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의문턱

83 0 0 2025-11-06 14:31: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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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 아직 개발이 덜 된 도심외곽지역에서 자랐는데,

주변이 아직 들판으로 된곳이 많았습니다.

집밖에 나가면 대규모 도로공사를 시작했고, 나는 학교를 갈때마다 공사의 소음이 싫어서

들판으로 잠자리와 곤충들을 구경하며 등하교를 했지요.


지금 도심에서 자라는 아이들은 엄마가 학교까지 데려다주고 하지만

제 어린시절에는 혼자서 2~3km는 걸어 다녔던것 같습니다.


하교를 한뒤엔 동아백과사전(사기템)을 보면서 그날 숙제와 다음날 예습을 하고 시간을 보내곤 했습니다.(학원 같은건 다녀본적이 없음)


숙제를 다 마치고 나면 동네친구들과 모일시간 입니다.

핸드폰이 없던 시절이라 그냥 집밖으로 나와서 소리만 치면 됐습니다.


"영철아~~ 노올~~자!"


이 외침 한마디가 메아리가 되서 속속들이 한명씩 동네아지트로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축구, 다방구, 술래잡기 등등 땀흘릴수있는 대근육놀이를 하다보면 한집씩 엄마들이 부르는소리가 들립니다.


"영철아~ 밥 다됐어! 들어와!"


우리의 하루는 그렇게 마무리 되었습니다.


저의 부모님은 맞벌이를 하셨는데 아침일찍 나가셔서 저녁이 다되서야 돌아오셨고, 같이 살고있던 할머니께서 저를 거의 케어 하셨습니다.

내가 밥먹기 싫다고 투정부리면 항상 해주시던 간장계란밥이 저에게는 최고의 특식이었습니다.


3~4개월에 한번씩은 나라에서 정부미를 줘서 아버지랑 구루마를 끌고가서 동사무소에서 40kg 짜리 쌀을 받아오고

겨울철을 대비해서 주유소에 등유를 사러가는때도 생각나네요.

그렇게 집밖에만 나가면 뻥뚫린 자연속에서 신나게 놀던때가 있었는데 말이죠.


지금은 콘크리트벽에 갇혀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전세계와의 거리는 가까워졌지만, 옆집과의 거리는 멀어지는 풍토가 되었네요.


그렇게 세월이 흘러 어느덧 자식들이 태어나고 자라서 초등학교를 가게 된다는 생각이드니

갑자기 황혼의문턱이라는 노래가사가 떠오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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