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우리가 사랑일까

102 0 0 2025-11-09 21:28:3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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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좋았어... 정말 재미있었고.. 

무서운 게 하나도 없었어...

둘이서 수다 떠느라 밤을 새우기도 하고..

술에 취해서 흐느적거리기도 하고..

밖에서 안 좋은 일이 있으면 집에 돌아와서

떠들썩하게 농담을 하면서 잊어버리는거야...

그래도 알지? 

남자하고 여자는 절대 친구가 될 수 없잖아...

정말 서로에게 마음이 편해지면 

그건 이미 연애가 아니잖아...

그런 거 말고 시오리하고는 정말 사이가 좋았어...

시오리랑 있으면.. 뭐라고 표현은 잘 못하겠지만

인생의 무게가 벅찰 때도 그게 절반이 돼... 마음이 편해져...

딱히 뭘 어떻게 해주는 것도 아닌데

그렇게 마음을 터놓고 지내면서도 들러붙지는 않아...

서로에게 적당히 친절하고 적당히 좋고..

여자친구.. 참 좋은 거더라고...


요시모토 바나나 / 하얀 강 밤배 중에서




우리는 서로에게 어떤 사람이 되어줄 것을 

요구하지 않았고, 기대하지 않았다.

좋고 싫음을 분명하게 답했고, 

서로의 의사 표현을 존중했다.

산책을 나가자는 말에 좋아하는 게임을 한 판만 하기도 했고,

그 한 판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기도 했다.

사랑한다는 말은 없었으나 꼬옥 안아주던 날도 있었고,

눈물을 닦아주던 날도 있었다.

아무 생각 없는 바보처럼 실없이 즐겁기도 했다가

때로는 정리가 안 될 정도로 방대한 생각이 

하루를 뒤집어놓기도 했다.

함께하자는 약속은 있었지만 

책임지겠다는 약속은 없었다.

그래도 우리가 사랑일까.


​김은비 / 사랑하고도 불행한




김대규 시인은 사랑의 아포리즘 1장에서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인생은 칸타빌레(노래하듯이),

사랑은 아파쑈나토(정열적으로).

어느 작가의 말처럼 사랑, 그것은

뜨거운 전쟁임에 틀림없어 보인다.

하지만 사랑은 나와 나 이외의 모든 것들에 대한

투쟁임을 명시한 전혜린도

그다지 행복한 삶을 영위하지 못했다.

생물학적 견지에서 볼 때,

누군가를 사랑(에로스적)한다는 것은

인간의 체내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에 의한 결과일 뿐,

그 호르몬이 지속되는 기간 중에만 느끼는 감정일 뿐일까?

의학계에서는 한 상대에게 분비되는 호르몬은

아무리 길어도 3년을 넘기는 경우가 없다던데

그래서 혹자들은 진정한 사랑은 결혼하지 않아야 한다고 한다.

소유를 하게 되는 사랑은

소유욕이 사라지면서부터 몰락의 길을 걷는다고 한다.

그런 견해에 대해서 보수적인 사람들은

외도를 자기합리화 시키기 위한 궤변이라고 반박을 하지만,

인간의 심리적인 사랑관에 관하여

도덕적, 윤리적 잣대를 기준 삼을 수는 있어도

논리적인 의미의 정답과 오답은 존재하지 않는 듯하다.

다만, 그 사랑에 관하여 얼마나 노력했는가 만이

양심을 피해갈 수 있는 중요한 통로가 되지 않을까?

니이체는 자신의 사랑관에 대해 이렇게 표현했다.

"사랑에 관하여, 받으려 노력하지 마라.

그저 그 사랑에 최선을 다하라.

비록, 그 사랑이 맺어지지 못한다 할지라도

그 사랑에 관하여 일인자가 되어라.

그리고 그것을 너의 명예로 삼아라."

과연 인간이 그럴 수 있을까?

무조건 주기만 하고 받는 것에 연연하지 않고

내가 사랑하는 여자가 있는데,

나의 충실한 사랑에도 불구하고

다른 남자를 찾아가는 여자에게서

"나는 비록 다른 남자를 더 사랑해서 떠나지만,

이 세상에서 나를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너라는 사실!

그것만은 인정해~" 라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사랑해야 하고,

그저 그 말로 위안을 받아도 행복할 수 있는 사랑,

플라톤이 말한 주는 것 자체 만으로 행복이 되며

사랑이 완성되는 그런 사랑이 가능한 것인지?

하지만, 우리 모두는

언제나 사랑에 관하여 정열적일 필요가 있고,

노력할 필요가 있는 것은 틀림없다.

가끔은, 마음 속에 꿈꾸는 완벽한 사랑을 위하여...



음악 : Tokyo - Shibata Jun
영상 : 고성민 - 내가 모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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