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이 밖 -전쟁단편소설

154 0 0 2025-05-04 13:58:0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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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이 왔고 그것은 전날의 아침과 다르지 않았다. 공기는 소금기와 피 냄새로 무거웠다. 바다는 검은 포도주처럼 일렁이고 있었고 해안선을 따라 검은 선체의 배들이 늘어서 있었다. 캔테로스는 눈을 떴다. 간밤의 비가 젖게 한 천막 천이 그의 얼굴에 닿아 있었다. 그는 일어나 앉아 갑옷을 만졌다. 기름칠한 가죽과 청동 냄새가 그의 코를 찔렀다. 밖에서 말발굽 소리와 병사들의 소리가 들렸다. 아킬레우스가 오늘 전장으로 나가기로 했다는 소문이 사실인지 그는 아직 알지 못했다.



그는 천막을 나섰다. 하늘은 회색이었고 태양은 보이지 않았다. 마치 신들이 이 세상을 버린 것처럼. 멀리 트로이의 성벽이 회색 안개 속에서 희미하게 보였다. 아홉 해를 그는 이 모래밭에서 살았다. 이제 그의 고향 테살리아는 꿈처럼만 느껴졌다. 마치 다른 사람의 삶을 떠올리는 것처럼.



에게 해를 건너온 병사들은 그저 죽음을 기다리는 시간을 보냈다. 아침에 일어나 창을 들고 전장으로 나가는 남자들 중 얼마나 많은 이들이 해가 질 무렵 돌아올지 아무도 알 수 없었다. 신탁은 트로이가 열 번째 해에 함락될 것이라 말했다. 그리고 이제 열 번째 해였다.



캔테로스는 물가로 가서 얼굴을 씻었다. 차가운 물이 그의 수염을 적셨다. 그는



먹을 것을 찾아 주변을 둘러보았다. 불 주위에 앉아 있는 병사들이 보였다. 그의 전우들. 그는 그들에게 다가갔다.



테우크로스가 그를 올려다보았다. 오늘 그가 간다더군. 패트로클로스의 갑옷을 입고.

누가.

아킬레우스. 헥토르를 찾아서. 테우크로스는 말했다.

너는 가지 않는가. 캔테로스가 물었다.

나는 간다. 그와 함께. 그리고 너도.



캔테로스는 말없이 앉았다. 빵 한 조각을 손에 쥐고 씹기 시작했다. 단단하고 소금기가 없었다. 소금이 다 떨어졌다. 바다에 둘러싸인 이곳에서도 소금이 떨어진 것이다.



배고픈 신들이 우리의 피를 원한다. 그는 말했다.

테우크로스는 웃었다. 웃음소리에는 아무런 즐거움도 없었다.

신들은 우리의 피를 마시고도 결코 배부르지 않지.

그렇군.



멀리서 나팔소리가 들려왔다. 병사들이 일어섰다. 갑옷을 챙기고 창을 들었다. 캔테로스 역시 일어나 천막으로 돌아갔다. 그는 갑옷을 입고 전투를 위해 몸을 준비했다. 청동 가슴판이 그의 가슴을 감쌌다. 팔과 다리의 보호대를 묶었다. 창과 검을 집어들고 방패를 어깨에 둘렀다. 그는 천막 밖으로 나와 전우들과 합류했다.



아킬레우스의 모습은 쉽게 알아볼 수 있었다. 번쩍이는 갑옷을 입은 그는 다른 병사들과는 달랐다. 마치 그들 사이에 신이 내려온 것처럼. 패트로클로스의 죽음 이후 처음으로 그는 전장으로 나가려 하고 있었다. 복수를 위해.



캔테로스는 그의 부대에 합류했다. 미르미돈 병사들. 그들은 아킬레우스를 따라 배에서 내렸고 그를 따라 싸웠다. 그리고 그를 따라 죽을 것이다.



아킬레우스가 말을 타고 그들 앞에 섰다.

오늘 우리는 헥토르의 피를 볼 것이다. 그가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낮았지만 모든 병사들에게 들렸다. 패트로클로스의 영혼이 복수를 원한다. 그리고 나는 그의 소원을 들어줄 것이다.



병사들은 창으로 방패를 두드렸다. 소리가 해변을 울렸다. 캔테로스는 자신의 방패를 두드리면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이 얼굴들 중 얼마나 많은 이들이 석양을 볼 것인가.



그들은 행진했다. 모랫길을 따라 트로이 성벽을 향해. 다른 부대들도 그들의 뒤를 따랐다. 아가멤논의 병사들. 오디세우스의 병사들. 아약스의 병사들. 그러나 모든 눈은 아킬레우스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그의 창끝이 태양 빛에 반짝였다.



