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병역법 개정으로, '다문화 가정'에서 자란 남성들이 입대하게 된 지도 10여 년이 흘렀습니다.
2010년 50명 수준이던 '다문화' 장병은 5천 명으로 늘었고, 5년 뒤엔 만 명이 넘을 거로 예상되는데요.
하지만 다문화 병사들은 군 내부의 편견과 차별이 쉽게 사라지지 않고 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최민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국인 아버지와 동남아 국적 어머니를 둔 24살 A 씨, 한국인으로 당당히 살아가기 위해 3년 전 육군에 자원했습니다.
어린 시절 해외에서 생활한 탓에 낯선 군대 용어를 익히는 건 더딜 수밖에 없었고.
[A 씨/음성변조 : "입대하자마자 '입니다', '입니까?' 쓰는 게 쉽지 않았어요. 아예 처음부터 한국어를 배운 것 같아요."]
노골적인 차별과 괴롭힘이 이어졌습니다.
[A 씨/음성변조 : "운동하다가 오면 '꺼져 c얌꿍 냄새.' 뭐 못 하면 '니네 나라 트랜스젠더(성전환자) 많냐?'"]
다문화 가정에서 자란 22살 B 씨도 군 복무 내내 차별과 싸워야 했고.
[B 씨/음성변조 : "일주일에 다섯 여섯 번 괴롭히거나 무시하거나 욕하거나…. '이 사람 외국인이다. 한국 사람 아니다'라고…."]
성희롱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A 씨/음성변조 : "화장실에서 놀려요. 남자끼리는. 몸을 보고 좀 놀려요."]
지난 4월에는 괴롭힘을 견디지 못한 다문화 장병이 생활관에서 뛰어내리는 사건도 벌어졌습니다.
2020년 이후 군 당국은 다문화 장병을 식별하는 것 자체가 차별에 해당한다며 정확한 인원을 파악하지 않는 상황.
하지만 차별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구체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최병욱/상명대 국가안보학과 교수 : "정책이나 계획도 어떻게 보면 선언적 의미에서 있는 것이지. 그런 원칙(다문화 장병 식별 금지) 뒤에 너무 있다 보면 차별과 혐오가 방치되고…."]
국가인권위원회는 최근 국방부에 다문화 병사에 대한 구체적인 현황 파악과, 언어 능력에 기반한 보직 배치 등을 권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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