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참 많이 좋아했던 당신

102 0 0 2025-08-13 05:14:0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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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참 많이 좋아했던 당신, 어떻게 지내시는지요.

갑자기 추워진 날씨 탓에 감기와 친한 당신,
혹시 감기라도 걸리진 않았나
살며시 걱정이 됩니다.

물론 챙겨줄 가족도, 같이 아파해 줄 애인도 있으니
제가 걱정할 일은 아니겠지만...
사람 마음이란 게 그렇지가 않습니다.

내가 참 많이 좋아했던 당신,
난 지금도 “좋아했다는” 표현보다
“사랑했다는” 표현을 쓰고 싶지만,
한 번도 내게 사랑한다고 말해 줄 수 없었던
당신의 마음을 이해해야 하기에...
나 역시 ‘좋아했다’는 말밖에 할 수가 없습니다.

내가 참 많이 좋아한 당신,
혹시 그거 알고 계신지요? 당신이 떠나는 날,
당신의 자리가 불편할 만큼
주워다 버렸던 당신의 머리카락,
그중 하나가 새로 이사한 이곳까지
따라왔답니다.

이럴 줄 알았다면, 당신 내 곁에 머무는 동안
조금이라도 편할 수 있게
그냥 놔둘 걸... 이라는 후회도 한 번 해 보았습니다.

내가 참 많이 좋아하는 당신,
당신이 제 곁으로 처음 오시던 날,
당신을 반기던 하트 모양 풍선을 기억하시나요?
그 풍선들 역시 새로 이사한 이곳까지 따라왔답니다.
이젠 모양도 알아볼 수 없을 만큼 작아져버렸지만,
그래도 당신을 반기던 풍선인데, 그냥 버릴 수가 없어
잘 보이지 않는 곳에 넣어두었답니다.

풍선이야 바람이 빠지면 또 불어넣으면 되니까,
풍선 부는 일쯤이야
우리의 사랑만큼 지키기 힘든 일은 아니니까...
그래서 그냥 잘 보이지 않는 곳에 넣어두었답니다.

내가 참 많이 사랑하는 당신, 항상 행복하십시요.
혹시라도 내 걱정일랑 말고, 꼭 행복하십시요.

나의 표현이 과거형이든,
현재형이든, 미래형이든
아무것도 신경 쓰지 마시고, 행복만 하십시요.

전 제가 잘 압니다. 이러다 말겠지요.
언젠가는, 이러다가 말아야겠지요.

그러니, 당신은 저처럼 아프면 안 됩니다.
힘들어서도 안 됩니다.

당신은,
누군가를 그리워하며 비를 맞고 다니던,
감기에 걸려 아파하던,
웃음을 잃고, 말하는 방법을 잊고 살아가던...
그런 저의 걱정일랑 마시고, 행복하십시요.

사랑이란 게 어떤 건지 어렴풋이나마 알게 된,
내가 꿈꾸는 사랑은 어디에도 없다는 걸 알게 된,
참 많이 변한 저의 걱정일랑 마시고,
꼭 행복하십시요.

혹시라도 다른 사랑을 하게 되면,
당신을 꼭 잊어야 하는 저의 걱정일랑 마시고...

부디, 행복하십시요.







잊으려 합니다.
아름다운 순간들,
아름다운 모습들,
아름다운 추억들...

다시 천일이 지나고,
언젠가 먼 훗날 인연이 닿으면
그녀와 나는 다시 친구로
만날 수도 있겠지요.

그때가 되면 그녀의 눈가에
주름진 모습을 볼지도 모릅니다.

앞으로의 천일은
세지 않으려 합니다.
이제 기억되는 모든 것은
어쩌면 슬픔이 될 테니까요.

웃으며 만났으면 좋겠어요.
남들이 갖지 못한 추억을 가진
한 여자와 한 남자로 만나지면
서로 농담처럼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때 당신을 사랑했던 남자라고.”
“나이가 들어가는 그녀,
여전히 아름답다고...”

화창한 봄날처럼
손잡고 걷다가,
헤어져야지요.

이용채 / 천일간의 고독


음악 : 알리 - 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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