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책 게임(또는 종이판 게임)은 질풍노도의 시기를 거쳐가던 몇몇 중학생들이 만들어낸 하나의 문화요, 아이콘이었다.
그 당시, 우리는 모두가 아마추어 게임 제작자였고, 서로의 게임의 베타테스터이며 플레이어였다.
나를 공책 게임 제작의 길을 인도한 것은 바로 친척 형의 집에서 처음 접했던 ' 원조비사 '라는 컴퓨터 게임이었다.
애새끼가 컴퓨터는 없고, 원조비사는 계속 하고 싶고 하다보니, 결국 그걸 '땅따먹기'라는 이름으로 공책에다 재현한 거다.
물론, 원본 원조비사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시스템적 차이(공책 게임에서는 only 가위바위보로 땅을 빼앗았다. 가위바위보 잘 하는 놈이 킹왕짱.)가 있기는 했지만, 내 최초의 공책 게임은 조낸 잘 팔렸던 것이다.
나는 그렇게 공책 게임 제작의 길로 들어섰고, 수많은 작품 제작과 발전이 있었다.
이것이 바로 최종 업그레이드된 원조비사형 땅따먹기 게임의 마지막 버전이다.
지도와 영역만 그려놓고 가위바위보로 땅을 빼앗었던 최초 버전과 달리, 기후에 따른 농산력 육성 차등화, 각기 다른 종류의 부대와 그 숫자, 각 영토의 영주 표시 등 엄청나게 세밀하고 복잡해졌다.
시스템적으로는 정말 대단한 발전을 한 것이지만, 내가 한 가지 모르고 있었던 사실이 있었다.
공책 게임은 '단순함'이 미학이라는 것을...
첫 번째 자료의 뒷장이다.
게임을 위한 지침, 부대 종류에 따른 특성, 전투 진행 상황 등이 표현되어 있다.
이걸 중학생이 만들었다는 건, 나 자신이 봐도 정말 대단하다.(오죽하면 고증을 위해 버스로 30분이나 걸리는 도서관을 매일 들락거렸겠어?)
공책 게임 붐이 지나간 후에도, 공책 게임 제작을 향한 나의 열망은 끊이지 않았다.
나는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구상했고, 계속해서 시험버전을 만들었다.
이번엔 인도양을 중심으로 한 버전인가보다.(미얀마-남아시아-서남아시아-동북아프리카)
지금 봐서는 어떻게 게임을 진행할 생각으로 만든 것인지 나조차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이것은 '징기스칸4'형 공책 게임. 각 지역의 특산물과 초록색으로 표시된 벼농사 가능 지역, 도시 관청의 모습 등이 보인다. 도시 관청을 둘러싸고 있는 작은 동그라미 경계는 도시 경계이다. 대도시일수록 경계가 넓어지겠지?
만약 중학교 때 게임화가 되었으면 참 재미있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이 밖에도 방귀뀌기 게임, 등산하기 게임, 스키타기 게임, '상도'형·'대항해시대'형 경영 게임 등 수많은 공책 게임들이 있었다.
그리고 나는 지금도 새로운 게임을 구상 중이다. 나의 꿈은 멈추지 않는다.
출처 :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jonpal&logNo=15002529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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