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 조그만 가게임을 부끄러워하지 말라

83 0 0 2025-08-31 16:24:1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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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그만 가게임을 부끄러워하지 말라♧

얼마 전에 이런 책을 읽었다.

종업원 여남은 명 있는 작은 제과점(製菓店)이 있었다.

그 제과점에 열아홉 살 된 여자 종업원이 있었다.

어느 날 어떤 손님이 이 아가씨에게 시집(詩集)을 하나 주고 갔는데, 그 시집에 이런 구절이 실려 있었다.

‘조그만 가게임을 부끄러워하지 말라.

그 조그만 가게에 당신의 인정(人情)과 사랑을 가득 채워라.’

그 가게는 형식(形式)보다 실질적인 기본을 중시(重視)하는 가게였다.

인정(人情)을 잃으면 생각과 행동이 기계적(機械的)으로 된다.

슈퍼마켓에 가보라. 사람이 완전히 기계이다.

단순한 돈과 물건의 교환 장소(交換 場所)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인정이 배어 있는 곳은 다르다.

만일 인정이 배제(排除) 된 거래가 참 거래(去來)라면 굳이 사람이 지켜 설 일이 없다.

자동판매기에 맡기면 된다.

여러 계층(階層)의 사람을 만나서 그들과 따뜻한 마음을 주고받기 때문에

거기서 우리가 일하는 기쁨을 찾아낼 수가 있는 것이다.

인간관계가 단지 사고파는 일에 그친다면 너무 야박(野薄)하고 삭막(朔漠) 하다.

그래서 이 가게에서는 ‘조그만 가게임을 부끄러워하지 말자.

그 조그만 가게에 당신의 인정(人情)의 아름다움을 가득 채우자’는 시구절(詩句節)에 영향을 받아 다들 친절한 마음씨로 손님을 대했다.

하루는 이 열아홉 살 먹은 아가씨가 맨 늦게 가게 정리를 하고 문을 닫고 밖으로 나오는 데 지붕 위에 눈을 잔뜩 뒤집어쓴 웬 승용차 한 대가

멈칫멈칫 무슨 가게를 찾는 것 같았다.

저만치 가다가 뒤돌아보니 그 차는 자신의 제과점 앞에 멈춰 서는 것이었다.

그래서 아가씨는 달려갔다.

달려가서 노크를 하니까 차창이 열리면서 어떤 남자가 이런 얘기를 했다.

"내가 몇 백 리 밖에서 오는 길인데 내 어머니가 지금 암으로 병원에 입원해 계십니다.

담당 의사를 만났더니 하루 이틀 밖에 못 살 테니까 만날 사람 만나게 하고 자시고 싶은 음식이 있으면 자시게 하라고 했습니다."

그 소리를 듣고 아들이 어머니한테 ‘어머니, 자시고 싶은 음식이 뭡니까?’ 하고 묻자 어머니는 ‘예전에 어느 어느 도시에 가니까 아주 맛있는 제과점이 있더라.

그 집 과자가 생각나는구나’ 하고 말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아들은 '그건 어려운 일이 아니니까 제가 당장 갔다 오겠습니다.’ 하고 아침에 출발했다.

그런데 눈이 많이 와서 고속도로에 차가 잔뜩 밀리는 바람에 밤 10시나 되어 도착하게 되었다.

가게가 정확히 어딘지도 모를뿐더러 짐작되는 제과점은 이미 문이 닫혀 있었다.

실망하던 차에 아가씨를 만나게 된 것이다.

설명을 듣고 제과점 아가씨가 말했다.

내가 이 가게 종업원이니까 잠깐만 기다리시라고.

아가씨는 안으로 들어가 불을 켜고 난로까지 켠 다음 그 손님을 들어오게 했다.

그리고는 어떤 과자인지도 모르지만 병석에 누워 계신 분이니까 소화가 잘 될 것,

부드러운 걸로 자기가 골라 드렸다.

​과자를 싸드리면서 아가씨는 눈길에 조심해서 가시라고 인사를 했다.

손님이 값이 얼마냐고 묻자 아가씨는 돈을 안 받겠다고 말했다.

왜 돈을 안 받느냐고 놀라서 쳐다보자 제과점 아가씨가 이런 얘기를 했다.

‘이 세상에서 마지막에 저의 가게 과자를 잡숫고 싶다는 손님께 모처럼 저희가 드리는 성의(誠意)입니다.

그 대신 혹시 과자가 더 필요할지도 모르니 명함을 두고 가십시오.’

손님은 감격한 채 떠났고, 그 아가씨는 자기 지갑에서 따로 과자값을 꺼내 자기가 대신 그날 매상(賣上)에 추가(追加)시켰다.

그날 밤 그녀는 꿈을 꾸었는데, 노인이 과자를 먹다가 목이 메어서 고생하는 불길(不吉)한 내용이었다.

다음날 출근하자마자 마음이 집히는 데가 있어 명함의 연락처로 전화를 걸었다.

그러자 그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것이었다.

귀로(歸路)에 길이 막혀 예정보다 늦게 도착(到着)을 했는데,

아들이 도착하기 30분 전에 돌아가셨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 어머니가 맑은 정신으로 숨을 거두면서

마지막으로 한 말이 ‘그 가게 참 좋은 가게로구나’라는 것이었다. 아들이 집으로 오면서 전화로 제과점 아가씨가 돈도 안 받고 과자를 주었다고 말씀드렸다는 것이다.

​그 말을 전해 듣고 아가씨는 물었다.

장례식이 언제냐고. 그래서 내일이라고 하니까 이 아가씨는 자세한 애기도 하지 않고 주인한테서 휴가를 얻었다.

그리고는 따로 공장에 가서 장례식에 가지고 갈 과자를 주문했다.

자기가 과자값을 내고. 그 길로 장례식에 참석했다.

과자를 갖고 장례식에 간 것이다.

어제 과자를 사 갔던 그 손님이 깜짝 놀랐다.

그 고마웠던 아가씨가 장례식에까지 찾아온 것이다.

영단(靈壇)에 향(香)을 사르고 이 아가씨는 마음속으로 말했다.

'처음 뵙는 손님,

이 세상에서 마지막으로 우리 가게의 과자를 먹고 싶다고 말씀하신 분,

미처 시간을 대지 못해 서운하셨겠어요.

좋아하시는 과자를 떠나시는 길에 갖고 가시라고 인사차(人事次) 왔습니다.’

이렇게 축원(祝願)을 했다.

▪︎이 글을 읽으면서 나는,

비록 조그만 가게이지만 그 제과점 아가씨의 모습에서

앞치마를 두른 천사(天使)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상인(商人)의 길은 곧 인간(人間)의 길이다.

단지 물건만 사고파는 것이 아니라 인간에게 필요한 상품이기 때문에 인정(人情)이 오고 가야 한다.

다시 말해 사고파는 차디찬 그런 거래(去來)가 아니라

인정이 오고 갈 수 있는 인간의 길이 되어야 한다.

​그 책에 보면 이런 구절이 나온다.

당신의 오늘 할 일은

단 한 사람이라도 당신에게 고맙습니다라고

마음으로부터 인사를 하고 싶어 하는 그런 친구를 만드는 일이다.

곧,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하면,

내가 있는 일터에서 단 한 사람이라도 나에게 고맙습니다라고

마음으로부터 인사를 하는 친구를 만드는 일이라는 것이다.

* 류시하 엮음 / 법정 스님 <산에는 꽃이 피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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