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할 육박'인데 탈락이라니…시범경기 타율 0.477 박효준, 이정후와 짧은 만남 후 마이너행

130 0 0 2024-03-27 16:50:2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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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메이저리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박효준. 2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원정 게임에 앞서 이정후와 만남을 가졌다. 박효준은 이날 게임을 끝으로 구단 산하 트리플A 팀으로 이동한다. 사진 AP 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메이저리그 개막 엔트리 진입을 노렸던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박효준이 시범경기 호성적에도 불구하고 마이너리그에서 2024 시즌을 맞게 됐다.

박효준은 2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원정 게임에서 1타수 무안타 1삼진을 기록했다.

박효준은 이날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경기 시작 전 올해 샌프란시스코 소속으로 메이저리그 데뷔를 앞두고 있는 후배 이정후와 잠시 인사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됐다.

박효준은 벤치에서 게임을 지켜보던 중 오클랜드가 3-0으로 앞선 6회말 수비 시작과 함께 로렌스 버틀러를 대신해 우익수로 투입됐다.

박효준은 샌디에이고가 3-0으로 리드한 8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샌프란시스코 투수 타일러 로저스를 상대로 출루를 노렸다. 로저스의 초구 2구가 모두 볼이 되면서 유리한 볼카운트를 선점했다.

미국 메이저리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박효준. 2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원정 게임에서 1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박효준은 이날 게임을 끝으로 구단 산하 트리플A 팀으로 이동한다. 사진 AP 연합뉴스

박효준은 투 볼에서 로저스의 3구째 130km짜리 싱커를 받아쳤지만 파울이 됐다. 이어 4구째 130km짜리 싱커를 지켜봤고 주심이 스트라이크 콜을 선언, 투 볼 투 스트라이크에서 로저스와 승부를 이어갔다.

박효준은 로저스의 5구째 115km짜리 슬라이더에 당했다. 바깥쪽 스트라이크 존에서 크게 휘어져 들어오는 공에 헛스윙을 하면서 삼진으로 물러났다.

박효준은 이날 시범경기 최종전을 끝으로 산하 트리플A팀 라브베가스 에비에이터스로 이동한다. 시범경기 기간 타율 0.477(44타수 21안타) 1홈런 9타점, OPS 1.137로 맹타를 휘둘렀지만 초청 선수 신분이라는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메이저리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박효준. 2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원정 게임에서 1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박효준은 이날 게임을 끝으로 구단 산하 트리플A 팀으로 이동한다. 사진 AP 연합뉴스

오클랜드는 오는 2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의 오클랜드 콜리시엄에서 열리는 클리블랜드 가디언즈와의 2024 메이저리그 미국 본토 개막전을 치른다. 박효준은 26인 로스터에 포함되지 않았다.   

1996년생인 박효준은 아마추어 시절 초고교급 내야수로 이름을 떨쳤다. 야탑고 재학 중 1년 선배 김하성을 2루수로 밀어내고 2학년 때부터 주전 유격수로 활약했다.

박효준은 야탑고 2학년 재학 중 고교야구 공식 대회 27경기에서 타율 0.371(97타수 36안타) 1홈런 18타점 OPS 1.032, 3학년 때는 23경기 타율 0.392(74타수 29안타) 6홈런 34타점 OPS 1.372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또래 선수들을 말 그대로 압도하고 고교 무대를 평정했다. 

미국 메이저리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박효준. 2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원정 게임에서 1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박효준은 이날 게임을 끝으로 구단 산하 트리플A 팀으로 이동한다. 사진 AP 연합뉴스

박효준은 고교 졸업 후 KBO리그 대신 메이저리그 도전을 택했다. 2015 KBO리그 1차 지명을 앞두고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가 구애를 보냈지만 박효준은 미국으로 향했다.

박효준은 뉴욕 양키스와 계약을 맺고 2015년 태평양을 건너갔다. 양키스는 박효준에게 116만 달러(약 15억 6000만 원)의 높은 계약금을 안겼다.

