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최용재 기자]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가 미쳐 돌아가고 있다. 무슨 일이길래?
EPL 최대 라이벌인 아스널과 토트넘, 서로를 경멸하고, 서로가 무너지는 것을 바라는 원한의 관계. 최근 이 둘 사이에 충격적인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아스널이, 아스널 전체가 토트넘의 열렬한 팬이 된 것이다. 모두가 토트넘의 승리를 바라고 있다. 기도까지 한다고 나섰다. 왜?
정말 공교로운 상황이 벌어졌다. 아스널은 현재 승점 86점으로 리그 1위다. 승점 85점의 맨시티가 2위. 맨시티가 아스널보다 1경기 덜 치른 상황이다.
사실상 올 시즌 우승은 토트넘이 정한다. 오는 15일 토트넘과 맨시티는 토트넘 훗스퍼 스타디움에서 잔여 경기를 치른다. 맨시티가 승리하면 우승이 사실상 확정이다. 맨시티가 지면 아스널의 우승이 확정적이다. 즉 토트넘이 맨시티를 잡으면, 아스널의 우승을 도와주는 것이 된다. 정말 난감한 상황이다.
토트넘은 난감하지만 아스널은 한 마음이다. 적이지만 한 마음으로 토트넘을 응원하고 있다. 잠시 적에 대한 적개심을 내려놨다. 지금은 라이벌을 미워하는 것보다 우승이 더 중요하다. 20년 만의 우승이 더 소중하다. 아스널의 간판 선수들도 공개적으로 토트넘의 열렬 팬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나섰다.
아스널의 핵심 수비수 윌리엄 살리바는 "아스널 전체가 토트넘의 팬이 될 것이다. 우리는 토트넘 승리를 위해 기도할 것이다. 우리에게 좋은 일이 벌어지기를 바라며 지켜볼 것이다. 많은 토트넘 팬들이 맨시티를 상대로 승리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지만, 나는 토트넘이 맨시티를 상대로 승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이어 살리바는 "우리는 토트넘이 아주 좋은 팀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들과 올 시즌 두 번의 경기는 쉽지 않았다. 맨시티를 상대로도 최선을 다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아스널의 간판 공격수 카이 하베르츠도 토트넘 찬양 최선봉에 나섰다. 그는 "나는 세상에서 가장 열렬한 토트넘 팬이 될 것이다. 토트넘은 최선을 다할 것이고, 나는 기대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토트넘이 맨시티를 상대로 결과를 내야 한다. 우리에게 그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우리는 마지막 경기에서 우리의 일을 해내야 할 것이다. 우리는 꿈의 상자를 열고 싶다. 우리는 EPL 우승 기회를 가진 사람들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