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이춘재 연쇄살인 사건' 용의자로 몰렸다가, 또 다른 성범죄 사건으로 억울하게 옥살이해야 했던 피해자가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재판부는 당시 수사기관이 불법 구금 등 강압이 있었다고 봤는데요. 33년 만에야 누명을 벗은 피해자, 하지만 이미 암으로 세상을 떠난 뒤였습니다. 신지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1990년 11월 15일, 과거 '화성 연쇄살인 사건'이라 불린 '이춘재 연쇄살인 사건'의 9차 사건이 발생합니다.
당시 19살이던 윤동일 씨는 용의자로 몰려 현장 검증까지 했습니다.
["좀 비킵시다. 좀 비키자고."]
윤 씨는 DNA 검사를 통해 살인 혐의는 벗을 수 있었지만, 다른 사건에 성범죄 혐의로 구속기소 돼 1992년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이 확정됐습니다.
윤 씨 측은 당시 경찰이 허위 진술을 강요했다고 주장했고, 진실화해위 조사를 거쳐 지난해 7월 법원은 재심 개시를 결정했습니다.
확정판결 이후 33년, 재판부는 윤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재심 재판부는 윤 씨가 "저지르지 않은 범죄 사실에 대해 자백했다"며 "경찰의 불법 구금과 강압 수사 등에 의해 진술한 것으로 의심할 만한 이유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많이 늦었지만 이 판결이 고인과 유가족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윤 씨는 출소 후 암 투병을 하다 1997년, 26살 나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윤동기 씨/고 윤동일 씨 친형 : "무죄 선고가 났으니까 동생도 이제 떳떳한 마음으로, 홀가분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 범인으로 몰려 20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했던 윤성여 씨도 법원에 나와 무죄 선고를 축하했습니다.
[윤성여/'이춘재 사건' 수사 피해자 : "명예를 회복하셔서 좋고 하늘나라에서 아마 기쁘게 생각하실 거라 생각합니다."]
유족은 공권력 남용과 별건 수사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건이라며 국가를 상대로 5억여 원의 손해배상 청구도 제기한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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