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울 도심에서 한 승객이 시내버스를 타다가 갑자기 문이 닫혀 발이 끼인 채 끌려가는 사고를 당했습니다.
버스 기사의 명백한 과실인데도, 버스 회사는 보험 접수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건지, 김우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말 60살 성기창 씨는 출근길 버스 정류장에서 봉변을 겪었습니다.
시내버스에 타려고 발을 내딛는 순간, 버스가 출입문을 닫고 그대로 출발해 버린 겁니다.
성 씨는 갑자기 닫히는 문에 발이 끼인 채 넘어졌고, 1~2미터가량 그대로 끌려갔습니다.
[성기창/버스 사고 피해자 : "버스 바퀴가 옆에 보이는데, 너무 무섭고 머릿속이 하얘지면서, 이대로 죽는구나 이런 생각밖에 안 들더라고요."]
손과 발목 등을 다친 성 씨는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후송돼 전치 2주 진단을 받았습니다.
버스 회사는 현금으로 치료비를 처리해 주겠다며, 보험 접수를 거부했습니다.
보험 처리 이력이 남으면 향후 서울시 평가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버스 회사 관계자/음성변조 : "(보험)요율도 무섭지만, 더 무서운 게 서울시 평가예요. (보험사고) 접수하는 대로 한 건이 올라가 버리는 거예요."]
서울시는 60여 개 버스 회사에 매년 250억 원 안팎의 성과 이윤을 차등 지급하고 있습니다.
보험 접수 건수를 기준으로 성과급 규모가 수억 원씩 차이가 나다 보니 버스 회사들이 보험 접수를 꺼리는 겁니다.
실제로 버스 회사가 보험 접수를 거부하거나 지연 처리한 사례는 최근 5년간 690건에 달합니다.
경미한 피해라도 의무적으로 보험으로 처리한 뒤 보고하라는 규정은 말뿐인 셈입니다.
[이지영/서울시 버스정책과장 : "보험사 통해서 (사고 접수를) 하지 않고 직접 현금을 받거나 이런 걸 유도했을 시에는 감점을 건당 0.5점씩 주고요. 최대 5점까지…."]
서울시는 보험 접수를 거부한 이번 사고에 대해서도 버스 회사에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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