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영혼에는 초원의 별이 흐릅니다

85 0 0 2025-10-19 12:15: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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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혼에는 초원의 별이 흐릅니다.

이 천년도 더 전에, 머나먼 서쪽 초원에는 내 영혼의 형제들이 살았습니다.

그들은 땅을 바닥삼고 하늘을 지붕삼아 살았으며, 기록도 남기지 않고 죽을 때 까지 방랑하며 살았습니다.

우리가 감히 가늠조차 할 수 없는 머나먼 옛날

그리스인 헤로도토스가 남긴 역사의 편린만이 내 형제들이 말을 타고 용맹히 초원을 누볐음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사실,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지만

잠이 든 뒤 나는 아직도 형제들과 나란히 영원의 초원을 달립니다.

눈을 감으면 어느덧 내 시야에는 달리는 말갈기와 청동으로 장식된 가죽 고삐가 보입니다.

말에서 떨어지지 않기 위해 고삐를 붙잡으면, 말은 바람을 밟은 듯이 빠르게 나아갑니다.

나와 내 형제들은 초원에서 진정으로 자유로울 수 있었습니다.

초원은 그 누구도 침범하지 못하는 태고의 땅이었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강한 자들

용사들을 이끌고 세상의 끝까지 달리려 했던 대왕도

세계를 품었던 왕들의 주인도

내 형제들의 땅 기슭 만을 밟아본 채 돌아가야만 했습니다.

그렇게 미친 듯이 달리고 난 뒤 새벽에 잠에서 깨어나면

나의 심장은 아직도 이천년 전의 발굽소리를 흉내내듯 쿵쾅거리고

나의 영혼은 별과 바람이 가득한 그 때로 돌아가게 해달라고 아우성입니다.

하지만 그 잠시동안의 흥분이 끝나면

나는 표현할 수 없는 두려움과 슬픔에 휩싸여 아이처럼 울게 됩니다.

이 천년 전 별을 사랑하고 바람의 형제였으며 황금의 민족이었던 내 형제들은 이젠 시간 속에서 풍화되고 말았습니다.

그들이 사라진 것이 너무 슬펐고

사라지고 싶지 않아서 나는 아이처럼 울었습니다.

그 슬픔은, 맘스터치에서 파는 싸이버거를 먹으면서 달랠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 내 형제들은 아직도 끝없는 굴레 속의 영원을 달립니다.

그들을 구하려면 싸이버거를 잔뜩 사야합니다.

부디 도와주세요.

국민 ****02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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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꽤 유명했던 2천원 구걸글

문장력 자체는 부러울 정도로 멋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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