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의 해골 기념물 경관(京觀)이야기.

87 0 0 2025-07-18 20:02:0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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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의는 공손연의 양평성을 함락 한 뒤 성에 들어가 장군 필성을 비롯한 공손연이 임명한 공경 이하 관원들 모두를 붙잡아 2천명을 처형했으며 성안에 15세 이상 남자 7천명을 잡아 모두 죽이고는 경관(京觀)을 쌓았다.

-진(晉)서 선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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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의가 세웠다는 경관(京觀)이란 것은 해골탑을 말합니다.


동아시아에 독특한 전승기념물 중에 하나인데 가장 오래된 기록은 <춘추좌전>에 나옵니다
춘추시대 초(楚)나라 장왕이 진(晉)나라 군대를 필 땅에서 무참히 깨트리고 대승을 거둡니다
이때 신하가 건의하기를 죽은 진나라 병사들로 경관'京觀'을 쌓자고 말하죠

이에 초장왕이 말합니다

"자고로 경관(京觀)이란 죄를 지은 이들을 토벌하여 세우는 것인데
나라에 충성하며 싸운 이들의 수급으로 어찌 경관을 세울 수가 있느냐며"

이를 반대를 했다고 기록되어있습니다.

이와 비슷한 용어로 갱살(坑殺)이란게 있습니다 
보통 역사책에서 생매장해 죽였다라고 번역되어 소개가 되는 용어입니다.

<한서漢書>에 따르면 이런 기록이 있습니다
"왕망이 제위를 찬탈 할 때 그에 반대했던 신하들과 그 일족을 모두 "坑殺갱살" 했다"

근데 그 다음에 이어지는게 흥미롭죠

"왕망은 이들을 주살한 뒤 그 시체를 쌓으라 했는데 방육장, 고육척(육장의 너비와 6척의 높이)로 쌓았고 그 위에는 6척 높이의 깃발을 달아 "반노역적경예(反虜逆賊鯨鯢)"라 적었다.<한서>"
*'경예'란 고래가 아니라 역적 수괴를 말합니다

" 후진이 고장성을 오랫동안 공격하니 식량이 떨어졌다 이에 백성들이 살고자 도망치려 했는데 여륭은 백성들이 도망치는 것을 금하고 모두 "갱坑"하여 성벽 길가에 쌓아 두었다.<진서>"

이를 통해 알수 있는 것은 소위 갱살坑殺이라는 것도 경관과 똑같이 시체를 쌓아서 탑으로 만들었단 뜻입니다


(전국시대 장평대전 갱살 유적 )

갱살로 가장 유명한 사건은 진나라 장수 백기가 장평지전에서 승전하고 조나라 병사 40만명을 생매장 했다는 사건입니다.
이 유적이 실제로 발견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조사를 해본 결과 한 지역에서 발견된 시신 130여구 중에 단 1구만 생매장이고 

전부 둔기와 창으로 살해 된 후 이후 매장 되었음이 밝혀집니다
근데 한 가지 의문이 생깁니다 매장한 흙의 높이가 1척에 불과하니 얕습니다
이 정도 깊이로는 사람을 생매장을 할 수가 없죠

결국 갱살坑殺 말 그대로 뭍어서 죽인 것이니 생매장이라는 뜻인데 장평지전은 그게 아니라 사실 경관'京觀'을 만든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중국사에서 이런 갱살坑殺 기록은 무수하게 많습니다
때문에 아주 예전에 경관에 대한 글을 쓰면서 "전쟁에서 전투 과정에서 죽인 적을 쌓으면 그걸 경관京觀이라 하였고 전투가 아닌 포로로 잡아 죽인 적을 쌓으면 그걸 갱살坑殺이라 하였다라" 는 글을 보고 저 역시 같은 의견으로 추정하며 설명한 적이 있는데

그게 아니더군요 한자가 다릅니다.
"갱살(坑殺)은 적을 생매장하는 것이고 갱살(阬殺)은 죽은 적을 다시 묻는 것이다."
완전히 서로 다른 개념이라고 합니다.

문제는 이 갱坑 과 阬의 구분이 오래전 관습이라 이후 기록에서는 구분 안하고 똑같이 쓴다는 점입니다.
장평 대전 같은 경우도 기록상의 오기로 후대에 생매장으로 아예 의미가 바뀐 사례입니다.

때문에 이후에 역사에 수 많은 기록들

'관도에서 조조군이 승리를 하였는데 이때 투항한 원소군 병사들을 갱坑 하였다.'

