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 프리미어리그 스카우터들이 황인범의 경기를 보기 위해 세르비아에 온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포포투=김아인]
프리미어리그 스카우터들이 황인범의 경기를 보기 위해 세르비아에 온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22일(한국시간) 세르비아 매체 '인포머'를 비롯해 현지 매체들은 일제히 프리미어리그 구단 소속 스카우터들이 다가오는 츠르베나 즈베즈다와 파르티잔 베오그라드의 세르비아컵 준결승전 경기를 보기 위해 세르비아에 온다고 보도했다. 이들이 오는 이유는 황인범을 지켜보기 위해서라고 알려졌다.
'인포머'는 "소식통에 따르면 프리미어리그 한 클럽이 황인범에게 관심을 갖고 있다. 황인범은 세르비아 수페르리그보다 더 강한 리그에서 뛸 수 있다. 즈베즈다는 그에게 좋은 환경이지만 재정적으로 강력한 제안이 오면 경영진은 이를 고려할 것이다. 황인범이 원한다면 놓아줄 것이다. 프리미어리그 중위권 클럽 스카우터들이 그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 물론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돈을 많이 지불해야 할 것이다"고 전달했다.
황인범은 세르비아 명문 즈베즈다의 핵심으로 맹활약 중이다. 올 시즌 리그와 컵 대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포함 모든 대회 29경기에 출전해 5골 5도움을 기록 중이다. 즈베즈다는 26승 2무 3패로 리그 1위에 올라 있고, 올 시즌 우승컵을 들 확률이 유력하다. 매체에서 언급한 세르비아컵에서도 트로피를 노리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프리미어리그 스카우터들이 황인범의 경기를 보기 위해 세르비아에 온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즈베즈다에서 생애 첫 챔피언스리그 데뷔와 데뷔골까지 성공시켰다. 황인범은 지난 9월 20일 맨체스터 시티 원정을 떠나며 처음 UCL 무대를 밟았다. 첫 경기에서 패배했지만 맨시티를 상대로 황인범이 기점이 된 선제골을 넣으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후 황인범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맨시티의 펩 과르디올라 감독을 동경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입단 당시 UCL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황인범은 손흥민과 황희찬에게 들은 조언을 공개하며 "두 사람이 90분 동안 쉬지 않고 달릴 준비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나는 팀을 도울 준비가 되어 있고, 지치지 않고 개처럼 뛸 수 있다. 맨체스터에서 가져오는 승리를 축하하면서, 내 생일도 함께 축하하고 싶다. 그렇게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맨시티와의 1차전은 황인범의 생일인 9월 20일에 열렸다.
조별리그가 진행되는 동안 팀은 16강 진출에 실패했지만, 최종전에서 유종의 미를 거뒀다. 비록 경기는 2-3으로 패했지만, 그는 꿈의 무대에서 동경해온 팀을 상대로 1골 1도움을 올렸다. 경기 후 황인범은 세르비아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팀이 자랑스럽다.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지만 우리는 끝까지 공격했다. 맨시티 같은 팀에 골을 넣은 내 스스로가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 프리미어리그 스카우터들이 황인범의 경기를 보기 위해 세르비아에 온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황인범은 대전 시티즌(현 대전하나시티즌) 출신이다. 2018 자카르타-팔렘팡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해외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첫 클럽으로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의 밴쿠버 화이트캡스를 택했다.
이후 러시아의 명문 루빈 카잔으로 이적했다. 꾸준히 자리를 잡으며 커리어를 이어나가는 듯 했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슈가 터졌다. 국제축구연맹(FIFA)에서 외국인 선수들의 계약을 자유롭게 풀어주면서, 황인범은 새로운 클럽을 찾아 나섰다.
황인범은 우선 한국으로 눈을 돌렸다. FC서울 단기 임대를 택했다. 경기 감각을 유지하면서 지난 시즌을 앞두고 그리스의 올림피아코스에 합류했다. 입단 후 주전으로 자리매김하며 40경기 5골 4도움을 기록했다. 활약을 인정받아 2022-23시즌 올림피아코스 '올해의 선수'로 선정됐다.
