야기다. 이정후는 메이저리그, 아니 미국에서의 경기 자체 경력이 없다. 완전히 다른 문화, 완전히 다른 투수들과 상대해야 한다. 시범경기에서 부지런히 그것을 익히는 게 중요하다. KBO리그에서 7년을 뛰었지만, 시범경기 자체는 루키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이다. 이정후도 시범경기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최대한 많이 부딪혀 보려고 하고, 최대한 많이 실험하려고 한다. 들뜨지 않고 차분하게 일정을 진행 중이다.

게다가 1억1300만 달러를 받은 선수다. 현지 언론은 이정후의 일거수일투족에 주목한다. 조금이라도 부진하면 받은 돈값을 못한다며 득달같이 달려드는 미국 언론이다. 김현수(LG)의 볼티모어 시즌 첫 해 스프링트레이닝이 그랬다. 당시 김현수는 시범경기에서 부진했고, 현지 언론들은 김현수를 마이너리그로 강등해야 한다면서 비판에 앞장 섰다. 물론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있어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지만 김현수 스스로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심리적으로 압박을 받던 시기였다. 심리적 문제는 결국 경기력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정후의 시범경기 초반이 중요했던 이유다.

하지만 이정후는 가장 중요했던 첫 5경기를 잘 풀어나갔다. 5경기 타율이 무려 0.462에 이른다. 거의 5할에 가깝다. 이정후의 콘택트 능력이 우수하고, 샌프란시스코가 거액을 지를 만한 가치가 있었다는 것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5일 콜로라도전도 그랬다. 다시 안타를 만들었고, 볼넷을 골랐다. "콘택트 능력이 뛰어나며, 삼진보다 볼넷이 더 많을 정도로 선구안이 좋고 타구를 인플레이할 수 있는 자질이 있다"는 평가 그대로다.

이날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를 리드오프 중견수로 다시 출전시켰다. 적어도 이정후가 뛰는 날은 샌프란시스코 라인업 오더의 첫 자리는 별다른 고민이 없는 상태다. 복사해서 붙여넣으면 되는 수준이다. 이정후는 이날까지 5경기를 모두 리드오프 및 중견수로 나섰다. 이변이 없다면 앞으로 시범경기에도, 그리고 개막전에서도 이 자리에 위치할 가능성이 크다. 이정후가 공격 선봉에 선 가운데 샌프란시스코는 마이크 야스트렘스키(우익수)가 이정후와 테이블세터를 이루고 그 뒤로는 마이클 콘포토(좌익수)-J.D. 데이비스(1루수)-패트릭 베일리(포수)-데이비드 비야(3루수)-파블로 산도발(지명타자)-닉 아메드(유격수)-브렛 위슬리(2루수)가 위치했다. 3년 5600만 달러 계약을 한 맷 채프먼의 가세로 3루 주전 자리를 잃어버릴 위기인 J.D 데이비스가 1루로 옮겨 포지션 활용성을 실험했다.

이날 콜로라도 선발 투수는 다코타 허드슨이었다. 메이저리그급 투수로 이정후가 스파링을 하기 좋은 기량을 가지고 있었다. 지금 이정후는 아웃이 되더라도 수준 높은 선수들의 공을 최대한 많이 보는 게 중요한데 허드슨은 그런 투수였다. 허드슨은 2016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에서 세인트루이스의 1라운드(전체 34순위) 지명을 받은 선수다. 세인트루이스가 애지중지 키웠던 선수고, 2018년 세인트루이스 소속으로 빅리그에 데뷔했다. 2019년에는 16승7패 평균자책점 3.35를 기록했을 정도로 실적을 가지고 있는 투수다. 메이저리그 통산 38승과 평균자책점 3.84를 기록했고, 올 시즌을 앞두고 콜로라도 유니폼을 입었다. 

1회 이정후는 허드슨의 초구 91마일짜리 패스트볼을 지켜봤다. 2구째도 빠른 공이 스트라이크존 복판에 들어오자 이번에는 배트를 냈다. 다만 외야로 나가지는 못했다. 2루수 브랜든 로저스가 잡아 아웃카운트를 만들었다.

하지만 두 번째 타석부터는 연속 출루하며 힘을 냈다. 2-0으로 앞선 2회 2루 상황에서 이날 두 번째 타석을 맞이한 다시 허드슨과 맞붙었다. 허드슨이 이정후 타석 때 제구가 흔들렸다. 이정후는 공을 잘 지켜봐 3B-1S의 유리한 카운트로 끌고 갔고, 5구째 슬라이더를 잘 참아내며 볼넷으로 출루했다. 도루나 득점은 없었으나 수준급 투수를 상대로 이정후의 선구안이 돋보였다.

