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감축설과 원잠 허용의 함의

59 0 0 2025-11-17 16:11: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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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fense Priorities라는 싱크탱크가 있음. 


홈피가 이렇게 생겨먹었는데 꽤 유익한 정보가 많음. 이 싱크탱크가 트럼프랑 결이 참 잘맞음. 일단 얘네들 성향이 고립주의이자 현실주의 외교정책론자이며 정부기능최소를 지향하는 리버터리언들임. 그런데 특이하게도 얘네는 미국 군사전략을 전문으로 한다. 


그런데 지난 7월 9일 Aligning Global Military Posture with U.S. Interests라는 리포트가 나온다. 문자 그대로 미국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미군 재배치를 제안하는 내용이다. 그런데 여기에 한국 내 주한미군 전력을 감축하자는 청천벽력같은 소리가 나온다. 


왜 주한미군을 감축하려고 할까? 한국의 전략적 중요성이 떨어져서? 당연히 아니다. 참고로 말하면 미군부는 이 노선에 반대한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를 포기하기 힘들다. 그런데 얘네 싱크탱크들은 좀 사고가 다르다. 정책 제안만 할 뿐이니 상당히 래디컬하게 사고한다. 얘네가 한반도에서 군을 좀 빼자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결코 한반도의 지정학적 중요도가 떨어져서가 아니다. 


일단 아시아쪽, 특히 한국과 일본, 대만은 중국에 너무 가깝다. 그리고 미군들이 넓게 퍼져있는게 아니라 일부 기지들에 집중되어 있다. 즉 중국의 미사일 공격에 극히 취약한 셈이다. 게다가 문제는 중국의 전략적 재배치의 속도가 미군에 비해서 훨씬 빠르다. 지들 본진이니까. 반면 한국의 평택과 일본의 요코스카나 가데나에 전술핵이 떨어지면 동북아의 미군전력은 증발된다. 그래서 이쪽에서는 너무 위험하니 병력 좀 빼자는 것이 요지. 특히 미2보명사단 BCT, 즉 여단전투단 하나를 빼버리고 2개 비행대대를 미본토로 보내자는 것. 최소 50퍼센트 감축을 제안하는 것이다. 


왜 이런 얘기가 나오는걸까? 그리고 이 보고서가 나온 후 왜 굳이 한국의 핵잠보유를 용인한 것일까?


이는 미국의 군사사상의 변화와 연관됨. 냉전시기 동안 미국의 군사사상은 안정성의 확보, 얘네들의 표현으로는 stabilizer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 구체적으로는 미군 기지들을 알박이하는 식으로. 이렇게 USFK(주한미군), USFJ(주일미군), USFG(주독미군)은 동네방어의 역할을 함. 정확히 말하면 방어보다는 존재 자체로 공격을 예방하는 방식. 이를 고정군을 통한 지역안정이라고 부르고 한국에서는 미군 지휘부가 질색하는 인계철선이라고 불렀음. 


하지만 이 사상에 가장 큰 변화를 주는 사건이 벌어졌으니 바로 베트남 전쟁. 고정군을 통한 지역안정 전략 자체에 대한 회의감+한국에 2개 사단이나 박아둔 것에 대한 후회+역내 기동예비의 필요성이 한꺼번에 제기됨. 이걸 more mobile configuration , 보다 유연한 배치라는 말로 그 필요성을 호소함. 하지만 이건 단순히 군사사상의 영역 보다는 미국 국무부와 같은 정치 외교적 레벨과 연관되기에 지지부진. 그러다가 냉전이 종식되면서 실제로 패러다임을 바꾸게 됨. 


이른바 Global Posture Review(GPR)의 등장. 이건 럼스펠드가 미친듯이 추구했던 건데, 이 영감탱이는 전통적인 재래식 군대를 과비용으로 치부했음. 그래서 미군을 육중한 사단이 아니라 경량화된 여단전투단으로 재편성하고 문제가 생기면 일종의 소방대처럼 총알같이 파병해서 문제를 해결하기를 바랬음. 그래서 크루세이더 자주포나 코만치 공격헬기 같은 기술우위의 고비용 무기체계를 킬해버리고 경량화된 포병과 경량화된 장갑차량으로 구성된 스트라이크 여단으로 재편성함. 모든 목적은 비용의 절감 및 전술적 유연성 높이기 및 빠른 배치. 뭐, 이건 사실 독일의 임무형지휘체계+전투의 Kmapfgruppe를 나름대로 베꼈다고 할 수 있음. 문제는 지난친 경량화와 중장비 부재 및 충분하지 않은 병력으로 인하여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문자 그대로 피의 세례를 받음. 이때 럼스펠트에 대한 미군 지휘부의 감정이 증오에 가까워질정도. 


아무튼 이놈의 GPR이 지금 미군의 Strategic Flexibility, 전략적 유연성의 조상이 됨. 미군은 계속 기동군으로의 전환을 꾀했고 주한미군도 점점 규모가 적어지고 순환보직이 일상화됨. 부대순환의 목적은 부대 편제의 대규모 이동 훈련. 즉 GPR의 일상화를 위한 것. 


그러면서 미국의 주적이 중국으로 향하면서 이른바 아시아로의 전환 pivot to Asia이 이루어짐. 정확히는 2005년 미국은 주한미군이 북한을 조지는 것을 넘어서서 중국, 대만, 동중국해의 미군 동아시아 전역으로 투사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함.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은 워낙 깡이 좋아서 미국때문에 지역분쟁에 휘말리지 않겠다고 정면으로 거부함. 아무튼 어찌어찌해서 한국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인정하고, 미국은 한국의 대중국 중립을 존중하기로 함. 이 합의는 2006년 이루어짐. 


사실 미국은 한국이 대중국 포위망에 가담하기를 바랬음. 이걸 노무현은 거부한거고. 결국 박근혜 때 사드 들여오면서 한국은 대중국 포위망에 가담함. 이로써 미국과 한국 사이의 역할분담이 이루어짐. 주한미군은 대중국 전선에 투사 예정이고 한국군은 이들에 대한 군수 및 비전투 지원, 해상호위로. 이게 현재의 미군의 대중국 전략임. 


앞서 소개한 Defense Priorities는 여기에서 한발 더나아가 아예 한국과 대만, 일본을 고기방패로 쓰고 미군 피해를 최소화하자는 것. 중국의 A2/AD(도련선 혹은 접근거부/지역거부)로 인하여 제2 도련선 밖에 미군을 배치하자는 것. 즉 일본에서도 병력 빼서 괌에 알박기하자는 것. 왜? 한국과 일본에서는 짱깨 탄도탄에 요격시간 없이 얻어맞지만 괌에서는 그래도 대탄도탄 요격을 할 수 있을테니. 한국군? 자위대? 얘네는 그냥 고기방패이고. 


바로 요런 군사사상이 지금 미국에서 유행하고 있음. 트럼프야 당연히 환영이고. 단 미군 지휘부의 생각을 다를 것임. 왜냐하면 미군 지휘부는 민사는 개판이지만 꽤 전략적 사고에 능해서 동맹을 희생하는 식이 어떤 식으로 돌아올지 알고 있으니. 아무튼 이번에 트럼프가 한국, 핵잠 갖으셈 한거는 양측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것. 한국 입장에서는 북한이 건조중인 핵잠에 어떤 식으로든 대응해야하고, 미국 입장에서는 중국의 해양세력을 견제해야 하니. 


아무튼 뭔가 현실외교의 씁쓸함을 보고 있는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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