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열린 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에서 티샷을 하는 윤상필. 2017년 KPGA 투어에 뛰어든 이래 첫 우승을 차지했다. 윤상필은 올 시즌 목표를 3승으로 잡았다. [사진 KPGA] ‘미완의 기대주’ 윤상필(26)이 생애 처음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정상에 올랐다. 올 시즌 개막전에서 쟁쟁한 경쟁자들을 모두 제치고 우승하며 무명 돌풍을 예고했다.
윤상필은 14일 강원도 춘천시 라비에벨 골프장 올드코스에서 열린 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 최종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7개를 잡아 나흘 합계 18언더파 266타로 우승했다. 챔피언조에서 함께 경쟁한 베테랑 박상현(41)을 4타 차이로 꺾고 기쁨의 축하 물세례를 받았다. 우승 상금은 1억4000만원이다.
1998년생인 윤상필은 어린 시절 축구를 했지만, 아버지의 권유로 골프의 길로 들어섰다. KPGA 투어 무대는 2017년부터 밟았다. 1m85㎝의 큰 키를 활용한 장타가 돋보였지만 숏게임의 약점을 보완하지 못해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지난 2018년 9월 추천 선수로 출전한 휴온스 셀러브리티 프로암에서 준우승한 게 이전까지 개인 최고 성적이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숏게임을 집중 보완한 윤상필은 개막전에서 달라진 플레이를 선보였다. 1라운드에서 안정적인 퍼트로 버디만 10개를 잡아 단독선두로 치고 나갔다. 이어 2라운드 10언더파 공동선두, 3라운드 11언더파 공동 2위로 상위권을 유지한 뒤 마지막 날 7타를 줄여 자신의 77번째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골프 12언더파 단독선두 박상현에게 1타 뒤진 채 최종라운드를 출발한 윤상필은 전반 시작과 함께 3연속 버디를 잡아 흐름을 탔다. 이어 6번 홀(파4)과 9번 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해 3타차 단독선두로 올라섰다. 경쟁자 박상현이 파3 12번 홀에서 짧은 파 퍼트를 놓치며 윤상필과의 격차가 4타로 벌어졌다.
기회를 잡은 윤상필은 13번 홀(파4)에서 페어웨이와 그린을 정확하게 지켜 1타를 줄였다. 파5 15번 홀에서는 투 온 공략을 통해 쐐기 버디를 낚았다. 이어 4타의 리드를 안고 맞이한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도 안정적인 플레이로 파를 잡아 우승을 확정했다. 지난해 상금왕에 오른 박상현은 왼쪽 발목 부상을 안고 개막전 우승에 도전했지만, 마지막 날 통증이 심해지면서 통산 13승째를 다음으로 미뤘다.
윤상필은 “얼떨떨하다. 축하 전화를 받으면 비로소 실감이 날 것 같다”면서 “주변에서 도와주신 분들이 정말 많다. 특히 가족들과 코치님들께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올해 목표는 3승이다. 일부러 목표를 크게 잡았는데, 개막전에서 일단 첫 번째 우승을 만들어내며 순조롭게 출발했다. 앞으로 계속 우승을 추가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메디힐 한국일보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든 박지영. 최종 라운드 16번 홀에서 보기를 해 노보기 우승을 놓쳤다. [사진 KLPGA] 같은 날 인천 영종도 클럽72 골프장 하늘코스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에선 박지영(28)이 22언더파 266타로 정상을 밟았다. 마지막 날 버디 6개와 보기 1개로 5타를 줄여 16언더파의 정윤지(24)를 여유롭게 제쳤다. 통산 8승째로 우승 상금은 1억8000만원이다. 지난해 3승을 휩쓴 박지영은 이번 대회에서 3라운드까지 보기를 적지 않았다. 만약 최종라운드에서도 보기 없이 우승했다면 역대 KLPGA 투어 최초로 72홀 노보기 우승을 기록할 수 있었지만, 16번 홀(파3)에서 유일한 보기가 나와 간발의 차로 대기록 달성을 놓쳤다. 박지영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위염이 생겨 컨디션 조절이 쉽지 않았다. 다행히 샷 감각이 좋아서 우승을 할 수 있었다”면서 “이번엔 노보기 우승을 아쉽게 놓쳤지만, 다른 대회에서 다시 도전하겠다. 또한 올 시즌 목표로 잡은 4승을 달성하기 위해 뛰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