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황희찬도 ‘100억원의 사나이’

 
잘츠부르크 미드필더 황희찬(오른쪽)이 10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열린 리버풀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E조 경기 중 상대 수비수 버질 판 데이크와 볼을 다투고 있다. 연합뉴스=AFP

유럽축구 2019~2020시즌이 시작되던 지난 여름 황희찬(23·잘츠부르크)은 변방리그인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에서 뛰는 이름없는 젊은 선수일 뿐이었다. 그러나 3개월 뒤인 현재 위상이 전혀 달라졌다. 잘츠부르크가 올 시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에서 최고 신데렐라팀이 되면서 소속 선수들에 대한 빅리그 클럽들의 관심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덕분이다.

이는 숫자로도 그대로 드러났다. 독일의 유럽축구 이적 전문 사이트인 ‘트랜스퍼마크트’는 18일 겨울 이적시장을 앞둔 선수들의 몸값을 새로 업데이트했고, 이중 황희찬의 가치는 1125만파운드(약 172억원)로 책정됐다. UCL 조별리그가 막 시작되던 지난 9월의 400만5000파운드(약 61억원)에 비해 3배 가까이 올랐다. 한화로는 100억원 이상의 폭등이다.

황희찬은 이번 UCL에서 엘링 홀란드(19), 미나미노 타쿠미(24)와 함께 가장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잘츠부르크 3인방’으로 손꼽힌다. 디펜딩 챔피언 리버풀과 세리에A 강호 나폴리, 벨기에리그 우승팀 헹크를 상대로 3골3도움을 기록했다. 함께 잘츠부르크를 이끈 두 선수는 이미 빅클럽이적설이 파다하다. 미나미노는 바이아웃(이적허용금액)인 725만 파운드(약 114억원)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리버풀로 떠나는 것이 기정사실화되고 있고, 홀란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깊게 연결되고 있다.

황희찬은 일단 잘츠부르크가 내년 여름까지 잔류시키며 유로파리그와 리그 등에서 활용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적 계약 체결후 재임대 등의 방식을 활용할 경우 겨울 이적시장에서 소속이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장, 최근 황희찬 이적설이 제기되고 있는 EPL의 울버햄프턴이 이 같은 방식으로 황희찬의 ‘선점’을 시도할 것으로 알려졌다.

거론되는 이적료는 ‘트랜스퍼마크트’가 책정한 황희찬의 몸값을 훌쩍 뛰어넘는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 메일’은 최근 울버햄프턴의 황희찬 영입설을 거론하면서 이적료로 최소 1600만 파운드(약 253억 원)에서 최대 2100만 파운드(약 331억 원)를 예상했다. 이는 지난 2015년 손흥민(27)이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에서 토트넘으로 옮기며 기록한 2200만파운드의 이적료에 육박하는 금액으로 황희찬에 대한 현지의 기대감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