세 번째 타석에서는 기어이 안타를 뽑아냈다. 그것도 적시타였다. 샌프란시스코는 3-1로 앞선 4회 아메드의 몸에 맞는 공, 위슬리의 우전 안타로 무사 1,3루 기회를 이정후에게 넘겼다. 출루만 잘하는 게 아니었다. 해결 능력도 있었다. 이정후는 두 번째 투수 라이언 펠트너를 상대로 3구째 체인지업을 정확하게 받아 쳐 3루 주자를 불러들이는 적시타를 기록했다. 시범경기 들어 세 번째 타점이었다.

보통 주축 선수들은 시범경기 초반 2~3타석을 소화하고 경기에서 빠진다. 이정후도 계속 그랬다. 이정후의 이날 타석도 세 번으로 예정되어 있었고, 이정후는 적시타 이후 대주자 체이스 핀더로 교체돼 경기를 마쳤다. 한 타석 정도 더 봤으면 좋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좋은 타격감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이날 경기는 샌프란시스코가 콜로라도에 10-12로 졌다.

◆ 장점 보여주고, 선입견 지우고… 이정후, SF의 앓던 이 뽑아준다

이정후의 시범경기 첫 5경기를 요약하면 장점은 보여주고, 선입견은 지우고 있다. 이정후는 콘택트 능력과 타구를 인플레이시키는 능력에서 큰 인정을 받고 있다. 중견수 수비는 메이저리그에서도 평균 이상은 된다는 게 스카우트들의 평가였다. 반대로 파워와 주력은 다소 떨어진다는 게 중론이었다. 파워와 주력에서 이정후에 큰 기대를 거는 이는 많지 않았다. KBO리그에서도 홈런이나 도루 개수가 주목받았던 선수는 아니다. 단순히 '3할을 칠 수 있는' 교타자로 인식된 것도 사실이다. 그런 시각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정후에 6년 총액 1억1300만 달러를 투자한 것은 과하다는 인식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정후는 단점까지 지우고 있다. 단순히 안타만 만들어내는 타자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2월 28일 시애틀과 경기에서 상대 에이스급 투수이자 지난해 메이저리그 올스타인 조지 커비를 상대로 2S의 불리한 카운트에서 안타를 때리며 '삼진을 잘 당하지 안는다'는 것을 보여줬다. 3월 1일 애리조나와 경기에서는 어마어마한 타구 속도의 홈런과 장타로 '이정후는 파워가 없다'는 세간의 인식을 불식시켰다.

3월 2일 텍사스와 경기에서도 불리한 카운트에서 안타를 쳤고, 3월 4일 클리블랜드와 경기에서는 2타수 1안타에 1볼넷, 그리고 도루까지 성공시키며 '이정후의 발이 생각보다 빠르다'는 것을 재확인했다. 이어 이날도 안타 하나와 볼넷 하나를 추가하며 시범경기 출루율을 0.533까지 끌어올렸다. 이정후가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는 데까지 열흘도 안 걸린 셈이다. 5경기면 충분했다. 이제 이 기세를 이어 가는 것이 남았다. 

지역 유력 매체인 '머큐리뉴스' 또한 5일 경기 후 '샌프란시스코는 올해 그들의 오더에 질서와 안정을 찾길 바라는 희망 속에 이정후와 계약했다. 그리고 캠프에서 이 한국인 선수는 (팀이 원했던) 바로 그것을 해내고 있다'면서 '월요일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솔트 리버 필즈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경기에서 2타수 1안타를 기록한 이정후는 출전한 5번의 캑터스리그 경기에서 모두 안타 1개를 기록하고 있다'고 성적을 칭찬했다.

이어 '머큐리뉴스'는 '25세 중견수의 스프링트레이닝 슬래시 라인은 타율 0.462, 출루율 0.533, 장타율 1.302에 홈런 하나를 기록하고 있다. 작은 표본 크기이지만 지난 시즌 9명의 다른 리드오프를 기용하고 이정후와 6년 1억1300만 달러에 계약한 팀에게는 고무적인 신호'라면서 '이정후는 2022년 KBO에서 MVP로 선정되었고, 7시즌 동안 타율 0.340, 출루율 0.407, 장타율 0.491의 슬래시 라인을 기록했다'고 이정후에 대한 기대치를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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