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회 등판 없었는데"…감 잡은 'KBO MVP' 페디, 8⅓이닝 2실점 '인생투'로 빛났다

114 0 0 2024-04-29 08:33:3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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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디는 한국시간 29일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개런티드레이트필드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탬파베이 레이스전에서 선발 등판. 8.1이닝 2실점으로 개인 역대 한 경기 최다 투구를 선보여 팀의 4-2 승리를 견인했다. 시즌 기록은 2승. 연합뉴스 AFP

(엑스포츠뉴스 박정현 기자) "메이저리그에서 9회는 물론, 8회에도 등판한 적이 없었다."

지난해 KBO 리그 MVP이자 KBO 리그 역수출 신화를 쓰고 있는 에릭 페디(시카고 화이트삭스) 자신도 놀랄 깜짝 호투를 선보여 팀의 시리즈 싹쓸이 승리를 견인했다.

페디는 29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개런티드레이트필드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탬파베이 레이스전에서 올 시즌 여섯 번째 선발 등판에 나섰다. 최종 성적 8⅓이닝 7피안타(1피홈런) 9탈삼진 무4사구 무실점. 자신의 역대 한 경기 최다 투구를 선보이며 시즌 2승(무패)을 챙겼다. 지난 18일 캔자스시티 로열스(5⅔이닝 1실점) 이후 두 경기 만에 승리다.

페디는 한국시간 29일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개런티드레이트필드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탬파베이 레이스전에서 선발 등판. 8.1이닝 2실점으로 개인 역대 한 경기 최다 투구를 선보여 팀의 4-2 승리를 견인했다. 시즌 기록은 2승. 연합뉴스 AFP

◆팀의 시즌 첫 싹쓸이 승리를 이끌어라…어깨가 무거웠을 페디

화이트삭스는 탬파베이와 홈 3연전을 치렀다. 그리고 앞선 두 경기(27일 9-4승/28일 8-7승) 모두 승리를 챙겨 시즌 첫 싹쓸이 승리에 한 걸음을 남겨뒀다. 그리고 그 중책을 안고 마운드에 오른 페디. 그의 어깨에 팀의 3연승과 싹쓸이 승리가 달려 있었다.

이날 화이트삭스는 선발 투수 페디를 필두로 니키 로페스(2루수)-토미 팸(중견수)-개빈 시츠(1루수)-엘로이 히메네스(지명타자)-앤드류 베닌텐디(좌익수)-로비 그로스먼(우익수)-대니 멘딕(3루수)-코리 리(포수)-브랜든 슈메이크(유격수)로 진용을 갖췄다.

이에 맞서는 탬파베이는 얀디 디아즈(1루수)-리치 팔라시오스(우익수)-아메드 로사리오(유격수)-이삭 파레데스(3루수)-해롤드 라미레스(좌익수)-오스틴 셴튼(지명타자)-커티스 미드(2루수)-호세 시리(중견수)-르네 핀토(포수), 선발 투수 잭 라텔로 선발 명단을 구성했다.

페디는 한국시간 29일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개런티드레이트필드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탬파베이 레이스전에서 선발 등판. 8.1이닝 2실점으로 개인 역대 한 경기 최다 투구를 선보여 팀의 4-2 승리를 견인했다. 시즌 기록은 2승. 연합뉴스 AFP

◆'KBO MVP 모드'…완벽했던 '인생투' 페디

경기 내내 페디는 강력한 투구를 뽐냈다.

경기 초반 페디는 다소 흔들렸다. 1회초 1사 후 팔라시오스와 로사리오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1사 1,2루 실점 위기를 맞았다. 타석에는 상대 4번 파레데스. 그러나 페디는 침착하게 제 공을 던졌고, 파레데스를 1루수 뜬공, 라미레스를 스윙삼진으로 처리해 실점하지 않았다.

페디는 첫 시작인 1회초를 넘긴 뒤 안정감을 되찾았다. 2회초 경기 첫 삼자범퇴를 기록했고, 3회초에는 2사 후 팔라시오스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으나 후속타자 로사리오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내 이닝을 마무리했다.

첫 실점은 4회초였다. 선두타자 파레데스에게 던진 싱커가 통타.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포가 돼 0-1로 선취점을 내줬다. 볼카운트 3-1 불리한 상황에서 카운트를 잡기 위해 던진 싱커가 스트라이크존 복판에 몰려 피홈런을 허용했다. 이후 페디는 1사 후 셴튼에게 2루타를 맞았지만, 후속타자 미드를 좌익수 뜬공, 시리를 2루수 땅볼로 돌려세워 추가 실점을 막아냈다.

