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 죽 살았는데 4~5년전부터 치매가 와서 결혼한 누나가 병간호하다가,
작년 가을부턴지 누나도 몸이 안좋고 엄마 케어가 힘들어 요양원에 모셨습니다.
늦은 나이에 키운 아들이라고 제 이름만큼은 안잊어버릴려 애쓰더니,
이젠 내가 누구냐 물어봐도 들은채도 본채도 없이 떠먹여주는 음식만 입에받아 오물오물 씹고있습니다.
글쎄요.. 심경은 이상합니다. 친어머니가 아니고 길러주신 엄마거든요.
나는 엄마라는 사람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엄마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밥 안먹는다고 투정부리면 밥을 왜 안먹느냐, 성질을 곧 잘 내던것은 기억합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tv에 아침마당보고 8시반에 하는 드라마, 9시에 하는 드라마,
채널 돌려가며 tv를 보고는 낮에는 마을 어른들이랑 화투치러 마을 회관에 가곤 했습니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 저녁을 먹고 6시내고향을 보고, 어느날 밤 10시엔 가요무대를 보며 잠들곤 했습니다.
그렇게 나는 스무살까지 무척 나이든 엄마와 함께 살았습니다.
딸기를 사다주니 엄청 잘 드십니다, 조각케익도 금새 다 먹어버리곤
누나가 가져온 망고도 혼자 다 먹더군요.
그리고 면회시간이 끝나고 저와 누나가 돌아가려하니,
'나만 놔두고 가?'라며 누나를 붙잡더랩니다.
누나가 마음이 엄청 아프다며 집에 돌아와서도 걱정이 많았네요.
엄마 돌아가시면 평생을 원망한 누나 얼굴도, 성질머리 고약스럽던 저는 안보려했습니다.
이제 아들이 곁에 있건말건 과일먹는것에만 관심있는 엄마의 모습에 저는 덤덤했고,
엄마가 눈에 밟힌다는 누나의 안쓰러움에도 덤덤합니다.
길어야 내년.. 아마 올해 운명을 달리하시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때에도 지금처럼 덤덤할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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