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독립운동가의 집‥'영웅을 기억하는 나라' 어디에?

79 0 0 2025-08-16 18:12:0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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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가 정리하지 못한 과거도 있지만, 자랑스럽게 기념할 역사가 방치된 경우도 있습니다.

독립운동가들이 모든 걸 걸고 싸웠던 역사적 장소들이 곳곳에서 훼손된 채 방치되고 있다는데요.

손하늘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성인 남성 키만 한 풀숲 사이로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한 고택이 보입니다.

진흙으로 된 벽엔 구멍이 뚫렸고, 문과 기둥 어디 하나 성한 곳이 없습니다.

급기야 촬영 도중 굴뚝 일부가 무너집니다.

희미하게 적힌 '독립 유공자의 집', 1919년 경기도 수원과 화성 일대에서 만세운동을 이끈 공로로 건국훈장 독립장을 받은 차병혁 선생의 생가입니다.

[인근 주민 (음성변조)]
"어른들이 (관리)해가면서 살고 그러셨다가 할머니가 돌아가셨거든, 연세도 많이 들고 그러니까…"

집안 곳곳 잡초로 뒤덮이고 쓰레기가 나뒹굴고 있는 경기도 고양의 이 집은, 일제의 눈을 피해 3·1 독립선언서 2만 1천 장을 인쇄해 뿌렸던 독립 유공자 장효근 선생의 생가입니다.

곰팡이가 피어 있는 천장은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 내려앉았습니다.

천장에 달려 있던 형광등은 아예 바닥으로 떨어져 위태롭게 방치돼 있습니다.

독립운동 유적지라는 지자체 안내가 무색하게, 폐가처럼 변해버린 낡은 집엔 사람들의 발길이 끊긴 지 오래입니다.

대구의 독립운동가들이 조선 국권회복단 결성을 앞두고 모였다는 윤상태 선생의 집, 첨운재도 건물을 받치는 기둥이 심하게 뒤틀렸습니다.

제대로 된 안내판조차 없는 곳도 많습니다.

독립운동 단체 '태극단'이 활동했던 옛 대구 상업학교 건물, 그리고 앞산입니다.

[정만진/작가]
"신라시대 때부터 있던 군사시설이기 때문에 보시다시피 약간 평지가 조성돼 있죠. 그래서 여기서 26명의 학생들이 뛰고 달리고…"

10대 학생 26명이 조국 독립을 꿈꾸며 모였다 일본 경찰에 체포됐고, 끔찍한 고문의 후유증으로 4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현장에는 그 어떤 표시 하나 있지 않습니다.

[최홍열/인근 주민]
"<항일 운동 준비했던, 체력 단련했던 곳인 거 아셨어요?> 잘 몰랐습니다. <처음 들으세요?> 예 그렇습니다."

[방학진/민족문제연구소 기획실장]
"독립운동 사적지는 문중이나 개인이 한 것이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 국민과 민족을 위해서 한 행위이기 때문에 당연히 관리도 국가공동체나 지자체가…"

국가보훈부는 80주년 광복절을 맞아 전국의 독립운동 현충 시설 1천 1곳에 대한 실태 점검에 착수했습니다.

하지만 우리 주변엔 여전히 너무 많은 역사의 기록들이 방치되고 훼손된 채 기억에서 잊혀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손하늘입니다.

영상취재: 우성훈 / 영상편집: 박초은


무너진 독립운동가의 집‥'영웅을 기억하는 나라' 어디에? (2025.08.15/뉴스데스크/MBC)


MBCNEWS


https://imnews.imbc.com/replay/2025/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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