'진시황이 조나라 한단을 점령하였을 때 명을 내려 과거 진왕 일가를 괴롭혔던 이들을 모두 붙잡아 갱坑하였다 '

와 같은 기록을 볼 때면 문맥으로 구분해야 하는데 생각해 보면 사람을 생매장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대부분의 경우 경관을 만든 사례가 아닌가 추정 합니다

한편 이런 경관(京觀)을 쌓는 사례가 무슨 먼 과거인 고대 시대에 벌어진 일이 아닙니다
이런 전통은 무려 명나라 시절까지 이어졌죠

'명나라 장군 장보는 베트남으로 진격하여 베트남 군대를 격파한 후 그 수급 2000여기로 "경관(京觀)"을 쌓았다.'

(아즈텍의 해골탑, 이 동네는 사람을 소중한 식량이자 곧 유용한 건축 재료로 사용했던 좀 쩌는 동네라 같은 사례는 물론 아닙니다.)

그럼 중국인들만 이런 무시무시한 전승기념 문화를 가졌나?
그런 것도 아닙니다.

선비족도 하였고 거란족도 하였으며 훗날의 몽골족도 배워서 했습니다

'흉노족 혁련발발이 남량을 공격하자 그 수급이 산처럼 쌓였다
장안성 밖에서 동진(東晉)군대를 크게 격파하고 이들 수급을 모아 탑을 쌓았으니 고루대(骷髏臺) 즉 '뼈로 만든 누각' 이라 불렀다'
(사람 뼈로 누각을 만들었을 정도면 굉장히 공포스러웠겠네요...)

'거란족 요나라는 석경당을 도와 후당을 멸망 시켰다 후당의 황실인원과 후당 장병들을 모두 죽여 분하의 강변에 뭍었는데 "경관을 만들었다" '



(위 자료를 찾은 중국 사이트에서는 저게 한나라 京觀경관으로 황보숭이 황건적을 죽이고 쌓은 경관 유적이라고 합니다. 솔직히 믿겨지지는 않습니다. 그냥 장성 유적 같아 보이네요 )

고대 시대 국가 민족을 안 가리고 전투 후 행한 것을 보니 일종의 전후 시체 처리 방법이 아니었나 합니다.
전투가 끝나고 보통 무수히 많이 쌓인 시체를 도로 양쪽에 모은 쌓은 다음 흙을 덮으면 피라미드 탑처럼 바뀌게 됩니다 또는 땅을 파서 묻으면 얕은 언덕이 됩니다
군대의 재정비를 위해 전장 처리를 하는 것이지만 조금만 의미를 더하면 자신의 전공을 드러내는 방법인 동시에 상대방에게 공포감을 심어주기 충분하죠 이것을 만드는 과정을 예상해 보면 해당 지역은 피로 강을 이뤘을 것이니 매우 잔인한 방식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이...

이 무시무시한 경관(京觀)은 한국 역사에도 등장합니다.
바로 고구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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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라가 고구려에 사신을 보내어 수나라 말에 고구려에서 죽은 병사들을 매장했다.
과거 고구려 살수, 요동에서 수 많은 수나라 병사들이 죽었다
이에 당나라는 광주 사마 장손사를 고구려에 보내어 당시에 고구려가 세운 경관(京觀)을 헐어버리고는 병사들을 매장해 주고 제사를 지냈다. -삼국사기 영류왕 1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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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라 사신이 고구려에 방문하였을 때의 일입니다.
사신은 그때 요하 늪지 강변 주변을 따라 길게 세워져 있는 수나라의 병사들의 해골 경관을 보게 됩니다.
무시무시한 광경이죠 이를 보며 느끼는 바가 많았나 봅니다.

당나라는 이때 고구려를 그대로 두면 장차 큰 위협임을 바로 깨달았겠죠

이후 당나라가 강성해지자 가장 먼저 한 행동이 바로 그 경관을 헐어버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는 고구려에서 큰 반발을 가져와 연개소문이 쿠데타를 일으켜 영류왕을 죽이는 계기가 됩니다.

고구려가 멸망하는 그날까지 이어진 수십 년에 걸친 고당 전쟁이
그렇게 발발하게 됩니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이런 경관을 만드는 기괴한 풍습은 만주족 오랑케 청나라가 중국을 정복하면서 사라집니다.
청나라는 그냥 시체를 전부 매장해 주었고 이후 경관의 풍습은 소멸하게 됩니다.

경관 이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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