그들이 트로이 성벽 가까이 다가갔을 때 트로이의 문이 열렸다. 헥토르가 그의 병사들을 이끌고 나왔다. 그도 역시 복수를 원했다. 패트로클로스를 죽인 그는 이제 진짜 아킬레우스를 상대해야 했다.



두 군대가 충돌했다. 창과 방패가 부딪혔다. 비명과 함성이 전장을 채웠다. 캔테로스는 창을 던져 한 트로이 병사의 목을 관통시켰다. 그는 검을 빼들고 전투의 소용돌이 속으로 뛰어들었다. 그의 검이 적의 살을 가르고 피가 모래를 적셨다.



전장 중앙에서 아킬레우스와 헥토르가 마주쳤다. 두 전사는 서로를 알아보았다. 다른 전투는 멈춘 것처럼 보였다. 모든 눈이 그들에게 고정되었다.



헥토르. 아킬레우스가 말했다. 패트로클로스의 갑옷을 입은 네 모습이 마음에 들었나. 이제 나는 네 시체를 개들에게 던져줄 것이다.



헥토르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창을 들어올려 던졌다. 창은 아킬레우스의 방패에 부딪혀 튕겨나갔다. 이제 아킬레우스의 차례였다. 그의 창이 날아가 헥토르의 목을 꿰뚫었다. 헥토르는 쓰러졌다. 아킬레우스는 말에서 내려 검을 빼들었다. 그는 헥토르의 갑옷을 벗기고 시체를 그의 전차에 묶었다.



트로이 병사들은 달아났다. 성문으로 도망쳤다. 그리스 병사들은 그들을 추격했다. 캔테로스는 한 트로이 병사를 쫓았다. 젊은 병사였다. 아마도 첫 전투일 것이다. 그는 당황하여 방패를 떨어뜨렸다. 캔테로스는 그를 따라잡아 검으로 베었다. 피가 튀었다. 젊은 병사는 그를 올려다보았다. 죽어가는 눈에는 의문이 있었다. 왜. 캔테로스는 대답할 수 없었다. 그는 그저 전쟁이 시작되기 전에 자신이 누구였는지조차 기억하지 못했다.



성벽 위에서 울부짖는 소리가 들렸다. 헥토르의 아내가 남편의 시체가 끌려가는 것을 보고 있었다. 그녀의 비명은 전장을 가로질러 들려왔다. 그리스 병사들은 개의치 않았다. 그들은 이제 전리품을 모으고 있었다. 갑옷과 무기를 모아 배로 가져갔다.



캔테로스는 죽은 트로이 병사를 내려다보았다. 그의 눈은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지만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 캔테로스는 그의 검을 닦고 칼집에 넣었다. 그는 전우들에게 돌아갔다.



테우크로스가 그를 맞이했다. 살아남았군.

그렇다.

헥토르는 죽었어. 이제 트로이가 곧 함락될 거야.

그럴지도.

뭐가 문제인가. 테우크로스가 물었다.

그저 생각했다. 캔테로스가 말했다. 이 모든 것이 끝나면. 우리는뭘 하지.

집에 돌아가지.

내 집은 이미 다른 사람의 것이 되었을 거야. 아내도 아마 다른 남자의 것이 되었을 테고.

그럼 네게는 복수밖에 남지 않았군.

복수라. 캔테로스는 웃었다. 복수는 영혼을 채우지 못해. 오늘 아킬레우스가 증명했잖아.



밤이 왔다. 그리스 진영에서는 축하의 함성이 들렸다. 그들은 헥토르의 죽음을 기뻐했다. 캔테로스는 혼자 해변을 걸었다. 달이 없는 밤이었다. 별들만이 그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는 바다를 바라보았다. 검은 물결 너머 어딘가에 그의 고향이 있었다. 그러나 그는 더 이상 그곳에 속하지 않았다. 그는 어디에도 속하지 않았다.



그날 밤 그는 꿈을 꾸었다. 꿈에서 그는 패트로클로스를 보았다. 창에 찔린 가슴에서 피가 흘렀다. 패트로클로스는 말했다. 너도 곧 나를 따라오게 될 거야. 그리고 그때 우리는 모두 신들에게 묻게 될 거야. 왜 우리를 이렇게 만들었느냐고.



아침이 왔다. 그것은 전날의 아침과 다르지 않았다. 캔테로스는 갑옷을 입고 전우들과 합류했다. 전쟁은 계속되었다. 그리고 그들은 모두 알았다. 이곳에서 살아 돌아가는 자는 아무도 없으리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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