사진=게티이미지. 프리미어리그 스카우터들이 황인범의 경기를 보기 위해 세르비아에 온다는 소식이 전해졌다.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프리미어리그 스카우터들이 황인범의 경기를 보기 위해 세르비아에 온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시즌을 마친 뒤 황인범은 구단에 이적을 요청했다. 올림피아코스는 당혹스러워 했다. 계약 기간을 두고 양측은 이견을 보였다. 그리스 언론들과 팬들 사이에서는 황인범이 팀을 위하지 않고 개인적인 이익을 추구하려 했다며 비난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각종 매체에서 황인범이 팀을 배신하려 했다는 보도를 내놓았다. 구단 역시 이적료 1천 500만 유로(약 220억 원)를 낼 수 있는 팀이 없다면 황인범을 내보내지 않으려고 했다.
법정 공방까지 이어지며 분쟁이 심화됐다. 올림피아코스는 출전 명단에서도 황인범을 제외하기 시작했다. 당시 올림피아코스는 구단주가 같은 프리미어리그의 노팅엄 포레스트에서 미드필더 구스타보 스카르파를 임대 영입한 바 있으며, 이에 일각에서는 황인범의 대체자로 데려간다는 소문이 돌았다. 황인범 역시 시즌 시작 후 올림피아코스를 떠났다고 전해지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즈베즈다가 황인범에게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였다. 유럽 각국 이적시장이 9월 1일 마감되는 상황에서 황인범이 이적할 수 있는 팀을 찾지 못해 한 시즌을 통으로 날릴 수도 있었지만, 다행히 즈베즈다가 적극적으로 구애하며 황인범은 새로운 기회를 얻게 됐다. 황인범은 550만 유로(약 80억 원)로 구단 역대 최고 이적료를 경신하기도 했다.
사진=즈베즈다. 프리미어리그 스카우터들이 황인범의 경기를 보기 위해 세르비아에 온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세르비아 매체들도 황인범에 대한 소식을 전했다. 세르비아의 '스포르탈'은 "즈베즈다 사상 최고로 비싼 엄청난 선수가 왔다. 황인범은 대한민국의 대표팀으로 카타르 월드컵에도 출전했다. 즈베즈다는 이번 이적으로 구단 첫 한국인 선수를 받았다. 26살의 중앙 미드필더인 그는 지난해 올림피아코스에서 주전으로 뛰었다. 올림피아코스가 팀을 재정비하기로 결정하면서, 황인범에게 마침 제안을 보낼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그리스 매체 '가제타 그리스'는 황인범의 이적료가 550만 유로에 달한다고 전했다. 또한 황인범이 팀에 복귀하려고 했으나, 구단 관계자들이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했다. 결국 서로의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내린 선택이었다고 매체는 말했다.
즈베즈다는 자국 리그와 컵대회에서 우승을 쓸어담고 있는 동유럽의 명문 클럽이다. 리그에서 9번의 최다 우승을 거뒀고, 1990-91시즌 UCL에서도 우승한 적 있다. 최근 6시즌 동안 연속 우승에 빛나면서 유럽대항전에도 꾸준히 출전하고 있었다. 최대 라이벌은 리그 2위를 달리고 있는 파르티잔이다. 지난 겨울 우리나라의 고영준이 이적하면서 세르비아에서 코리안 더비가 성사되기도 했다.
사진=즈베즈다. 프리미어리그 스카우터들이 황인범의 경기를 보기 위해 세르비아에 온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황인범은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중원을 책임지고 있는 핵심 미드필더다. 파울루 벤투와 위르겐 클린스만 전 대한민국 대표팀 감독 체제에서 부동의 주전으로 활약했고, A매치 58경기에 출전해 6골 2도움을 올렸다.
어느덧 20대 후반인 27세가 되었다.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전성기인 만큼 프리미어리그에서 좋은 제안이 온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 황인범이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한다면, 한국인 역대 17번째 프리미어리거가 탄생한다. 특히 황인범과 같은 미드필더 선수의 경우 지난 2012-13시즌 카디프 시티에 이적했던 김보경 이후 12년 만에 처음으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한국인 미드필더가 탄생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