페디의 호투가 이어지자 타선도 힘을 냈다. 4회말 2사 후 집중력을 발휘한 타선. 2사 1,2루에서 그로스먼의 1타점 적시타가 나와 1-1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이후 2사 1,3루에서 멘딕이 1타점 적시타를 때려 2-1로 리드를 가져왔다.

페디는 한국시간 29일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개런티드레이트필드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탬파베이 레이스전에서 선발 등판. 8.1이닝 2실점으로 개인 역대 한 경기 최다 투구를 선보여 팀의 4-2 승리를 견인했다. 시즌 기록은 2승. 연합뉴스 AFP

타선이 힘을 실어주자 페디도 안정감을 되찾았다. 5회초부터 8회초까지 네 이닝을 모두 삼자범퇴로 막아냈다. 페디의 압도적인 투구에 탬파베이 타선은 속수무책으로 당하며 얼어붙었다. 

그리고 타선은 8회말 무사 만루에서 베닌텐디의 2타점 적시타로 2점을 더 추가해 4-1로 도망갔다.

점수 차가 벌어졌기에 페디는 경기를 마무리하기 위해 9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다만, 생애 첫 완투승을 기록하지는 못했다. 선두타자 로사리오를 중견수 뜬공으로 막아냈지만, 이후 파레데스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다. 1사 1루에서는 라미레스에게 1타점 2루타를 허용해 4-2로 추격당했다.

결국, 화이트삭스 벤치는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추가 실점을 막기 위해 페디를 대신해 구원 투수 조던 레저를 내보냈다. 마운드에 오른 레저는 셴튼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은 뒤 미드를 3루수 땅볼로 처리해 경기의 마침표를 찍었다. 경기는 화이트삭스의 4-2로 끝이 났다.

이날 승리로 화이트삭스는 3연승을 질주 시즌 전적은 6승 22패가 됐다. 반면 탬파베이는 3연패에 빠져 시즌 전적 13승 16패가 됐다. 양 팀은 모두 각자 속한 리그에서 최하위를 기록하는 중이다. 화이트삭스는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탬파베이는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꼴찌다.

페디는 한국시간 29일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개런티드레이트필드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탬파베이 레이스전에서 선발 등판. 8.1이닝 2실점으로 개인 역대 한 경기 최다 투구를 선보여 팀의 4-2 승리를 견인했다. 시즌 기록은 2승. 연합뉴스 AP

◆美 외신도 극찬, 페디의 날

이날 경기는 그야말로 페디가 주인공이었다.

미국 현지매체 'CBS 스포츠'는 경기 뒤 페디의 활약상을 조명했다. 매체는 "화이트삭스는 페디의 뛰어난 활약 덕에 예상하지 못했던 시리즈 싹쓸이 승리를 달성했다"라며 "이번 시리즈 3연승으로 올 시즌 총 승리 수를 두 배로(3승 22패→6승 22패) 늘렸다"라고 썼다.

수훈선수로 선정된 페디. 경기 뒤 'AP 뉴스'와 인터뷰에서 승리 소감을 밝혔다. 그는 "메이저리그에서 9회는 물론, 8회에도 등판한 적이 없었다"라며 "좋은 투구였다. 지난 이틀간 불펜에 많은 소모가 있었기에 더욱 의미가 컸다. 팀이 좋은 분위기를 유지하는데 도움됐다. 팀에도 큰 의미가 있는 승리다"라고 말했다.

페디는 지난 2022시즌 워싱턴 내셔널스 소속으로 27경기 6승 13패 127이닝 평균자책점 5.81을 기록한 뒤 빅리그를 떠나 KBO 리그 NC 다이노스로 거처를 옮겼다. 한국 야구에 첫발을 내디딘 페디는 주무기 스위퍼를 앞세워 최종 성적 20승 6패 180⅓이닝 평균자책점 2.00 209탈삼진을 기록했다.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과 3관왕(승리, 평균자책점, 탈삼진)을 달성해 눈길을 끈 뒤 메이저리그 재도전을 선택했다.

화이트삭스와 2년 총액 1500만 달러(약 197억 원) 규모의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맺은 페디. 현재까지 6경기 2승 34⅔이닝 평균자책점 2.60 39탈삼진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07을 기록 중이다. 뛰어난 성적으로 팀 선발진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KBO 리그 역수출 신화를 쓰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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