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미성년자 성 착취 혐의로 체포된 뒤 교도소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한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 사건의 핵심 증인인 피해 여성이 25일(현지시간)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 CNN 방송 등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10대 시절 엡스타인의 안마사로 고용돼 영국 앤드루 왕자를 포함한 주요 인사들과 강제로 성관계를 가졌다고 폭로해 큰 파장을 일으킨 버지니아 주프레(41)는 이날 호주 서부 퍼스의 자택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경찰은 주프레의 사망과 관련해 의심스러운 지점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주프레는 2019년 세상을 떠난 할리우드 거물이자 억만장자인 엡스타인의 미성년자 성 착취 사실을 공론화한 핵심 증인 중 한 명이다.
그는 2009년 엡스타인과 그의 여자친구 길레인 맥스웰을 각각 미성년자 성 착취 및 공모 혐의로 고소했다.
이후 2015년 엡스타인의 여러 피해 여성 중 처음으로 언론에 이름과 얼굴을 공개하고 피해 내용을 증언했다.
언론 등을 통해 공개된 주프레의 증언에 따르면 그는 17세였던 2000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소유한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직원으로 일하던 중 맥스웰로부터 엡스타인의 동행 안마사 자리를 제안받았다.
그러나 안마사로 고용된 이후 주프레는 엡스타인과 멕스웰의 부유한 지인들과 강제로 성관계를 갖도록 두 사람에 의해 그루밍(길들이기) 범죄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주프레가 당시 미성년자로서 강제로 성관계를 맺었다고 폭로한 유력 인사 중에는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차남인 앤드루 왕자도 포함돼 파장을 일으켰다.
[AFP=연합뉴스. 뉴욕 법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앤드루 왕자는 혐의를 부인했으나 2022년 관련 소송 개시 전 주프레에게 거액을 지불하고 합의했다.
또 주프레가 설립한 성폭행 피해 여성 지원 단체에도 기부금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주프레는 2002년 태국의 마사지 훈련 학교에서 만난 호주인 남성과 결혼해 세 명의 자녀를 뒀다.
그는 이후 인터뷰에서 2010년 딸을 출산한 것이 성 착취 피해 사실을 공개 증언하도록 결심하게 된 계기가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7세 때 가까운 가족에게 성추행을 당한 뒤 가출해 위탁 가정을 전전하는 등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낸 주프레는 당시 엡스타인과 맥스웰이 자신의 이러한 갈 곳 없는 처지를 잘 알고 성범죄에 끌어들였다고도 주장했다.
주프레의 가족은 이날 성명에서 주프레가 "평생을 성 착취와 성매매의 희생자로 보낸 뒤 자살로 숨을 거뒀다"면서 "그는 성 착취 및 성매매와 맞서 싸운 치열한 전사였다"고 밝혔다.
이어 "결국 학대로 인한 피해의 무게가 너무 커서 버지니아가 그 무게를 감당하는 것이 견딜 수 없는 일이 됐다"고 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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