박효준은 마이너리그에서 차근차근 경험을 쌓은 끝에 2021년 양키스 유니폼을 입고 빅리그에 첫발을 내디뎠다. 역대 25번째 한국인 메이저리거가 됐다.

미국 메이저리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박효준. 2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원정 게임에서 1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박효준은 이날 게임을 끝으로 구단 산하 트리플A 팀으로 이동한다. 사진 AP 연합뉴스

박효준은 2021년 7월 트레이드를 통해 피츠버그 파이리츠로 둥지를 옮겼다. 빅리그 데뷔 시즌 45경기서 타율 0.195(128타수 25안타) 3홈런 14타점을 기록했다. 2022 시즌에는 23경기서 타율 0.216(51타수 11안타) 2홈런 6타점에 그쳤고 결국 정규리그 종료 후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됐다.

박효준은 지난 2022년 11월 보스턴 레드삭스로 이적, 빠르게 새 소속팀을 찾았다. 하지만 새 둥지를 찾은 기쁨도 잠시 약 한 달 만인 12월 다시 방출 대기 조처됐고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로 트레이드됐다.

박효준의 시련은 계속됐다. 애틀랜타에서 마이너리그로 강등된 뒤 빅리그로 복귀하지 못한 채 2023 시즌을 마무리했다. 박효준의 2023 시즌 성적은 애틀랜타 산하 트리플A 그위넷 스트라이퍼스에서 101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2(317타수 83안타) 6홈런 42타점이다. 

미국 메이저리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박효준. 2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원정 게임에서 1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박효준은 이날 게임을 끝으로 구단 산하 트리플A 팀으로 이동한다. 사진 AP 연합뉴스

박효준은 2023 시즌이 끝난 뒤 또 한 번 방출의 아픔과 마주했다. 그위넷 스트라이퍼스는 지난해 11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박효준을 포함한 선수 20명의 방출 소식을 발표했다.

박효준은 자유계약(FA) 신분이 된 상태에서 미국 잔류와 국내 복귀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하지만 한국야구위원회(KBO) 규약에 따라 한국으로 돌아오더라도 곧바로 신인드래프트 참가가 불가능했다.

KBO는 아마추어 유망주들의 무분별한 해외 진출을 막고자 신인드래프트를 거치지 않고 국외 리그에 직행한 선수는 외국 구단과 계약 종료 후 2년 동안 국내 구단과 계약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박효준은 일단 올해 미국에서 계속해서 도전을 이어가기로 했다. 오클랜드와 스프링캠프 초청선수 조건이 포함된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했다. 오클랜드는 2023 시즌 50승112패로 승률 0.309를 기록, 메이저리그 전체 팀 중 최하위에 머물렀다.

미국 메이저리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박효준. 2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원정 게임에서 1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박효준은 이날 게임을 끝으로 구단 산하 트리플A 팀으로 이동한다. 사진 AP 연합뉴스

오클랜드는 팀 내 내야 뎁스가 얇은 편이다. 주전 경쟁을 이겨내야 하는 박효준에겐 새로운 기회의 장이 열릴 수 있다. 박효준은 오클랜드의 40인 로스터엔 들지 못했지만 빅리그 캠프 명단엔 이름을 올렸다. 확실히 눈도장을 찍는다면 메이저리그 재진입을 이룰 수도 있었다.

CBS스포츠는 지난해 11월 박효준의 오클랜드행이 확정된 이후 "지난해 112패를 당한 오클랜드에서 재기할 좋은 기회를 얻었다"면서도 "우선 2024시즌은 트리플A에서 시작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전망했다.

박효준은 오클랜드 유니폼을 입고 펄펄 날았다. 빅리그 코칭스태프는 물론 프런트에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비록 2024 시즌을 마이너리그에서 시작하지만 현재 컨디션만 유지한다면 충분히 메이저리그 콜업을 노려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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