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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아이들을 여행에 데려가 봤자,
다 크면 기억도 못할 테니
아깝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기억이란 끊어지는 것이 아니라
이어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지금의 저는
세 살 무렵의 기억이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네 살의 저는
세 살 때의 기억을 갖고 있었습니다.
세 살 때 부모님이 데려가 주셨던 동물원에서
사자를 보고 받은 충격은,
네 살이 되고 다섯 살이 되어서도 남아 있었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동물이 나오는
텔레비전 화면을 잡아먹듯 바라보곤 했습니다.
다섯 살의 저는 동물을 좋아했고,
그 기억은 일곱 살에 초등학교에서
동물 기르기 담당을 맡는 계기로 이어졌습니다.
토끼를 키우면서 토끼풀이란 풀을 알게 되었고,
그것이 클로버라는 이름으로 불린다는 사실을 배웠습니다.
클로버에는 네잎도 있다는 걸 알고 난 뒤에는,
매일 공원에서 네잎클로버를 찾으며 솜씨를 키워 갔습니다.
그렇게 클로버는
제 마음속에 특별한 상징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어른이 된 후, 저는
기네스 맥주를 처음 마시며 또 한 번 충격을 받았습니다.
맛도 훌륭했지만, 거품 위에 그려진 "샴록"
즉 클로버 무늬 때문이었습니다.
바텐더가 기술을 뽐내기 위해 시작한 이 작은 그림이,
제게는 너무나 반가운 기호였습니다.
제가 오래도록 좋아해온 클로버였으니까요.
그 인연으로 저는 바텐더가 되었고,
호주에서 일을 하며 더 많은 경험을 쌓았습니다.
일본으로 돌아왔을 때는
바에서 한 여성을 만나게 되었고,
그녀가 지금의 제 아내가 되었습니다.
아내와 결혼한 뒤 두 아이가 태어났습니다.
우리는 공원에 가면 함께 네잎클로버를 찾고,
클로버로 왕관을 만들어 선물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정원 딸린 집을 마련해
작은 연못을 꾸미려 합니다.
딸아이가 토끼풀보다
연꽃이 더 예쁘다고 말했기 때문입니다.
돌이켜보면, 우리의 연꽃밭은
제가 세 살 때 어머니 손을 잡고 갔던
동물원에서 시작된 것인지도 모릅니다.
제 기억에는 남아 있지 않지만,
그때의 경험이 연속되어
지금의 삶으로 이어진 것입니다.
그래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아이들이 기억하지 못할 거라며
경험을 아끼지 마십시오.
기억은 단절되지 않고 이어집니다.
작은 경험들이 모여
언젠가 커다란 의미가 되어 돌아옵니다.
반대로 괴롭거나 애정 없는 기억도 이어져
언젠가 슬픔이나 트라우마가 될 수 있습니다.
저는 아버지가 되어 그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아이들이 기억하지 못한다 해도,
특별한 경험을 계속 선물할 생각입니다.
그것이 훗날 그들의 삶을 만들어 줄 테니까요.
하늘의 무지개를 볼 때마다
내 가슴은 한없이 뜁니다.
내 어릴 때 그러했고
어른이 된 지금도 그러한데,
나이 더 들어 늙어서도
그러하리라 믿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차라리 죽기를 원합니다.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입니다.
따라서 내 삶이
자연의 경건함으로 채워져
매일매일 이어져나가길 바랍니다.
윌리엄 워즈워스 / The rainbow
음악 : Keren Ann - Right Here Right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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